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존 동반성장안…“생색내기 그도 잘 안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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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골프존 동반성장안…“생색내기 그도 잘 안지켜” 1, 2차 상생안 발표 후 결과 ‘비공개’…3차 “아직 답할 단계가 아니다”

기사입력2016-10-25 23:5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13년 10월 15일, 19대 국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는 김영찬 당시 ㈜골프존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골프존의 불공정거래행위 실태파악을 위한 출석이었다. 국정감사 회의록을 보면 당시 민주당 이상직 의원이 “대리점 형태를 띠고 있는 사업자들과 동반성장 할 수 있는 상생협의를 할 용의가 있습니까”라는 질의에 김영찬 대표는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골프존은 2014년 1월과 2015년 1월, 두 차례 동방성장 방안을 발표한다.

골프존 시스템 판매대수 및 점유율

<자료=골프존의 2014년 공정위 제출자료>

2013년 국감으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 골프존이 동반성장 방안을 발표하고 실행했음에도 전국의 골프존 사업자들의 원성은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국회 공정위 국정감사에 또 다시 김영찬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똑 같은 장면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골프존 사업자들은 골프존의 동방성장안에 대해 “보여주기식 정책이거나 시장과밀 해소에 실효가 없는 생색내기용이었으며 그나마도 잘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2014년 1월 27일 골프존은 사업자 전용 홈페이지에 ‘골프존-SO동반성장 방안’을 1차로 발표했고 주요내용은 ▲골프존 시스템 신규 영업 1년 중단 ▲보상판매 프로모션 가격인하 ▲골프존 비전 시스템의 A/S무상보증 기간 연장 ▲스크린골프 산업발전을 위한 지원 확대 등이었다.

2013년 국감 당시 전국의 스크린골프 사업장이 5300여개였으며 이는 2008년 1500여개였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성장이었다. 이 중 골프존의 점유율은 90%였으며 무분별한 신규창업에 따른 과밀화로 사업자들의 영업은 어려워졌고 폐업도 늘고 있었다. 따라서 골프존이 시스템 신규 영업을 1년간 중단한다는 발표는 사업자들이 그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약속이었다.

골프존이 2014년 1월 27일 발표한 동반성장방안 <자료=전골협>

익명을 요구한 골프존 담당자는 “골프존은 두 차례에 걸쳐 발표한 상생방안을 100% 성실하게 실행했다”고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하지만 골프존 사업자들은 “골프존은 동반성장 방안을 내고 점주들과 상생하겠다 약속했지만 생색내기에 그쳤을 뿐 사업자들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규판매 중단에도 매출액 증가, AS 기간연장 약속도 안지켜져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 송경화 이사장은 “골프존은 상생방안 발표로 신제품 판매가 어려워지자 중고제품으로 창업을 유도한 후 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방식으로 편법을 썼다”며 편법 창업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송 이사장은 “시스템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간에도 골프존의 골프시뮬레이터 매출액은 증가했다”고 주장한다. 골프존이 시스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한 기간은 2014년 4월 1일부터 2015년 3월 31일까지였다. 하지만 골프존의 사업소개서에 따르면 2013년과 2014년에도 골프존의 매출액 성장의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었다.

골프존의 매출액 변화 추이 <자료=골프존 회사 소개서>

송 이사장은 “당시 보상판매 프로모션 가격인하라는 정책도 기존 리얼시스템 사업자들을 비전으로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한다. 그는 “비전 신제품의 가격은 최소 5100만원에서 7100만원으로 판매조건이 제각각이어서 평균치를 내기는 어렵다. 동일한 사양의 타사 제품보다 1대당 3000만원 이상 비싼 경우도 많다. 이를 기준으로 리얼제품에서 비전으로 업그레이드 비용도 최소 1600만원에서 최고 3700만원까지 높게 책정했다. 이중 200만원 할인해준다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안된다”는 주장이다.

송경화 이사장은 “당시 보상판매 프로모션 가격인하라는 정책도 기존 리얼시스템 사업자들을 비전으로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한다. <자료=전골협>

또, 골프존은 ‘골프존 비전 시스템의 A/S무상보증 기간 연장’ 약속을 통해 2014년 1월 27일 이후 무상보증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겠다고 공지했지만 이 또한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중기이코노미가 입수한 골프존과 사업자들과의 비전 보상판매 계약서를 살펴보면 A/S기간이 12개월인 경우가 다수 발견됐다.

비전의 AS계약을 2년까지 연장한다는 내용은 계약서에 반영돼 있지 않았다. <자료=전골협>

2차 동반성장안 핵심 ‘리얼 매입현황’, 골프존 “밝힐 수 없다”

2015년 1월 6일 골프존은 두번째 동반성장안을 발표했다. 주요내용은 ▲비전플러스 서비스 무상제공 ▲리얼 중고시스템 최대 1200만원 매입 ▲전체 시스템 현수준 유지 ▲비전 보상판매 프로모션 중단 ▲제2의 스크린골프 붐업을 위한 마케팅 확대 등이다.

이 중 리얼 중고시스템 매입 정책은 시장 과밀화로 열악한 영업환경 속에서 골프존이 2011년 1월 Real을 출시한데 이어 2012년 Vision을 잇달아 출시하며 고가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한 Real사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한데 따른 방안이었다.

