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화재 무방비 “예방대책 강제할 수 없다”

프린트

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전통시장 화재 무방비 “예방대책 강제할 수 없다” 중기청, “상인들 스스로 개선하길 기대할 수 밖에”

기사입력2016-10-10 21:1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전통시장은 소규모 노후점포가 미로형 골목에 밀집돼 있는 경우가 많아 대형화재 위험이 높은 지역이지만 이에 대한 관리감독과 제도적 장치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중기이코노미

지난 1월16일 대구 북구 팔달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40여개 점포가 불에 타고 36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기적 원인이 화재 이유였으며 이들 상점 대부분은 화재보험에 가입을 안해 상인들의 피해는 더 컸다. 지난 2014년 10월에는 서울 동대문종합시장에서 화재가 발생, 28개 점포 중 17곳이 불에 탔다. 동대문종합시장은 지은 지 50년이 넘은 낡은 목조건물인데다 일부 점포에서 LPG가스가 누출돼 자칫 더 큰 대형참사로 번질 뻔 했다.

이처럼 전통시장은 소규모 노후점포가 미로형 골목에 밀집돼 있는 경우가 많아 대형화재 위험이 높은 지역이지만, 화재예방을 위한 관리감독과 제도적 장치가 미흡했다.

10일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전통시장에서 연평균 69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했으며 10억원에서 500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또 국민안전처가 지난 8월16일부터 9월2일까지 전국의 전통시장 1500여개 중 20여곳을 대상으로 안전 및 화재예방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개선이 필요한 198건의 위험 사례를 확인했다.

주요 위험사례를 살펴보면 소방분야에서 소화기 미비치, 소화기 압력미달, 자동확산 소화시설 미설치 등 초기화재 대응시설 미흡이 대다수였다. 이밖에도 차단기나 규격전선 미설치, 가연성 천막 사용, 피난구유도등 미설치, 화재감지기 오작동 등이 있었다. 특히 일부시장에서는 지난 3월 중소기업청이 실시한 화재안전점검에서 지적된 사항을 현재까지 보완하지 않고 있어 점검결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안전처 황범순 안전점검과장은 이날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이번 점검은 시장에서 화재가 빈번한 추동절기를 앞두고 실시한 표본 점검”이라며 “최근 몇년간 전통시장에서의 화재가 계속되고 있어 전통시장의 안전 및 화재예방 관리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통시장을 관리하고 있는 중소기업청과 지자체가 경각심을 갖도록 제도개선 등을 협의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0조의 제2항에 따르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시장의 화재예방 및 안전을 위해 전기·가스·화재 등에 관한 안전시설물에 대해 점검을 실시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2013년부터 전국의 전통시장에 대해 화재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2013년에는 200개, 2014년에는 501개 시장의 안전점검에 이어 올해도 773개 시장의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어 올해 안으로 3년에 걸친 전체 전통시장 화재안전점검을 1차로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중기청 비상안전담당과 김길상 사무관은 “2013년부터 예산을 투입해 전국 전통시장의 화재안전점검을 한국화재보험협회, 가스안전공사, 전기안전공사 등 전문기관에 위탁해 실시하고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김 사무관은 “점검 후 상인들에게 개선사항을 권고할 수 있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사무관에 따르면 소화기 설치의무도 33㎥이상의 사업장에 1개 이상 설치하도록 돼 있지만 규모가 영세한 전통시장 상점에는 이를 강제할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김 사무관은 “현재로서는 상인들 스스로 인식을 개선하길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