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조치 금지, 점주 단체교섭권…가맹법 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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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보복조치 금지, 점주 단체교섭권…가맹법 보완 현 가맹사업법 가맹점사업자 보호조치 미비…개정안 20여건

기사입력2017-02-23 13: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골목상권에 해당하는 빵집, 커피숍, 음식점, 숙박업, 이미용업, 편의점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프랜차이즈 계약형태가 증가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2년 가맹본부는 2278개, 소속 가맹점은 17만6788개였지만, 2017년 2월21일 현재 각각 4268개와 21만997개로 각각 87%, 15% 이상 증가했다. 가맹점 당 평균 종사자가 3인에서 4인이라고 가정할 때, 가맹점 관련 종사자는 최소 약 63만명에서 8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공정위에 정보공개서 등을 등록하지 않은 소규모 가맹점 종사자까지 포함하면 가맹사업 전체 종사자수는 대략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프랜차이즈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가맹본부와 가맹사업자 사이 불평등·불공정한 거래문제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가맹거래사업에서 593건의 분쟁조정신청이 접수됐다. 2015년 522건과 비교하면 14% 증가율을 보였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가맹사업법)’은 가맹사업의 공정거래를 위한 법이다. 그러나 현실은 현행법의 취약점을 이용해 가맹본부가 가맹사업자에게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에따라 가맹본부의 불공정한 갑질을 막고 공정거래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가맹사업법 개정안 요구도 꾸준히 있어왔다.

현행 가맹사업법 가맹점사업자 보호조치 미비…개정 필요

가맹사업법은 2002년 제정된 이후 5차례에 걸쳐 개정이 이뤄졌다. 가맹사업법은 소상공인 보호입법과 관련 최근 가장 활발하게 개정 입법발의가 진행되고 있는 법규중 하나다. 18대 국회에서는 17건, 19대 국회에서 30여건의 개정안이 발의된 바 있으며, 20대 국회 들어서는 2월 현재까지 21건의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12월 공포해 오는 3월부터 시행하는 개정안에서는 ▲정보공개서 등록·신청 등에 위법사유가 있으면 등록을 거부하거나 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으며(안 제6조의2, 제6조의3, 제6조의4)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 등 사이의 거래에 관한 서면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공표하도록 의무화했다.(안 제32조의2) ▲가맹점사업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법률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를 하면 민법상 최고의 효력을 부여하는 내용도 신설했다.

하지만 최신 개정안이 가맹사업자의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통해 가맹사업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가맹점사업자들을 보호하고 집단적 대응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 요구하는 가맹사업법 주요 개정과제는 ▲집단적 대응권 강화 ▲불법·부당한 가맹계약 해지 제한 ▲광고·판촉비에 대한 사전동의 ▲과도한 원부자재 비용요구(필수물품 구입강요) 금지 ▲10년차 이후 가맹계약 해지 금지 ▲단체협약 미준수에 대한 제재 등이다.

법위반 사항 신고 등을 이유로 한 보복조치 금지규정 신설

현재 발의된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김선동·제윤경·정인화 의원이 제안한 ‘보복조치금지’ 조항이 눈에 띈다. 보복조치금지는 가맹점사업자가 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공정위의 서면실태조사에 협조하거나, 공정위에 가맹본부의 법위반 사항을 신고하거나 했을 경우 가맹본부가 이를 이유로 가맹사업자에게 보복조치를 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하는 조항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하도급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미 보복조치 금지규정이 있다. 따라서 보복조치 금지규정의 신설은 가맹점사업자의 권익을 향상시키고, 가맹사업법의 실효성을 제고해 주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내용

<자료=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이학영·제윤경·정인화 의원안에는 ‘가맹점사업자의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한 삭제 또는 기한연장’ 조항이 있다. 계약갱신요구권이 현행법상 10년으로 제한돼 있어 가맹계약기간 10년이 도래한 가맹점사업자에 대해 가맹본부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의 조건으로 부당한 거래조건을 제시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다. 이학영 의원과 제윤경 의원은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기간을 삭제해 기간에 상관없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정인화 의원안에서는 계약갱신요구권 행사기간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했다.

가맹본부에 비해 상대적 약자인 가맹점사업자에 대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 보장을 통해 가맹사업자단체의 법적지위도 강화했다. 이학영 의원안에 따르면 가맹점사업자단체를 설립할 때 신고제를 도입하고, 이들에 대해 ‘단체교섭권’을 부여했다. 가맹점사업자단체가 협의요청시 가맹본부는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반드시 협의에 응하도록 하는 등 ‘단체교섭권’을 부여한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가맹점사업자가 권익보호와 경제적 지위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근거조항은 있지만, 그 구성을 위한 세부적인 절차에 관한 별도의 규율은 없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연석회의 이재광 회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최근 가맹점주들이 단체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가맹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갱신을 거부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며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보복을 일삼는 행위는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