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로 움직이는 세상…음성으로 사물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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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목소리로 움직이는 세상…음성으로 사물제어 ‘벤처1세대’ IT산업 재건 외치다 ㈜파워보이스 정희석 대표

기사입력2016-02-06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말로 표현하는 것만큼 정확하고 편리한 명령 도구는 없다. 사물인터넷(IoT)의 발전으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으로 원하는 작업을 시·공간의 제약없이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됐다지만, 피곤한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에 말 한마디면 다 들어주는 알라딘의 ‘지니’가 간절하다. 편리하고 똑똑한 기술로 무장하고 홈 네트워크 시장으로 들어온 ㈜파워보이스는 ‘동화 속 지니’를 현실에서 만나볼 수 있게 해준다.

㈜파워보이스 정희석 대표

오뚜기처럼 일어선 ‘벤처 1세대’

요즘 IT업계에선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이 ‘핫’하다. 보일러를 작동하고, 조명을 켜는 등 한마디로 음성으로 모든 것을 작동하고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같은 음성인식 시장은 2011년 470억달러대에서 2017년께 11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불과 몇년새 250% 이상 급성장하고 있는 신기술이다.

국내에선 파워보이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 정희석 대표는 우리나라 벤처 1세대다. 벤처 붐이 일었을 2002년 당시 대학원생이었던 정 대표가 동료·후배 등 3명과 함께 뜻을 모아 창업했다. 그러던 중 2004년 벤처버블이 붕괴되면서 그 또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사일로 어플을 통해 전기제품을 제어할 수 있고 전력사용량도 확인할 수 있다.<사진=파워보이스>

하지만 음성인식 기술에 대한 가능성을 믿었다. 그 결과 소음이 있는 먼 거리에서도 음성으로 사물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음성인식 제어기술이 사용되는 분야는 스마트 가전을 비롯해 차량 무선인터넷서비스, 홈네트워크 등 다양하다.

목소리로 명령하는 첨단기술

이 회사는 최근 스마트홈 솔루션인 ‘사일로(SILO)’를 출시, IoT시장에 진출했다. 또 개인마다 다른 성대구조를 반영해 대상을 구분하는 ‘화자 인식’형 기술개발에도 성공해 르노삼성자동차, 팅크웨이, 만도 등에서 생산한 기기에 장착하고 있다. 2년전부터 중국 가전업체인 메이디그룹과 함께 공동개발하고 있는 제품도 연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대표는 “사일로는 모든 음성인식 기술이 총합된 스마트홈 솔루션”이라며 “최근 특허를 낸 음파통신기술인 ‘사운드 QR코드’는 독자적인 음파통신기술을 이용해 일상생활에서 구현하는 IoT서비스”라고 소개했다. 한마디로 음성이라는 말을 통해 조명, 콘센트, TV 등을 제어한다는 것이다.

“미래 위해 IT산업 재건 필요”

파워보이스가 개발한 음성인식 SILO 스위치, 콘센트 제품<사진=파워보이스>

우리나라 벤처 1세대 창업가로 맨땅에서 시작한 그는 현재 연 매출액 53억원을 일구는 성공한 기업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벤처산업과 관련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정부가 IT 육성정책을 적극 내놓고,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벤처기업가들은 상당한 열정을 쏟았다”며 “하지만 지금 너무 많은 기회를 잃어버린 것 같다. 대기업·건설업 위주의 산업 틀속에서 우리나라는 IT산업의 뿌리를 키우는데 다소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기술제품 인증을 받기까지 2~3개월 가량 소요된다”며 발빠른 기술경쟁력이 관건인 벤처기업으로서 정부의 불필요한 규제와 복잡한 행정절차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네이버나 다음카카오의 사례를 보듯이, 미래의 먹거리와 고용창출 등을 고민한다면 IT산업을 재건해야 한다”고 했다.

정 대표는 각 나라의 언어와 음성을 수집해 DB화할 계획이다. 음성인식 기술은 데이터베이스(DB)의 구축 여부에 따라 시장의 성패가 갈리기 때문이다. 조만간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 진출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그는 “파워보이스를 처음 설립할 때 내세웠던 ‘목소리로 움직이는 세상’을 구현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