당시 리얼시스템 판매와 중고시스템 매입 현황 등을 묻기 위해 골프존 측에 리얼시스템 전체 판매수와 골프존이 중고시스템 매입한 수, 현재 시장에 남은 리얼시스템 수 등을 문의했지만 익명을 요청한 담당자는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골프존은 총 4차에 걸쳐 600여대 리얼시스템을 매입한다고 공지했다. 이중 3회는 온라인으로 선착순으로 진행됐으며 1회는 추첨을 통해 진행했다. 매입결과는 밝혀지지 않았다. <자료=전골협>

그러나 중기이코노미 취재결과 골프존이 공지를 통해 매입의사를 밝힌 리얼시스템은 4차례에 걸쳐 총 600대가 전부다. 2015년 2월 5일 진행한 1차 매입에서는 총300대의 시스템을 선착순으로 마감했다. 이어 같은 해 3월12일, 6월9일에 각각 100대씩 선착순 매입신청을 받았으며, 9월 22일에는 추첨형식으로 100여대를 추가매입하고 ‘리얼시스템 매입’을 종료했다.

이에 대해 전골협 송경화 이사장은 “당시 온라인으로 전국에서 선착순 진행한 리얼매입은 시작 후 수초 이내에 종료되기 일쑤였다”며 “당시 골프존이 실제로 리얼을 매입한 것인지 조차 밝히지 않아 사업자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마지막에는 추첨형식으로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시흥시에서 스크린골프 사업장을 운영했던 조모씨는 2014년 2월 리얼 4대의 사업장을 인수해 운영해오다 올해 2월 폐업했다. 조씨는 “창업을 했지만 리얼로는 장사가 안됐다. 임대료와 전기요금도 감당이 안돼 폐업하기 위해 골프존에서 리얼매입 신청이 있을 때마다 지원했지만 번번이 실패였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올해 2월 1대당 100만원에 중고로 팔아넘기고 건물원상복구 비용도 2500만원 물어줘야 했다”고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밝혔다. 대전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던 A씨는 2011년 리얼 시스템을 대당 4000만원씩 5대 구매해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다음해인 2012년 골프존은 신제품 비전을 출시했고, 대당 2500만원의 업그레이드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업그레이드 하지 못했다. 이후 인근에 생긴 비전 매장으로 손님을 빼앗기고 영업이 불가능했다. A씨는 현재 리얼시스템을 판매도 못하고 문만 닫아놓은 상태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이미 보증금은 임대료로 다 빠져나간 상태고 폐업하려해도 매장 원상복구를 위한 추가비용이 필요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안양에서 리얼시스템 3대와 비전시스템 2대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B씨는 “골프존에서 리얼을 매입해줬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고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밝히기도 했다.

골프존사업자들의 또 다른 단체인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시문협)의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사업부진으로 사업자들이 매입을 희망한 리얼시스템 대수는 3000여대였지만 골프존이 매입한 대수는 600여대에 그친 것으로 안다”고 말한다. 시문협 관계자의 주장은 전골협의 주장 그리고 중기이코노미가 취재과정에서 확인했던 골프존의 리얼시스템 매입 공지내용과도 일치한다. 그는 “아직도 시장에 1000여대의 리얼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시문협은 골프존과 사업자들과의 갈등이 생겨나기 시작한 2010년도 결성해 골프존 규탄 시위, 2013년 김영찬 당시 골프존 대표이사의 국감출석 등을 주도한 단체다.

골프존과 사업자간 갈등해결 ‘미지수’

전골협 송경화 이사장은 “지난해에만 700여개 사업장이 폐업하고 그 자리에 대형 사업장이 들어섰다”고 말한다. 그는 “2014년과 2015년 사이 전체 매장수는 줄어들었고 시스템수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골프존 측은 “2014년 대비 2015년 매장 수가 줄어든 이유는 골프존이 구형 리얼시스템을 매입해 160여개 매장의 폐업을 지원”했기 때문이라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골프존 담당자는 “전국의 시스템수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2014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100대 감소, 2015년에는 500여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대수를 묻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확인결과 이는 사실과 달랐다. <자료=금감원, 골프존>

또, 송 이사장은 “‘전체 시스템 현수준 유지’ 정책도 이미 포화된 시장상황에 큰 의미가 없다. 우리가 추산하는 적정 시스템수는 1만8000여대”라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골프존 담당자는 “전국의 시스템수를 일정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2014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100대 감소, 2015년에는 500여대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대수를 묻자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골프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시스템수는 2만4633대로 2013년보다 698대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전년대비 103대 감소한 2만4530대였다.

올해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학영 의원이 “점주들과 충분히 대화해 상생안을 만들라”는 요구에 김영찬 대표는 ‘그러겠노라’ 확답하지 않았다. 대신 “돌아가서 해당 대표이사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전달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19일 익명을 요구한 골프존 담당자는 점주들과의 상생방안을 마련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의에 “아직 답할 단계가 아니다”고만 밝혔다. 골프존과 전국의 사업자들 간의 갈등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지는 아직도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