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금속 ‘문래머시닝밸리’로 품질을 보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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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더불어 중기 기계금속 ‘문래머시닝밸리’로 품질을 보증한다 설계·가공·검수까지 ‘시제품 제작 집적지’…문래소공인특화센터

기사입력2017-01-24 14:0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과 양평동에는 2500여개의 금속가공업체가 모여 있다. ©중기이코노미

어디에 사용하는지 모를 철근들이 곳곳에 가득 쌓여있다. 쇠를 깎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리고, 철근을 옮기는 요란한 소리도 들린다. 서울 문래동 일대에만 이런 업체들이 1300여개 모여 있고, 인근 양평동까지 합치면 2500여개에 달한다. 하지만 골목 곳곳에 자리잡은 업체에서는 보통 1~2명, 많아야 3명의 근로자가 전부다. 규모는 작지만, 금속가공업체들이 군집을 이룬 소공인집적지다. 어려운 경제여건이지만, 이들 소규모 사업체들은 소공인을 지원하는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이하 문래소공인센터)’와 함께 겨울을 나고 있다.

문래소공인센터 윤정호 센터장은 “센터를 처음 방문한 적지않은 업체 사장들은 중소기업청이라는 곳이 있는 줄도 모른다”며 “이곳의 소공인들은 정부정책을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 문래소공인센터가 생기면서 정부 지원사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세계적인 시제품 제작 집적지’로 탈바꿈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는 기계금속가공 집적지의 소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2013년 문을 열었다. ©중기이코노미

금속가공업체가 밀집해 있다는 것 이외에 내놓을 수 있는 ‘한방’이 없었던 이곳 소공인집적지는 지난 2013년 5월 문래소공인센터가 들어서면서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문래소공인센터는 여러 지원사업을 하고 있지만,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시제품제작대응팀’이다. 문래동 소공인집적지를 ‘세계적인 시제품 제작 집적지’로 탈바꿈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시제품은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기 직전 단계에 제작하는 ‘샘플’ 제품이다. 시장에 내놓아도 되는지를 테스트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시제품은 대량생산을 하지 않는다. 윤 센터장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문래동 소공인집적지를 찾아오면 설계도 작성부터 소재선택, 정밀가공, 제품생산 후 검수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 생산방식을 유연하게 할 수 있어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하다. 대기업이나 대규모 사업장은 한번에 많은 제품을 만들기 때문에 시제품을 위한 작업라인을 따로 두기 어려워 시제품 제작이 어렵다”고 했다.

문래소공인센터는 완성도 높은 시제품을 제작하기 위해 지난해 6월 의료기기, 자동화산업기계, 첨단산업, 첨단장비 및 튜닝제품, 자동화장비, 정밀산업기계 등 6개 PM(Project Manager) 대응팀을 꾸렸다. 시제품 제작 발주가 들어오면 6개팀, 50여개사로 구성된 PM팀이 상담을 한 후 발주기업과 제조업체를 연결한다.

시제품 제작 대응팀은 지난해 2월 구축한 온라인 수·발주 시스템을 통해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발주자가 온라인으로 시제품 의뢰를 하면, 이를 보고 관심있는 업체가 견적을 제시하는 시스템이다. 지난 1년간 67건, 금액으로는 10억원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윤 센터장은 “수주액도 크지 않고 건수도 몇 건 되지 않지만, 시작단계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에 있는 문래소공인특화지원센터. ©중기이코노미

공동브랜드 ‘문래머시닝밸리’로 품질 인증

‘세계적인 시제품 제작 집적지’ 프로젝트가 주력사업이지만, 문래소공인지원센터는 중기청과 한국폴리텍대학교 등 여러 유관기관들과 협업해 인력양성과 기술개발을 위한 교육도 진행한다. 또 집적지내 30년 이상의 경력과 노하우를 가진 소공인과 연계해 공작기계와 관련한 기술을 전수할 수 있도록 현장실습과 병행한 교육도 하고 있다.

윤 센터장은 “그동안 수동장비를 사용했던 기술자, 2세 경영자 또는 현직 종사자가 더 나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며 “청년층들이 겉으로만 보고 금속·기계업종에 뛰어들길 꺼려하는데, 기술창업이야 말로 오래갈 수 있는 아이템이고, 이곳에 오면 창업 틈새시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래소공인센터는 기술력을 가진 소공인을 양성하고, 성공사례를 발굴해 집적지 소공인들에게 사업의 발전가능성과 함께 미래전망도 보여줄 계획이다. 윤 센터장은 “집적지내 모든 소공인 개인별로 지원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20%의 선도그룹을 육성해 돌파구를 찾고 긍정적인 영향력이 집적지 전체로 퍼져, 나머지 80%의 후발그룹도 자극을 받아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문래소공인특화센터의 윤정호 센터장은 “소공인특화지원센터는 소공인이 자생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이미 시작한 선도그룹 육성전략은 지난해 출시한 공동브랜드 ‘문래머시닝밸리’로 나타났다. 윤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바이어에게 제품신뢰를 주기 위한 시도다. 자체 진단툴을 만들고, 품질관리사가 기업을 평가해, 점수가 70점 이상이 안되면 선정대상에서 제외한다. 현재 14곳이 선정돼 있는 문래머시닝밸리 인증기업의 숫자를 기술교육과 함께 점점 늘려갈 계획이다. 윤 센터장은 “이 기업들은 문래동에서도 선도기업으로 인정받았다고 봐도 좋다”며 “공동브랜드를 통해 공동제품개발, 공동구매, 공동판로개척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함께 판로개척도 빼놓을 수 없는 지원사업이다. 윤 센터장은 “문래동 소공인들은 보통 2~3개 정도의 주 거래처를 갖고 있다. 영업과 마케팅 능력이 부족하다”며 “SNS와 블로그 그리고 포털사이트 키워드 광고 활용법 등 기초적인 마케팅과 정보화 교육을 하고 있다. 이밖에 바이어를 초청해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개최한 ‘문래머시닝밸리 시제품 전시회’에서는 150개사가 참여해 전시회 당일에만 10건의 신규계약이 체결되는 등 직접적인 성과도 있었다. 또 한국무역협회의 ‘트레이드코리아’ 사이트에도 현재 10여개사가 입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