웨어러블 디바이스 특허분쟁 치열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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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웨어러블 디바이스 특허분쟁 치열해진다 특허관리전문회사 소송 대비…미국 분쟁사례를 통해 본 특허전략

기사입력2016-02-05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하고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대체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관련된 분쟁사례는 없지만,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성숙될수록 특허분쟁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소송은 제소를 당하는 기업이 매출이 있어야 소송을 제기하는 자에게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장의 크기·성숙도 등 해당산업의 현황을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척도다. 하지만 특허소송은 기업의 인수합병과 마찬가지로 막대한 법률비용이 발생하고, 패소했을 경우에는 기업이미지가 훼손되는 등 위험부담이 적지않다.

미국의 스포츠·피트니스 웨어러블 기기 분야 특허분쟁 사례를 통해 우리 기업이 웨어러블 관련 제품 출시 전에 알아야 할 특허권 확보 전략을 살펴봤다.

‘타이맥스’의 바디링크 제품

<자료=한국지식재산연구원>

#미국 ‘파라곤솔루션’은 2006년 10월 ‘타이맥스’사의 바디링크라는 제품이 자사가 보유한 미국등록 제6736759호 특허(이하 759특허)를 침해했다며 오하이오 남부지법에 제소했다. 759특허는 조깅 등에 이용하는 운동 모니터시스템에 관한 것으로 전자 포지셔닝 장치(GPS), 생리정보 취득 장치 및 디스플레이를 구비하고 있어, 사용자가 운동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특허침해로 제소된 타이맥스의 바디링크는 시계 형태의 생체정보 분석장치다. GPS 수신기, 심박측정센서, 디스플레이를 갖췄다. 또 USB 등 외부장치를 접속해 운동기록을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리코더 기능도 있다.

오하이오 남부지법은 이 소송에서 주요쟁점인 ‘실시간 데이터 표시’에 대해 지체없이 동시에 데이터를 표시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타이맥스 바디링크의 경우 연산시간 및 정보 전송시간이 0.1~1초 정도 지연돼, 이러한 지연은 실시간 데이터 표시라 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타이맥스사의 비침해’라는 판결을 내렸다.

파라곤솔루션은 연방순회항소법원(이하 CAFC)에 항소했다. CAFC는 실시간 데이터 표시에 대해 ‘시스템이 정보를 처리하는데 걸리는 시간과 데이터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데이터 표시에 지연되는 시간이 무시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해 지방법원의 비침해 판결을 파기하고, 새로운 해석에 의해 다시 결정을 내리도록 지방법원에 환송했다.

‘팻랫’이 제소한 기업들의 특허침해품

<자료=한국지식재산연구원>

#미국의 연구개발기업 ‘팻랫’사는 2006년부터 2013년 사이 나이키, 애플 및 타이맥스 등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하거나 제소를 당했다. 팻랫은 운동 모니터링 기술을 확보한 연구개발기업으로, 제품의 제조나 판매 대신 회사가 보유한 특허를 이용해 소송하거나 매각하는 것을 수익원으로 하는 회사다.

팻랫의 특허들은 운동과 같은 외부활동을 할 때 신체의 움직임이나 진동 뿐만 아니라 생체 정보를 취득해 분석하는 기기와 관련된 기술이다. 시계, 운동화, 헬멧 등 다양한 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팻랫이 특허소송에 사용한 특허는 총 26건이며, 소송과정에서 애플에 7건, 나이키에 13건, 인텔에 1건의 특허를 유상으로 양도하고 소송을 마무리했다.

#미국 스포츠용품 생산업체 ‘아디다스’는 2014년 2월 ‘언더 아모르’사와 ‘맵마이피트니스’사가 판매중인 19개 제품 등이 자사가 보유한 미국등록 제7292867호 외 8건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제소했다.

‘아디다스’가 특허침해로 제소한 ‘맵마이피트니스’의 아모르 제품

<자료=한국지식재산연구원>

아디다스의 제소는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해 사용자의 위치 파악이 가능하고 외부 기기와 무선연결을 통해 위치정보와 생체정보의 전송이 가능한 ‘miCoach’와 관련된 특허가 침해당했다는 이유였으며 이 소송은 현재 진행중이다. 향후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아디다스, 나이키 등과 같은 스포츠용품 제조 및 판매 기업과 팔찌·시계 형태의 웨어러블 피트니스 트래커 관련 기업들과의 특허분쟁도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의 사례들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상용화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2010년 초반까지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특허관리가 도입되는 시기며, 이 시점부터 특허관리전문회사의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특허관리전문회사들은 미리 특허를 매입해 두고 관련 기업들을 대상으로 특허소송을 제기한 후, 법률비용이 가중되는 본안판결까지 진행하지 않고 라이센싱 등을 통해 조기에 수익을 올리는 방법을 추구한다. 또 다수의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피고가 소송 대응을 할 수 있는 집중력을 분산시키거나, 비용이 과다하게 발생하도록 유도해 판결이 나기 전 화해를 유도하는 특징을 보인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분야의 특허분쟁에서 사용된 특허들을 보면, 착용형 기기 형태의 특허들이 대다수다. 현재 시계나 안경과 같은 착용형 기기 형태의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 대부분이 애플, 삼성 등과 같은 스마트폰 분야의 특허분쟁을 경험했던 거대 IT기업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의 특허분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중소기업은 지재권 전문인력과 조직체계를 갖추지 못해 특허분쟁에 특히 취약하다. 따라서 향후 기업들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에 진출하려면 특허분쟁을 회피할 수 있도록 관련 시장의 특허동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또 자사 기술의 특허출원·특허매입을 통해 특허권을 확보하는 등 특허전략을 세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