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부 ‘계약해지 보복’막는 가맹사업법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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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가맹본부 ‘계약해지 보복’막는 가맹사업법 발의 3년이하 징역 또는 1억이하 벌금…불공정행위로 손해시 징벌적손배

기사입력2016-12-09 10:5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김진우 회장은 지난 10월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동통신사가 제휴할인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긴다는 내용의 증언을 했다. 그리고 한달여가 지난 11월 국회에서 열린 ‘이동통신사 멤버십 제휴할인에 따른 가맹점주 피해 근절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미스터피자 가맹본부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회장의 증언은 ‘용기있는 행동’이었고 그 결과가 ‘계약해지’로 이어졌다며 미스터피자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부당함을 고쳐달라는 요구가 ‘용기있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진 이유는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순간 뒤따르는 보복조치를 막을 수 있는 법적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알고도 김 회장은 다수 가맹점주들을 대신해 정당한 요구를 했고, 예상했던대로 부당한 계약해지를 당했다는 것이다.

◇가맹본부의 ‘보복조치 금지’ 조항 신설=새누리당 김선동 의원이 지난 2일 발의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보면,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된 가맹사업 주요 피해건수는 총 550건이다. ‘정보공개서 제공의무 위반’이 104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허위, 과장정보 제공’ 100건, ‘영업지역 침해’ 57건, ‘부당 계약해지’ 32건 등이다. 이밖에도 ‘부당한 계약종료’, ‘부당한 계약변경’, ‘부당한 계약조건 설정’, ‘부당이득 반환’ 등의 사례가 있다.

<자료=김선동 의원실>

현행법은 가맹점주가 이런 부당행위를 당해 신고할 경우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말 그대로 공정거래 전반에 관한 내용으로 가맹본부의 가맹점에 대한 보복조치를 따로 규정하지 않는다. 이는 가맹사업법도 마찬가지여서 가맹본부의 보복행위로 판단될 때 신고를 하거나 처벌 등을 요구할 수 없다.

이에따라 김선동 의원 발의안은 ‘보복조치’를 따로 법률에 명시해 가맹본부의 보복행위를 막고자 한 것이다. 김 의원실 서준하 비서관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보복조치로 가맹점 사업주들이 계약해지 등을 당하는 사례가 많다”며 “가맹점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설된 ‘보복조치의 금지’ 조항은 발의안 제12조의7에서 규정하고 있다. 가맹점주가 ▲가맹사업거래의 분쟁에 관한 사항을 조정 신청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에서의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등 사이의 거래에 관한 서면실태조사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신고 및 이에 따른 공정위의 조사에 대한 협조 등의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의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행하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했다. 또 제41조의제2항의1에는 가맹사업자에게 보복조치를 한 가맹본부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서준하 비서관은 “현행 가맹사업법에서 공정거래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지만, 가맹사업거래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하도급법과 대리점법에 보복조치에 대한 조항이 있는 것처럼 가맹사업법도 이러한 조항을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료=국회> ©중기이코노미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실효성은 의문=보복조치 금지 조항과 함께 눈에 띄는 것은 가맹본부의 보복조치 또는 불공정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도입한 점이다. 징벌적손해배상제도는 현재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 4개의 법에만 있다. 김선동 의원 발의안을 보면, 제37조의2에 ‘손해배상책임’ 조항을 신설해 ‘가맹점사업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않는 범위의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징벌적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배상상한액을 높임으로써 불공정행위를 억제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와함께 책정된 손해배상액의 감액범위를 제한해야 실효를 얻을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지난 9월 ‘신뢰경제의 효과적 수단으로써 CSR의 역할’ 토론회에서 한양대 김차동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1년 하도급법 도입 이후 제기된 징벌적손해배상 청구소송은 창원지법에 계류중인 사건, 단 1건 뿐이다. 배상명령이 내려진 경우도 법원이 아닌 노동위원회에서 2배의 배상명령을 결정한 단 1건 뿐이다. 징벌적손해배상권이 법적 권리로서 존재하지만,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가맹본부의 ‘고의 또는 과실’을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또 고의 또는 과실을 입증한 경우에도 감액사유가 많아 법원이 징벌적손해배상을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가맹사업법 발의안도 징벌적손해배상제를 규정한 다른 개별법들과 동일하게 가맹본부의 고의 또는 과실을 징벌적손해배상의 요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 감액사유와 배상액 산정에 대해서도 ▲고의 또는 손해발생의 우려를 인식한 정도 ▲위반행위로 가맹점사업자가 입은 피해규모 ▲위반행위로 가맹본부가 취득한 경제적 이익 ▲위반행위에 따른 벌금 및 과징금 ▲위반행위의 기간 및 횟수 ▲가맹본부의 재산상태 가맹본부의 피해구제 노력 정도를 고려하도록 했다.

김 의원안은 이미 징벌적손해배상제를 도입한 여타 개별법이 가진 한계, 즉 손해배상액 감액사유와 배상액 산정기준을 그대로 빼닮은 것이다.

이에 대해 서 비서관은 “손해액 산정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이나 공정위 고시에 이미 규정된 바 있기 때문에 따로 추가하지 않았다”며 “가맹사업법에 처음 징벌적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만큼 다른 부분들과 충돌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기존에 도입된 내용을 따랐다”고 말했다. 이어 “발의안이 통과되고 문제점이 발견된다면 추후 입법을 고려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은 하도급법 징벌적손해배상제에서 ‘3배 이내 범위’를 ‘3배에 해당하는 배상책임’으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냈다. 또 배상액 산정시 고려할 사항을 명시한 제35조제3항을 삭제해 감액 여지를 없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