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바게뜨·미스터피자…‘상생협약’ 지켜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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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파리바게뜨·미스터피자…‘상생협약’ 지켜질까 가맹사업 협약이행 안해도 그만…제재수단 없어 처벌 명시해야

기사입력2017-04-27 20:43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가맹사업은 가맹본부의 경우 가맹점의 추가 출점을 통해 수익이 발생하는 초창기·성장기를 거쳐 성숙기에 이르면, 추가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성숙기에 다다른 가맹본부가 지속 성장을 할 수 있을지 또는 쇠퇴기를 거쳐 시장에서 사라질지는 가맹본부의 선택에 달렸다.

가맹점주들과 공존과 협력의 경영전략을 세운 가맹본부는 가맹점의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활로를 열수 있다. 반면 가맹점주들의 몫을 최소화하는 등 목전의 이익만을 취한 가맹본부는 가맹점도 고사시키고, 궁극적으로 가맹점 없는 가맹본부로 쇠락할 수밖에 없다. 결국 가맹점주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이행하는 것은 가맹본부 자신의 생존을 위한 필수사항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가맹본부가 가맹점주들과 체결한 상생협약조차 이행하지 않거나, 상생교섭 자체를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스터피자 본사 앞에서 천막농성을 이어오던 가맹점주들과 미스터피자간 갈등이 이달초 서울시의 중재로 상생에 합의하며 일단락됐다. 가맹점주들이 농성을 시작한 이유는 미스터피자 본사인 MPK그룹과 가맹점주들간에 합의한 상생협약을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또 점주들에게 걷어가는 광고비를 실제 집행하고, 식자재 공급가격을 인하할 것 등의 요구사항이 있었다.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 김진우 회장은 지난해 10월 국회에서 열린 ‘가맹점 불공정거래 사례발표 및 제도개선에 관한 토론회’에서 “MPK그룹과 가맹점주들은 2015년 8월 김기식 당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의 주관 하에 상생합의를 체결하고, 부속합의서와 가맹점 위기극복에 따른 지원책을 마련했다”며 “하지만 상생합의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폐점매장이 계속적으로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현행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사업자간의 자발적인 협약을 체결할 것을 권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협약의 체결과 그 이행평가를 통해 포상 등 지원을 마련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가맹본부와 가맹점주들간의 협의를 통해 협약을 체결하더라도, 가맹본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제재규정이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 현행법에서는 상생협약 체결에 대한 인센티브만 있고, 협약체결 자체는 의무사항이 아닌 것이다. 상생협약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신사협정이며 법적효력이 없다. 또 가맹본부가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이를 지키지 않아도 제재하거나 이행을 강제할 법적 수단이 없다. 더구나 협상의 당사자인 가맹점주들은 본사와 개별적으로 협상할 협상력도 없다.

이에따라 가맹사업법을 개정해 상생협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맹본부에 대한 처벌조항을 명시하고 구속력을 부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와함께 상생협약을 체결한 가맹본부에는 ‘혜택’을, 체결하지 않은 가맹본부에는 ‘불이익’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또 상생협약을 맺은 가맹점에는 공정위 또는 지자체가 상생기업 인증마크를 부여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공정거래협약의 실효성을 높이는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3월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간 협약에 대해 가맹본부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공정위가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 이재광 의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파리바게뜨의 경우도 최근 좋은 내용으로 상생협약을 맺었지만, 정작 실무를 하는 영업사원들에게는 상생협약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상생협약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최근 새로 상생협약을 체결한 미스터피자도 이전에 3차례에 걸쳐 이행약속을 파기한 전례가 있어, 새로운 협약을 지킬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본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가맹점주들이 아무리 상생협약을 지켜달라 말해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상생협약 불이행에 대한 제재와 나아가 가맹사업을 하면, 상생협약을 의무적으로 맺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