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제품 1원에 응찰…정상적인 행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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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3천만원 제품 1원에 응찰…정상적인 행위인가 상품·용역 현저히 낮거나 높은 대가로 공급·구매…경쟁사업자 배제

기사입력2017-12-28 16:41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거래법 개념과 사례 ⑤불공정거래 행위 금지…3.경쟁사업자 배제]‘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불공정거래 행위중 ‘경쟁사업자 배제’는 ▲부당염매와 ▲부당고가매입이 행해지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부당염매는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함에 있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공급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로 공급함으로써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다. 부당고가매입은 부당하게 상품 또는 용역을 통상거래가격에 비해 높은 대가로 구입해 자기 또는 계열회사의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말한다.

캐드랜드…한국전력에 1원, 다른 업체엔 3340만원 거래

㈜캐드랜드는 국내 지리정보시스템(GIS) 관련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등을 거래하는 계약입찰 과정에서 부당하게 낮은 대가의 입찰가로 참여함으로써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 인정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캐드랜드는 지난 1995년 10월 한국전력공사의 배전설비자동화시스템 개발을 위한 지리정보시스템 소프트웨어 구매입찰에 쌍용정보통신㈜과 함께 참여했다. 그리고 입찰가를 세트당 1원에 응찰해 같은 해 11월 낙찰예정자로 결정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캐드랜드는 한국전력에 납품한 것과 동일한 제품을 1995년 국내 다른 수요처에 공급할 때는 세트당 3340만원의 가격으로 거래했다. 또 캐드랜드는 1993년 2월 입찰참여자 선정을 위한 예비검토시 한국전력에 제시한 가격은 세트당 2457만원이었다. 공정위는 이를 감안할 때 캐드랜드가 입찰시 제시한 입찰가 1원은 정상적인 가격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점유율 3위 유력사업자, 경쟁사업자 배제위해 부당염매

당시 해당건 입찰액을 포함, 향후 한국전력이 구매할 소프트웨어 관련구매 예상액은 총 200억원이었다. 입찰시점에서 지리정보시스템 시장규모가 100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캐드랜드의 행위는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가능성이 충분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또 한번 선정돼 사용 중인 컴퓨터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변경할 경우 그 변환작업에 많은 인력과 시간·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 변경이 어렵다는 점, 캐드랜드는 국내 지리정보시스템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10.4%로 점유율 순위 3위에 해당하는 유력사업자라는 점도 공정위가 제재처분을 내리는데 고려됐다.

이에따라 공정위는 캐드랜드의 1원 입찰행위는 부당하게 낮은 대가로 참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기의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했다. 공정위는 1995년 12월 캐드랜드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시정명령과 함께 시정명령을 받았다는 사실을 중앙일간지에 공표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