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80% 태양광…매년 8000억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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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기술로드맵 신재생에너지 80% 태양광…매년 8000억 투자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한때 흔들…뒤늦게 합류했지만 기술 안 뒤져

기사입력2016-09-20 00:0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자료=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

잉리솔라, 트리나솔라, 캐내디언솔라…. 태양광산업 세계시장 점유율 1~3위 기업의 이름이다. 세 회사는 물론, 세계시장 점유율 상위 10대 기업 중 7개가 중국기업이다. 한국에선 한화큐셀이 유일하게 1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태양광산업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도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의 빛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청정·무제한 에너지원으로, 화석 연료가 고갈 위기에 처한데다 전세계적으로 CO₂배출 규제가 강화되며 신재생에너지가 각광받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태양광 발전 신규 설치를 가장 많이 한 나라는 중국(15.2GW)이다. 일본은 12GW로 2위, 미국이 7.3GW로 3위였다. 영국, 이스라엘, 독일에 이어 한국은 1GW로 7위였다.

◇환경오염 中, 후쿠시마 원전 日…신재생에 쏠린 눈=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 세워진 발전소 중 절반 이상은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였다. 전체 발전량 대비 신재생 에너지 비중도 지난해 처음으로 10.3%를 넘어섰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필연적이다. 일차적인 원인은 전통적인 화석연료가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이 발행한 2015 대한민국 에너지 편람에 따르면, 현재 채굴기술 수준을 고려했을 때 석유는 53년, 천연가스는 55년, 석탄은 113년이면 소진될 전망이다.

대기오염, 지진 등의 이슈도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정부는 스모그 등 환경문제가 심각해지자 석탄 사용 감축을 목표로 내걸었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겪으며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국은 대선 결과에 따라 에너지 정책에도 변화가 불어닥칠 조짐이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천연가스와 석유산업 확대로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공언했다. 캐나다에서 미국 텍사스를 잇는 송유관 건설 사업도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은 미국 태양광 발전 규모를 2020년 140GW까지 늘리고 탄소배출량도 대폭 감축하겠다고 공약했다.

KTB투자증권 이충재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클린턴이 공약을 달성하려면 2020년까지 매년 25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확충해야 한다. 중국의 경우 연평균 20GW 규모의 설비를 늘릴 방침이다. 만약 클린턴이 당선된다면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태양광 발전 국가로 부상할 것이라는 게 이 애널리스트의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 산업 매출 중 80%는 태양광=한국은 뒤늦게 태양광 산업에 참여한 편이다. 1980년대 말 일부 대기업들이 기초연구를 시작해 2000년대 중후반부터 제품 양산을 시작했다. 참여 시기는 늦었지만 기술 수준은 뒤지지 않는다. 반도체 인프라를 기반으로 빠르게 기술력을 확보해, 선도기술은 세계 최고 기술 대비 90% 이상 된다는 것이 태양광산업협회의 설명이다.

태양광은 국내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중심축이다. 풍력·연료전지·수소에너지·폐기물에너지 등 각종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파이가 큰 것이 태양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매출에서 태양광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이른다.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내 태양광산업은 꾸준히 성장하다 공급과잉으로 한 차례 위기를 맞은 바 있다. 중소기업청이 발행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에 따르면, 2008년 1조6000억원이었던 태양광산업은 2011년에는 7조4000억원까지 세를 키웠다. 그러나 2012년에는 4조2000억원대로 고꾸라졌다. 수출량도 급감했다. 글로벌 공급과잉 때문이다. 2013년부터는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이 로드맵의 분석이다.

태양광 산업이 성장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지만 아직은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교보증권 손영주 애널리스트는 “태양광 설치 전망은 대체로 밝다. 올해 전세계 설치량이 60GW를 상회하고 내년엔 70GW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태양광은 여전히 다른 발전원에 비해 발전단가가 높아 정책적인 지원없이 자립하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1000곳에 태양광 설치…매년 8000억 투자=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2012년부터 정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를 시행하고 있다. 500MW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한국수력원자력, 수자원공사, 포스코에너지, 지역난방공사 등 18개 회사가 의무대상 기업이다.

신재생에너지 기업들을 키워주려 각종 규제도 풀고 있다. 지난 2월 산업부 주형환 장관은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현장간담회에서 “소규모 신재생 발전에서 생산한 전력은 이웃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고, 하천부지나 발전소 유휴부지에는 신재생설비를 설치할 수 있게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학교 태양광 설치사업에도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올해 말까지 1000개 학교 옥상에 태양광발전소 설비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전기판매 수익은 학교와 공유하고 신재생 체험학습장으로도 활용한다. 주형환 장관은 “지난해 태양광 신규 설비는 원전 1기 규모인 984MW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며 “매년 8000억원 내외의 예산을 지원해 신재생에너지산업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에너지신산업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