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친 대러시아 교역 B2B B2G 개척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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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유럽 바닥친 대러시아 교역 B2B B2G 개척에 달렸다 ‘온라인 종합상사’ 한 방법 ➍러시아 공공조달시장 진출전략

기사입력2017-01-05 00:00

박종호 객원 기자 (lucosp@gmail.com) ㅣ다른기사보기

러시아 Target market

➊러시아 소매시장의 주요 특성과 시사점

➋최근 러시아 경기침체기의 소비트렌드 변화

➌러시아 공공조달시장 현황과 주요 특성

➍러시아 공공조달시장 한국기업 진출전략

➎러시아 전자상거래시장 현황과 전망

➏한국기업의 러시아 온라인 쇼핑몰시장 진출과제

한국기업이 러시아 공공조달시장을 포함해 기업 간 온라인 전자조달시장을 좀처럼 뚫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직접수출에만 관심을 가지거나, 몇몇 글로벌 대기업 이외에는 현지화하지 못한 게 근본적인 이유다. 그리고 정부나 기업을 상대로 한 복잡한 거래보다 시장 접근이 용이하고 전망을 예측하기 쉬운 B2C(Business to Consumer,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즉 소비시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정부조달이나 기업 간 거래는 현지 딜러에 의존하고, 모스크바에 판매법인이나 지사를 둬 딜러를 관리하거나 영업을 지원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러시아 현지 딜러들의 기대수익률이 너무 높아 유통이나 입찰 과정에서 한국산 제품이 고가제품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흔해, 구매처 입장에서 유럽산이나 중국산에 비해 한국산 제품에 대해 메리트를 못 느끼는 경우도 많다.

한국기업이 러시아뿐만 아니라 해외 B2G(Business to Government, 기업과 정부간 거래)나 B2B(Business to Business, 기업과 기업 간 거래) 시장을 뚫기 위해 필요한 업무시스템을 갖추는 데도 한계가 있다. 해외 온라인 전자조달 시스템을 현지국에 구축하려면, 막대한 비용과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해외 정부 대관 업무를 담당하는 현지 고문조직(B2G Adviser group)을 운영하기에는 한국기업 정서상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

예전에는 종합상사들이 타기업 제품들을 중계무역 하거나 현지 영업거점을 두고 직접 입찰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그마저도 최근에는 직거래 교역 추세로 바뀌면서 종합상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 최근 국내 모 대기업은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지역 B2G∙B2B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신사업팀을 운영해 왔지만, 대외 로비능력 부재와 사업 불확실 때문에 신규 사업팀을 운영한 지 2년만에 문을 닫은 바 있다.

특히 러시아 공동조달시장 발주액 중 약 27%로 비중이 큰 건설시공∙엔지니어링 부문은 한국 EPC(설계, 조달, 시공)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가장 전망이 있는 분야지만, 대부분 투자를 동반하는 조건(PPP 또는 PFI)이다. 따라서 한국업체 입장에서 국내외 금융기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이 어려워 진출 전략을 짜기가 힘든 형편이다.

<자료=KRBC(한러비즈니스협의회) 자료 정리>

이런 열악한 환경이지만, 러시아 공공조달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우선 준비해 갖춰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1. 현지 공공조달 참여 목적의 전문기업을 만들어라

러시아 조달시장 참여를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현지법인 설립과 조달청 웹사이트에 벤더업체로 등록하는 일이다. 이 사전작업 없이는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

회사의 정책상 단독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공공조달 경험이 풍부한 현지 파트너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합작법인을 설립할 때 러시아 현지 파트너의 지분참여 등 인센티브를 보장해 부패 문제를 합법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2. 믿을 수 있는 현지 조달 파트너를 찾아라

가장 쉬운 지름길은 현지에서 신뢰할 만한 파트너(Trustworthy distributor)를 찾는 것이다. 외국법인이 직접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매우 복잡하고 불확실한 접근방법이기 때문이다.

입찰에 참여하려면 언어장벽을 비롯해 복잡한 인증절차와 방대한 문서작성 등 애로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러시아 공공조달시장의 구매·납품 생태계 시장의 특성을 파악하고, 각 구매기관별 주요 납품사를 찾아서 하청업체(sub-contractor)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리스크가 적어 보인다.

3. 막강한 현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라

해외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현지의 ‘좋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게 필수다. 특히 러시아는 개인적인 관계(Personal contacts)가 매우 중요하다. 러시아는 수직적 계급사회 성격을 띠고 있어, 그 집단의 의사결정권자(Decision-makers)와의 친밀한 관계는 거래성사의 결정적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 공공조달시장에서 외국산 제품의 성공요인 설문 결과

<자료=Public procurement system in Russia in the process of transaction 보고서 참조>

그러나 다른 유럽국가들 보다 러시아는 이러한 상호 개인적인 친밀감을 가지고 비즈니스로 연결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적지 않은 공을 들여야 한다. 위 표에서 보듯이, 외국산 제품에 대한 러시아 공공조달 주요 성공요인의 첫번째가 바로 인적 네트워크 즉 현지 파트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4.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현장 실무진 목소리도 들어라

결정권자와 친밀한 인적관계를 구성했다고 해도 제품의 최종사용자(End-user)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한다. 단순히 인적관계가 좋다고 해서 결함이 있는 제품을 선뜻 구매하는 시대는 지났다. 따라서 ‘좋은’ 인적 네트워크와 함께 품질을 앞세워 실무자의 눈도장도 동시에 받아야 한다.

외국산 제품에 대한 러시아 정부조달 제한품목 현황

<자료=KRBC(한러비즈니스협의회) 자료 정리>

최근 러시아 정부는 내수시장 보호와 자국기업 지원, 수입대체산업 육성 등을 위해 일부 외국산 제품을 정부조달 제한 품목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이 경쟁력을 갖춘 건설기계, 산업설비, 의료기기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불이익이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최근 바닥을 친 대러시아 수출량 감소 현상을 극복하는 길은 바로 한국기업이 러시아 B2G∙B2B 전자조달시장을 개척하는 역량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2C 소비시장 위주의 접근은 지금처럼 루블화 하락에 따른 경기불황 때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정부와 기업이 조달하는 산업재 설비, 기계, 부품, 소모품 등은 공공부문 산업 성장으로 구매량이 더욱 늘어날 추세다.

따라서 거대한 러시아 전자조달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새로운 통상·무역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이와 관련, 750조원 규모의 정부∙기업 간 전자조달시장에 혁신 중견∙중소기업 제품들을 소개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기업 형태의 온라인 종합상사(Online Trading House) 설립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한러비즈니스협의회 박종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