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플러스 원가 속여 가맹점에 손실 떠넘겨”

프린트

Live 중기 ㅣ 소상공인 “365플러스 원가 속여 가맹점에 손실 떠넘겨” “입고원가보다 판매가가 더 싸 손해” vs “이동평균법 이해 부족”

기사입력2016-11-09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365플러스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익스프레스에 이어 2011년 사업을 시작한 편의점 브랜드다. 현재 전국에 372개 가맹점이 있다. ©중기이코노미

‘365플러스 가맹점주협의회’(이하 365협의회)의 황원선 회장이 서울 사당동에 365플러스 편의점을 오픈한 건 2013년 7월이었다. 365협의회에 따르면, 당시 편의점 후발주자였던 365플러스본사는 가맹계약을 체결하며 매월 매출액의 3%를 판매장려금으로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65협의회는 “이 약속은 2014년 2월까지만 지켜졌고, 그 이후로는 점주들과의 상의나 공지없이 그 비율이 축소되거나 아예 지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점주들은 본사에 가맹거래 계약시 약속한 판매장려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지만, 본사에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가맹점 매출은 급감했다. 정종열 가맹거래사가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2년 365플러스 가맹점주의 일평균 매출액은 약 247만원이었지만 2014년에는 124만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매출이 줄어들고 본사에서 약속한 판매장려금 마저 나오지 않자 점주들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매출은 갈수록 줄었고 최근에는 일평균 매출액을 100만원으로 추정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365협의회에 따르면, 365플러스 가맹점의 월평균 매출액은 3000만원이고 영업이익은 26%인 780만원이다. 영업이익 중 가맹점은 65%인 507만원을 본사로부터 분배받는다. 여기에서 월세 약 150만원, 전기료 약 50만원, 1일 8시간 주 5일 40시간 근로자의 최저인건비 96만4800원을 제하면 200만원 남짓이다.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하루 16시간 일하고 손에 쥐는 돈이 200만원이라는 얘기다.

이에대해 홈플러스 홍보팀 강종호 과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판매장려금 3%라고 약속한 적은 없으며, 지금도 판매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강 과장은 “판매장려금은 협력업체가 제품 행사 등의 이유로 홈플러스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을 점주들과 나누겠다는 의미”라며 “매월 들어오는 판매장려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점주들에게 지급하는 금액도 일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편의점 계약과정에서 영업사원이 매출액의 3% 내외라고 말했을 수는 있지만, 이를 본사가 명시적으로 약속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스프레이피죤’의 원가 오류. 왼쪽부터 본사가 공지한 원가 935.63원, 실제 입고원가 2451.04원, 판매가격 2000원. 입고원가가 판매가격보다 더 높아 가맹점주가 손해를 보고 있다.<자료=365플러스 가맹점주협의회>

황 회장은 본사와 판매장려금 문제로 다투는 과정에서 더 큰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본사에서 공시했던 제품원가와 실제로 가맹점에 입고되는 원가가 달랐다는 것이다.

365협의회는 그동안 본사가 원가를 공개하지 않아 점주들의 실제 수익률을 알 수 없었다며 제품원가 공개를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KBS방송국의 취재파일 k의 취재가 시작됐다. 황 회장은 “KBS의 취재가 시작된 무렵인 올해 1월 중순경 물류 검수창의 매입리포트를 통해 점주들이 원가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수년간 이를 알수 없었는데, 취재가 시작되면서 아무런 공지없이 원가를 보이게 했다는 주장이다.

이와관련 홈플러스 홍보팀 강 과장은 “현재 법적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히 말할 수 없다”면서도 “원가공개는 이전부터 해왔으며, 올해 1월부터 시스템이 달라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황 회장은 “본사가 원가를 공개한 것은 가맹점에 입고된 실제 원가가 아닌 입고 전 임의로 정해 공지한 원가일 뿐”이라고 했다.

가맹점 입고원가가 판매가보다 비싼 역마진 발생

판매가보다 가맹점 입고원가가 비싼 상품들<자료=365플러스협의회>

가맹점에 실제로 입고되는 원가를 확인할 수 있게 된 점주들은 개인적으로 매입리포트를 쓰기 시작했다. 점주들은 본사에서 미리 공지한 원가와 실제로 본사가 점포에 입고하는 제품의 원가를 비교해보니, 행사제품 10개 중 8개는 본사가 공지한 원가보다 비싼 원가로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황 회장은 올해 1월~2월 행사를 진행한 ‘스프레이피죤’을 예로 들었다. 행사가 없는 경우 스프레이피죤의 매장가격은 4300원이다. 본사는 이 제품을 행사가격 2000원에 판매할 것이며, 본사가 매장에 공급하는 원가는 1063원이라고 공지했다. 점주들은 그렇게 믿고 필요수량만큼 발주했고, 이후 공개된 실제 입고원가를 확인해보니 대부분의 점포에 2451.04원에 입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입고원가가 판매가보다 비싸 팔수록 가맹점이 손해를 보는 ‘역마진’이 발생한 것이다.

