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적지 협업 유리한데…특성없는 소공인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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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집적지 협업 유리한데…특성없는 소공인 사업 당장 성과가 보이는 교육·컨설팅 등 개별역량 사업에만 매달려

기사입력2016-12-14 20:05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소공인특화지원센터(이하 센터)’의 사업 운영지침이 부실해 개별 사업체 관련 사업에만 치중돼 있어, 협업을 하고 소공인 집적지 특성을 살린 사업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업종별·시기별·지역별 현안이 다르고 다양해 운영지침에 일괄적으로 사업내용을 담는 것은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동의대 소공인특화지원센터 김철민 센터장은 “센터 사업이 소공인 ‘개별역량’ 강화에 집중돼 ‘소공인 집적지’ 특성을 고려한 사업개발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집적지’, ‘영세성’ 등 소공인 집적지의 특성을 살린 공동구매·공동생산·공동마케팅 등의 협업화를 위한 지원사업이 필요한데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또 제품개발·구매·생산·마케팅을 일련의 과정으로 연결하는 ‘가치사슬’ 체계지원을 통해 ‘영세성’을 극복할 수 있지만, 이와 관련한 지원사업 또한 없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사업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운영지침이 없다보니, 각 센터에서 할 수 있고 성과를 보일 수 있는 개별 사업체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 사업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공단) 소공인지원실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소공인 집적지를 19개 업종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업종별로 현안이 다양해 이를 전부 꼼꼼히 운영지침에 포함하는 것은 어렵다”며 “또 시기나 지역에 따라 현안이 달라질 때마다 운영지침을 개정한다는 것도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운영지침에는 교육·컨설팅·자율사업 조건만 제시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사업과 관련한 운영지침에는 교육·컨설팅·자율사업에 대한 조건만 제시하고 있다.<자료=동의대학교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중기이코노미

중기이코노미 취재 결과, 전국 36개 지역에 설립된 센터는 공단의 업무위탁을 받고, 공단의 운영지침에 따라 소공인 집적지내 사업주 등을 대상으로 교육사업과 컨설팅 및 자율사업을 시행한다.

공단의 센터 운영지침 제37조를 보면, 교육사업의 경우 ‘소공인 집적지·업종별 특성 등을 반영한 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운영’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과정 등 세부적인 내용은 없다. 또 제38조를 보면, 컨설팅·자율사업의 경우 ‘주관기관(센터)의 장은 소공인 집적지·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컨설팅·자율사업을 개발하여 운영’해야 한다. 해당지역 센터장의 재량에 따라 집적지·업종별 특성을 반영할 수도, 안할 수도 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공단 관계자는 “각 집적지마다 센터가 현안을 파악하고 소공인의 의견을 수렴해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승인하는 방식”이라며 “사업 진행과정에서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사업에 대해서는 센터에 변경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교육사업과 컨설팅·자율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과 지침이 없어 센터장의 업무역량에 따라 사업의 내용 및 질이 제각각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사업 분석 결과, 소공인 ‘특화’ 지원센터 이름 무색

전국 31개 센터의 2016년도 사업을 분석한 김철민 센터장은 ▲센터 운영지침에 따른 관점 ▲소공인 개별역량 및 협업화 관점 ▲제품개발·구매·생산·판매를 연결하는 가치사슬의 관점 등 3가지로 나눠 살펴 본 결과, 진행된 대부분의 사업이 운영지침에 따른 기본사업이었다. 운영지침에 따라 개별 사업체에 대한 경영교육을 실시한 센터가 26개, 기술교육 23개, 마케팅지원 26개, 자율사업으로 생산시설 환경개선 지원사업을 실시한 센터가 21개였다. 모두는 집적지라는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소공인 일반에게 필요한 역량 및 경영여건 개선 관련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 굳이 ‘특화’ 센터라는 이름으로 진행하지 않아도 되는 사업들이다.

2016년도 소공인특화지원센터 사업 현황<자료=동의대 소공인특화지원센터 김철민 센터장> ©중기이코노미

김 센터장은 “소공인 집적지 특성을 고려해 센터가 주목해야 하는 사업은 공동구매 및 공동생산 지원 그리고 공동마케팅과 공동 제품·브랜드 개발을 위해 집적지 내 소공인간의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공동마케팅과 공동 제품·브랜드 개발을 위한 협업화 사업을 진행하는 곳은 5개 센터 안팎(중복)이며, 특히 공동구매 및 공동생산 지원사업을 진행한 센터는 한 곳도 없었다. 또 제품개발 지원사업은 11개 센터에 불과하며, 원료구매를 지원하는 센터는 없었다. 생산과 마케팅의 선행단계인 제품개발과 구매에 대한 지원이 전혀 없거나 부족해 ‘가치사슬’ 체계 관점에서 보면, 연계성과 지원사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이와 관련 공단 관계자는 “신규센터의 경우 센터설립에 앞서 집적지에 대한 연구용역을 진행하도록 하고 있다”며 “연구용역이 아니더라도 집적지별 간담회 등을 통해 직접지의 협동조합이나 협회의 의견을 듣고 이를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소공인의 경우 생산역량은 있지만, 규모가 작아 높은 원료단가·제품운송비·마케팅비를 지불해야 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소공인 집적지의 특성을 살려 공동구매와 공동판매 시스템을 갖추고, 공동브랜드를 개발해야 한다. 또 센터가 R&D에서 디자인, 구매, 생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연계할 수 있도록 지원방향을 수립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김 센터장은 “협업강화와 가치사슬체계는 교육과 컨설팅 지원만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인프라가 함께 따라야 하는데 지침이 없다보니 관련사업에 대한 예산을 편성할 수 없다. 공단에서도 소공인의 장기적인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현재 시행중인 맞춤형 개별역량 사업과 함께 협업역량 사업을 강화해 ‘Two-Track’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이를 운영지침과 예산에 반영해 구체적인 사업방향을 제시해 줄 것을 공단에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