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대체수단 활용…자연스럽게 어음소멸 유도

프린트

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어음대체수단 활용…자연스럽게 어음소멸 유도 어음대체·보완제도 허점많아… 제도적 정비필요

기사입력2016-07-26 19:52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어음은 기업간 자금융통의 방법으로 기업의 신용도를 증명하는 수단이자 결제·금융 기능이라는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대기업의 일방적인 어음관행이나 수·위탁기업 간 결제지연 등의 폐해를 초래하고 있다.어음의 문제점은 1997년 외환위기 시기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자연스럽게 어음제도의 폐지 논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어음제도 폐지론자도 어음제도 순기능을 대체할만한 금융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있다. 어음제도 폐지 또는 존속 주장의 당부를 떠나 현재 다양한 종류의 어음대체·보완제도들이 운용되는 배경이다.

어음대체제도 보완·비교

<자료=중소기업중앙회>

◇기업구매전용카드=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하기 위해 ‘여신전문금융업법’에 따른 신용카드업자로부터 발급받는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다. 기업구매전용카드는 일반적인 신용카드가맹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 원사업자·수급사업자와 신용카드업자 간의 계약에 따라 해당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만을 목적으로 발급하는 것을 말한다. 기업구매전용카드는 실제 거래내용보다 많은 금액을 결제하고 정상적인 매출인 것처럼 속여 자금을 융통하는 이른바 '카드깡'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다.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구매기업이 판매기업에게 물품 구매대금을 채권으로 지급하고 판매기업은 그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은행대출의 일종이다. 한국은행총재가 정한 조건에 따라 대출이 이루어진다. 외담대의 경우 외상기간 중 이자 등 외상매출에 따른 이익은 구매기업이 취하고, 구매기업의 부도위험이 대출금리 및 할인율에 반영돼 판매기업에 전가하는 모순이 있다. 또 외담대는 어음이 아니기 때문에 ‘전자어음법’의 적용을 받지 않으며 관리감독이나 제재수단이 없다. 구매기업이 외담대에 의한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할 경우 은행은 대출을 실행한 판매기업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문제점이 있다.

◇기업구매자금대출=구매기업이 납품대금을 거래은행으로부터 융자받아 납품기업에 현금결제하는 방식을 말한다. 납품기업은 물품 납품 후 구매기업을 지급인으로 하고, 납품대금을 지급금액으로 하는 환어음을 발행해 거래은행에 추심을 의뢰한다. 구매기업은 거래은행을 통해 통보받은 환어음의 지급결제를 요청하면 거래은행과 사전 약정한 대출한도 범위 내에서 기업구매자금을 융자받아 구매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업구매자금대출의 경우 판매기업의 납품액이 구매기업의 대출한도를 넘어서는 부분에 대해서는 구매기업으로부터 다른 지급 보증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매출채권보험=중소기업이 물품 또는 용역을 제공하고 구매기업으로부터 취득한 매출채권에 대하여 보험을 가입하고 사고발생시 보험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신용보증기금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중소기업이 보험가입대상이다. 사고발생시 최고 10억원 범위 내에서 손실금의 80%를 보상받을 수 있고 보험료는 0.1%~10%까지 구매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매출채권보험의 경우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판매기업이 보험에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구매기업의 부도비용을 판매기업에 전가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와같은 어음 대체·보완제도들만을 남겨두고 어음제도를 완전히 폐지하기에는 문제점들이 존재한다. 따라선 현재 존재하는 어음대체보완제도들의 허점을 제도적으로 정비하고 불합리한 관습이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자정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홍순영 교수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당초 어음제도는 좋은 의도로 만들어졌지만 시장에서 잘못사용하고 있는 제도”라며 “어음제도가 가진 여러 부작용이 있지만 시장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만큼 당장 폐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유동성이 풍부해져야 어음거래도 줄어들 것이다. 따라서 여러 가지 대체수단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자연스럽게 어음이 소멸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