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사업…경실련, “전면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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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도시재생 뉴딜사업…경실련, “전면 재검토 필요” 부동산투기,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대책없고 지역주민 주도 취지에 역행

기사입력2017-08-01 20:5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주요 국정과제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부동산투기와 젠트리피케이션을 야기하고, 주민이 소외된 관주도·졸속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기존 도시재생사업의 단위사업 규모를 줄여서, 대규모 철거없이 주민들이 원하는 소규모 생활밀착형 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의 사업이다.

정부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위해 정부재정 2조원, 기금 5조원, 공적재원 및 공기업 투자 3조원 등 연간 1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안에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곳을 위주로 110곳이상 신규사업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토부는 8월 한달간 국회, 지자체, 공기업, 관련 학회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 말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계획을 확정해 9월말부터 사업계획서를 접수하고 12월에 최종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이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가와 임대료 상승, 부동산투기와 젠트리피케이션 예상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1일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계획에 대한 경실련의 입장’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관주도·졸속·예산 나눠먹기’라며 전면 재검토를 주장했다.

경실련은 연평균 10조원의 공공자금이 투입되는 뉴딜사업으로 인해 지가와 임대료 상승, 부동산투기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투기 합동조사와 공모사업 선정시 지자체의 관련대책을 평가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지자체가 투기발생방지를 강제할 법적 근거나 권한이 없어 실효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또 3개월 내에 지자체 공모를 통해 110개 사업지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은 주민이 주도하는 생활밀착형사업이라는 취지에 역행한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일부 투기세력들이 재생가능지역에 부동산투기를 조장하고, 지자체가 주도하는 졸속 제안서를 통해 예산 나눠먹기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과거 정부의 뉴타운사업과 혁신도시, 4대강사업 등의 폐해에 비춰볼때, 이번 도시재생 뉴딜정책으로 도시를 부동산개발의 대상으로 삼을 경우 부동산투기를 부추기고, 지역공동체는 혼란과 갈등으로 와해될 것을 우려했다.

이와함께 부동산투기 방지 및 젠트리피케이션 대책을 마련하고 올바른 재생정책과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등 사업내용과 추진절차 등을 수정하고, 주민이 주도하는 종합적 도시재생 사업을 만들기 위해 추진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남은경 국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현재 정부가 마련한 도시재생 뉴딜정책은 과거 정부의 유사 사업들로 인해 투기나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문제들이 발생했던 부분에 대한 명확한 대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근본적으로 도시재생이 왜 필요한지, 어디부터 어떤 형태로 이뤄져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누구는 개발이익으로 수혜, 누구는 내쫒기는 갈등과 혼란”

남 국장은 “외국의 경우 도시재생 사업은 20~30년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의 정부안으로 이 사업이 추진되면, 일 년에 100개씩 예산을 뿌려 한꺼번에 사업을 추진하고 지자체가 예산을 타려는 사업으로 추진, 결국은 재생사업이 아닌 단기 일자리 사업으로 전락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리적인 환경개발이나 토건사업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주민여건 개선 등 다양한 사회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 욕구를 발굴해 지역주민이 주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는 주민들의 도시재생 요구를 수용해 선별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지원할 수 있는 행정체계와 재정을 마련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 국장은 “과거 정부의 유사 사업들처럼 대책없이 뉴딜사업이 진행된다면 누구는 개발이익으로 수혜를 보고, 누구는 내쫒기는 갈등과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며 “목표·개념·방식 등의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내고, 그 다음에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서 가야하기 때문에 현재의 방식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