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공간 프로그램’ 3박자 갖춘 TIPS운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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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스타트업·TIPS ‘자금 공간 프로그램’ 3박자 갖춘 TIPS운영사 TIPS팀 1100억 투자 유치 성과…“창업팀과 운영사 호흡 중요”

기사입력2016-03-28 14:1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TIPS프로그램 운영 담당 ②(사)한국엔젤투자협회

2013년 시작된 기술창업 프로그램 TIPS의 성과가 나타나면서 자금이 필요한 창업자들 사이에선 TIPS가 단연 화제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158개 TIPS팀 중 78개팀이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약 11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 이에따라 중소기업청과 함께 TIPS프로그램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사)한국엔젤투자협회의 활동도 분주하다. 매 짝수월에 있는 TIPS팀 선정심사 준비와 그동안의 성과 정리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한국엔젤투자협회 TIPS팀 김종현 팀장을 만나 지금까지의 성과와 운영 프로세스 등을 들었다.

한국엔젤투자협회는 TIPS운영사를 선정하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팀을 꾸려 TIPS운영사가 발굴해 추천한 창업팀 가운데서 적합팀을 최종 선발한다. 또 창업진흥원과 함께 TIPS팀 전용 인큐베이터인 TIPS타운을 관리하는 등 TIPS 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한국엔젤투자협회 TIPS팀 김종현 팀장은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창업지원 사업은 단순히 아이템을 평가하고 자금을 지원하는 일회성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TIPS는 창업 전문가들이 직접 나서 창업 후배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자금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밀착지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특히 “최종 TIPS팀을 선발할 때는 창업팀 대표가 아닌 운영사 대표가 창업팀에 대해 소개하고 사업을 발표한다”며 “운영사의 창업팀 선정이 우선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운영사와 호흡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TIPS타운 ©중기이코노미

◇운영 4년차 TIPS프로그램 성과 가시화=‘정부지원+민간투자자의 밀착보육+기술창업자의 만남’으로 시행초기부터 화제가 됐던 TIPS프로그램은 제2의 네이버·다음을 꿈꾸는 창업기업들을 탄생시켰다. TIPS 창업기업들 중 24개팀은 해외법인을 설립했거나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VGA급 화질의 근적외선 이미지 센서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스트라티오코리아’는 미국 정부의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 프로그램인 ‘SBIR’ 사업에 선정됐다. 또 체온을 전기로 변환시키는 기술을 개발한 ‘테그웨이’의 기술은 지난해 유네스코에서 미래를 바꾸는 세계 10대 기술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린이집 알림장을 모바일로 구현한 ‘키즈노트’, 차량 사용자와 주차장 주인을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을 개발한 ‘파킹스퀘어’ 등은 카카오에 인수됐고, 학생들이 코딩 기술을 쉽게 배울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한 ‘엔트리코리아’는 네이버에 인수됐다. 김 팀장에 따르면 이들 기업 각각의 인수가는 50억원에서 60억원에 달한다.

한국엔젤투자협회 TIPS팀 김종현 팀장 ©중기이코노미

◇TIPS운영사 선정 요건은 ‘자금·공간·프로그램’=김 팀장은 “TIPS프로그램은 투자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창업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한다. 때문에 중기청과 엔젤투자협회가 TIPS운영사를 선정할 때도 유망한 창업팀을 잘 발굴하고 키워줄 수 있는지를 먼저 판단한다.

TIPS운영사는 액셀러레이터(창업보육기관), 벤처캐피탈(VC), 기술 대기업, 벤처창업 경험을 가진 중견기업 등에 개방돼 있다. 하지만 운영사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우선 창업기업 투자를 위한 재원을 보유한 엔젤투자회사 요건을 갖춰야 한다. 다음으로 TIPS팀은 운영사가 제공하는 인큐베이터에 입주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창업팀을 육성할 수 있는 보육공간이 있어야 한다. 중기청의 창업보육센터 운영지침에 따르면, 전용보육면적은 500㎡ 이상이어야 한다. 세 번째는 창업팀을 육성할 전문 멘토와 교육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TIPS팀이 입주해 생활하는 사무공간 ©중기이코노미

3D프린터를 활용해 창업팀의 시제품을 제작해주는 ‘메이커스빌’ ©중기이코노미

시제품 작업을 위한 공구들과 레이저 컷팅기 ©중기이코노미

운영사 평균 경쟁률은 3~4:1 정도다. 현재 단일기업 혹은 컨소시엄 형태의 21개 운영사가 있는데, 국내산업 규모를 고려해 앞으로 30여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운영사가 발굴해 추천하는 창업팀 중 최종 TIPS팀을 선정할 때 경쟁률은 ‘1.2:1’이다. 정부와 운영사 사이에 신뢰를 기본으로 한 사업이지만, 세금으로 운영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운영사 사이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 혹시 모를 운영사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TIPS팀 전용 인큐베이터 ‘TIPS타운’=운영사가 자체적으로 보육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각 운영사는 TIPS팀 외의 다른 창업기업들도 보육하고 있기 때문에, 보육시설을 TIPS팀 전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 TIPS타운은 각 운영사들과 정부가 투자해 공동으로 만든 TIPS팀 전용 인큐베이터다.

TIPS타운은 서울 역삼로를 사이에 두고 해성빌딩, 명우빌딩 등 4개 빌딩에 걸쳐 있다. 현재 해성빌딩은 리모델링을 마치고 TIPS팀들이 입주해 있고, 다른 빌딩들도 리모델링을 준비하고 있다. TIPS타운은 창업기업, 운용사, 유관 정부기관 등이 한데 모여 업무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