본사에서 공시한 예정원가보다 실제 입고된 원가가 더 높은 사례를 365플러스 가맹점주가 날짜별로 정리해 둔 리스트.<자료=365플러스가맹점주협의회> ©중기이코노미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이런 사례들은 여러 건 발견됐다. 세탁세제인 ‘퍼실’의 실제 입고원가는 3만8040원이었고, 판매가는 1만4000원이었다. -199%다. 3M 양면테이프의 경우 입고원가가 2966원이며 판매가는 2000원으로 -63%다. 물건을 팔면 팔수록 점주가 손해를 보는 구조였다.

익명을 원한 또 다른 가맹점주는 “본점이 원가공개를 한 이후 행사제품의 일부만 따져봤는데도 일년에 150여만원의 차이가 생겼다”며 “행사상품 이외의 일반상품과 전국 가맹점의 오류 등을 감안해도 금액이 상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가 본사에서 공지한 원가와 실제 입고원가가 다른 사례를 날짜별로 정리해 둔 리스트를 보면, 이같은 사례가 상당수 발견됐다. 아이스크림 제품인 ‘더블비안코’는 공시원가가 406원이었으나 실제 입고원가는 606원이었으며, ‘매운새우깡’도 공시원가는 462원이었지만 실제 입고원가는 660원으로 들어오는 등의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홈플러스는 원가오류가 작업자의 실수였다며 차액에 대해 보상처리하겠다고 공지했다.<자료=365플러스 가맹점주협의회>

점주들은 원가차이가 큰 품목에 대해서 단체로 항의해 본사로부터 차익에 대한 보상을 받기도 했지만, 본사는 원가 오류가 발생하는 문제 자체를 바로잡을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365협의회 측은 주장한다.

365플러스에서는 ‘짝꿍이벤트’, ‘1+1행사’, ‘2+1행사’, ‘균일가행사’ 등 다양한 판매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리 행사내용과 원가·판매가·마진 등을 공지하고 있다. 황 회장은 “행사품목이 300~400종이고 이중 70~80%는 공지한 원가보다 높은 원가로 가맹점에 납품되고 있었다. 역마진 판매와 공지보다 비싼 원가로 점주들의 수익이 감소하고 있었던 것이다. 행사를 하지 않는 다른 품목들은 종류가 너무 많아 집계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본사 “이동평균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논란”

홈플러스 홍보팀 강종호 과장은 “일부 점주들이 이동평균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벌어진 논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동평균법은 기존에 남아있던 재고와 새로 입고되는 재고의 원가 평균을 내 새로운 원가가 매겨지는 계산법으로 원가산정방법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점주들에게 제시한 공시원가와 실제 입고원가의 차이에 대해서는 “원가 산정과정에서 일부 직원이 실수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점주들은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많은 품목에서 지속적으로 원가차이가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이동평균법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정확한 원가를 점주들에게 공개하지 않은 상황에서 터무니없는 오류가 생긴 것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그는 “한두 건이라면 실수로 인정하겠지만, 가짓수가 많고 이러한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의도적인 ‘오류’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4월 365협의회 황 회장을 비롯한 점주 55명은 홈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며,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오는 22일 3차 변론을 앞두고 있다. 홈플러스의 공급원가 오류로 인해 점주들이 손해를 입었기 때문이며, 이를 이유로 가맹점 계약해지 위약금을 청구한다는 내용이다. 365협의회는 “추가로 소송을 제기하려는 점주들이 있어 추가소송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65협의회의 소송대리인인 법무법인 씨티즌의 김상하 변호사는 “가맹본사가 가맹점포에 납품하는 정확한 원가를 미리 알려 주지 않고 매출에 따른 이익률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계약 위반이며, 대리점 모집과정에서 허위·과장사실을 알렸다면 이는 사기에 해당한다”고 중기이코노미에 밝혔다.

홈플러스 홍보팀 강 과장은 가맹점주들과의 분쟁과 관련해 “가맹점의 위치와 대표 마인드에 따라 영업이 잘 되는 곳과 안되는 곳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며 “전반적인 불황으로 점주들이 어려운 것이지, 365플러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소송을 통해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