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지급 인도조건(DDP) 수입자와 소통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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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관세지급 인도조건(DDP) 수입자와 소통 중요 FTA 원산지 사후검증 대응 ⑥거래조건 DDP와 DAP

기사입력2016-03-16 00:00

F기업은 자체기술로 공작기계를 개발·생산해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각국에 나무와 쇠붙이를 절단하는 선반 등을 수출해왔다. 특히 미국에는 제품을 ‘관세지급 인도조건(DDP)’으로 수출하고 있었는데, 이 경우 수입자가 아닌 F기업이 수입통관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에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 FTA특혜관세를 적용받는다.

그러던 중 미국관세국경보호청(CBP)은 수입자에게 특정 송장의 정보제공요청서인 CBP Form 28을 보내 수출자 또는 생산자가 원산지 증명, 자재명세서(BOM), 가격자료, 생산 및 제조 기록 등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의 수입자는 원산지검증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해 수출자에게 관련 사실을 뒤늦게 통보했으며, 수출자는 원산지관리와 관련된 업무를 제대로 하지 않고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해, 검증에 실패했다.

이 사례는 원산지를 검증하기 위해 수입자와 수출자의 소통이 중요하며, 수출기업이 체계적으로 원산지를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

F기업 사례를 들여다 보면, 우선 수입통관 관세 및 부가세를 누가 부담하느냐에 따라 관세지급 인도조건(DDP:Delivered Duty Paid)과 도착장소 인도조건(DAP:Delivered At Place)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F기업은 DDP조건으로 제품을 수출했다.

DDP의 경우 수출자가 수입통관비용과 관세 등을 포함해 수입국의 지정된 장소까지 운송하는데 드는 모든 비용과 위험을 부담하는 거래조건이다. 예를 들어 물품수출비용에 물건값, 항공운송비, 통관비, 세금, 미국내륙운송비 등이 포함될 경우 물건값을 제외한 모든 비용을 수출자가 지불하고, 수입통관을 진행해야 한다. 수출자의 책임이 무거운 가격산정기준이라 할 수 있다.

DAP는 수출자가 수입국 내의 지정된 목적지까지 물품을 배송하는데 드는 비용만 부담한다. 이때 수입국의 수입 통관비, 수입관세 및 세금은 수입자가 내야 한다.

정리하면 ▲DDP조건은 수출자가 수입국 현지의 수입통관주체가 되고, ▲DAP조건의 경우 수출자는 단순히 물품운송만 하고, 수입자가 수입국 현지의 수입통관을 진행한다는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소명자료 제출을 요청받은 수입자는 수출제품을 생산한 생산자 또는 수출자에게 관련 사실을 통보하고 소명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거래당사자들과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수입통관 및 관세 납부의무를 수출자가 부담하는 DDP조건에서는 수입자가 최소한의 의무만을 이행하고 수입통관에 관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F기업의 수출제품은 금속 절삭가공용 선반으로 HS Code는 제8458.91호로 분류한다. 한·미FTA 원산지결정기준으로 4단위 세번변경기준과 공제법 55% 이상의 부가가치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경우 4.2%의 관세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F기업 제품 수입자는 수입통관에 책임이 없다는 이유로 사후검증 관련 절차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에따라 1차 검증 회신기한인 30일을 넘겨, 2차 예비결정문을 통보 받은지 2주 후에 수출자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수출자가 1차 검증 시에 연장신청을 했다면 보통 20일 이내의 기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지만, 이번 사례의 경우 수입자가 통보하지 않아 연장신청도 할 수 없었다. 또 예비결정문에 명시된 20일의 보완기간 가운데 2주가 지나 6일안에 소명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게다가 F기업은 원산지관리를 체계적으로 하고 있지 않아, 1주일 안에 소명자료를 작성하고 제출할 수 없었다. 제조공정도와 BOM은 보관하고 있었으나, 수출제품의 부품 개수가 200여개이고, 반제품 등의 원재료 재질·용도 등 제품 정보를 확인할 만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수출자인 F기업은 전체 원재료에 대한 품목분류를 마칠 수 없었고, BOM 등 세번변경기준을 충족하는 소명자료와 부가가치기준을 입증하는 제조원가계산서도 제출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