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전 꼭 내용 체크…불공정거래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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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계약전 꼭 내용 체크…불공정거래 줄일 수 있다 “피해 입었다면 즉각 증거수집 부터”…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

기사입력2016-12-02 17:3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 소상공인이 겪는 불공정행위는 하도급대금 미지급이나 부당한 반품, 가맹본부의 일방적인 계약내용 변경, 가맹사업 허위광고 등 다양하다. 하지만 경제적 약자인 소규모 사업자들이 불공정거래에 대해 상담하고 해결책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한 해결이 최선이지만 이들에게 공정위는 심리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먼 곳이다.

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는 경기도 수원시 이의동 경기중소기업지원센터안에 있다. ©중기이코노미

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이하 경기센터)는 경기도의 경제민주화 업무 전담부서인 공정경제과에서 2015년 8월 설립했다. 불공정거래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이곳에서 변호사와 가맹거래사가 무료로 상담을 진행한다. 문을 연 후 현재까지 약 280여건을 상담했다. 거래상 지위가 대등하지 않은 대·중소기업-납품업체, 대규모 유통업체-납품업체, 프랜차이즈본사-대리점, 기업(도매업)-대리점 등의 불공정거래 사례를 상담하고 자문해준다. 상담범위는 일반 불공정행위 분야, 가맹사업, 하도급, 약관규제, 대규모유통, 표시·광고 등이다.

경기센터 연취현 변호사는 “하도급 거래에서 대금의 일부를 지급받지 못한 경우나, 가맹사업거래에서 본부로부터 설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계약내용을 확인하거나 문제점을 상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본인 사업을 규율하는 법률 미리 알아두면 큰 도움

사업자들이 당한 피해사례가 법률에 규정된 불공정행위라면 공정위에 신고하거나 조정을 받을 수 있다. 법 규정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불공정거래를 겪고 있는 사업자들을 사후에 돕는 일은 한계가 있다. 또 공정위의 심결은 행정처분에 불과하기 때문에 개인이 당한 손해는 보상 또는 배상받을 수 없다. 손해에 대해서는 본인이 민사소송 등의 절차를 이용해야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가맹사업법, 하도급법, 약관법 등 본인의 사업을 규율하는 법률을 미리 알아두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불공정거래 상담사례<자료=경기불공정거래상담센터 홈페이지>

가맹사업자가 의무적으로 제공해야하는 정보공개서는 보통 20~30페이지에 달하고 내용도 어려워 사업자에게 어떤 부분이 불리한지 알기 어렵다. 따라서 정보공개서를 보는 방법을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관련 기관에서는 이와 관련한 교육을 하고 있으므로 교육을 받아보는 것도 좋다.

연 변호사는 “프랜차이즈 사업경험이 없다면 상담료를 지불하더라도 정보공개서와 계약서를 들고 가맹거래사나 변호사 등 전문가의 자문을 받는 것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피해 입었다면 ‘증거수집’부터…계약 전 내용파악은 반드시

연 변호사는 사업자가 불공정거래 피해를 당했을 때 증거를 수집하는 게 가장 먼저 해야할 일로 꼽았다. 객관적인 증거가 있어야 불공정한지 1차 판단을 할 수 있고 향후 분쟁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는 적절한 기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연 변호사는 “참고 참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뒤늦게 방법을 찾으면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힘들어 끝까지 다툴 수가 없다”고 조언했다. 문제소지가 있다고 생각이 들면 적극적으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고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소한 문제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지만, 누적된 이후 한꺼번에 다투려면 싸움도 길고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연취현 변호사는 “사업자가 불공정거래 피해를 입었을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또 연 변호사는 불공정거래 피해예방을 위한 대책은 단 한가지 ‘계약단계에서의 신중성’이라고 했다. “상대방의 말만 믿고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생각에 계약서에 사인부터 하고 그 다음에 검토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는 이미 늦는다”며 “사인하기 전에 무슨 내용이 계약서에 들어있는지 알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공개돼 있는 정보공개서상의 폐점률과 양도양수율이 높다면, 사업여건이 좋지 않고 위험성이 높다는 것도 참고해야 한다.

특약으로 계약서상 불리한 조건 바로잡을 수 있다

사업자들은 창업초기 희망에 부풀어 당장 계약을 체결하고 싶어 계약서나 인테리어 견적서 등의 서류를 대충 보고 날인하는 경우가 많다. 후에 계약서의 내용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해도 본인의 도장이 날인된 이상 이를 회복하기 어렵다. 처음부터 계약의 내용이 본인에게 불리하지 않은지 꼼꼼히 검토해야 한다는 얘기다.

계약서에는 양당사자의 거래조건들이 담겨 있기 때문에 계약서 또는 약관상 자신에게 불리한 것이 있다면 수정을 요구하고, 수정이 불가능하다면 특약으로 불리한 조건을 바로잡아야 한다. 예를 들어 계약서상에 대금은 60일 이내에 지급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사정에 따라서는 60일간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곤란할 수 있어 일주일 안에 지급해달라고 구두로 요청하고 약속받을 수 있다. 처음엔 이 약속을 잘 지키던 본사도 이후 상황에 따라 대금지급 기한을 안지킬 수 있고, 계약서 지급기일인 60일 이내에 지급했다면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본사는 이점을 악용할 수 있다. 이런 경우 구두로 약속할 것이 아니라 특약 조항을 달아 자신의 조건을 약속받을 수 있다. 만일 계약과정에서 계약서 수정이나 특약은 불가능하다고 강요한다면 계약을 강제하는 행위이므로 녹취로 정황을 남겨둬야 한다.

연 변호사에 따르면 현재 4000개가 넘는 가맹본부와 20만여명의 가맹점사업자들이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가맹본부의 불공정행위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특히 가맹점이 5개 미만이거나 프랜차이즈 본사의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인 경우, 정보공개서 등록을 안해도 되고 가맹거래법 보호대상도 아니다. 즉 사업주가 가맹금을 일시금으로 이곳 본사에 보내고 문제가 생겼을 때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연 변호사는 “경기센터에 조사권한이 없다보니 불공정행위와 관련 해당기업에 자료를 요청하기도 어렵고 조정권도 없어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불공정거래는 계약당사자 간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사적인 작은 부분을 지역으로 이양하면 공정위의 업무부담도 줄고 민원인들도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센터는 현재 조정권한을 위임받기 위해 법령개정안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