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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출자해 설립·운영하는 의료협동조합
조합원의 건강이 지역사회의 건강…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 기사입력2018-02-14 16:4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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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 인지동에 위치한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본점 ©중기이코노미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하 안성의료협동조합)을 수식하는 단어에는 전국 최초라는 단어가 유독 많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비자가 중심이 돼 안성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안성의료생협)을 설립했고, 전국 최초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주치의 제도를 도입해 운영했다. 또 의료시설로는 처음으로 사회적기업 인가를 받기도 했다.
안성의료협동조합의 역사는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안성시 고삼면 가유리에 농촌봉사활동을 온 연세대학교 기독학생회 소속 의사·학생들과 마을 청년회의 인연이 시작이었다. 의료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길을 나서야하는 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주말진료소는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안성의료협동조합 이기범 이사장은 80년대 후반 안성시(당시는 안성군) 농업경영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안성의료생협의 태동부터 함께해온 장본인이다. ©중기이코노미중기이코노미와 만난 안성의료협동조합 이기범 이사장은 80년대 후반 안성시(당시는 안성군) 농업경영인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안성의료생협의 태동부터 함께 해온 장본인이다.
“90년대만 해도 농촌지역 주민들은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죠. 아파도 그냥 참고 일을 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삶의 질도 그만큼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연세대 의료진에 의해 시작된 주말진료소는 주민들에게 햇빛과 같은 존재였죠.”
주민들의 필요에 의해 최초의 의료생활협동조합 탄생
1991년 10월 의료진들은 주말진료소로는 주민들의 의료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느끼고, 지역에 의료기관을 만들고자 안성진료회라는 의료인단체를 만들었다. 이듬해 11월에는 안성진료회와 주민들이 공동 출자해 안성의료원이 설립된다. 이후 지역주민과 의료인들은 안성농민의원 설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출자운동을 펼쳤다. 그렇게 1994년 4월 안성의료생협이 출범하며 한국 최초 의료생활협동조합이 탄생됐다.
생협치과의원에서는 값비싼 치과진료서비스를 조합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진=안성의료협동조합>
조합원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건강 소모임 '몸살림운동' <사진=안성의료협동조합>“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의 제정을 위해 우리 안성의료생협과 생협중앙회 등이 적극적인 활동을 해 1998년 드디어 법이 제정됐고, 우리 안성의료생협도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의한 비영리 특별법인으로 다시 태어났죠. 하지만 이 법을 악용한 사무장 병원들이 등장하고 의료생협의 취지를 훼손하는 사례도 생겨났습니다.”
안성의료생협이 설립된지 19년이 되는 지난 2013년, 지역주민의 건강권과 사회적 보건의료복지라는 공공성 가치를 지역사회에서 실현하기 위해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재창립한다.
처음 주말진료소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안성한의원, 안성농민의원, 안성의료생협, 안성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으로 여러차례 이름을 바꾸면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는 지역주민이 주인이라는 기본 의식이었다.
안성의료협동조합의 조합원은 6300여명. 이 이사장은 조합원의 직계가족까지 조합원으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안성의료협동조합을 이용하는 조합원은 1만8000여명이라고 추산했다. 안성시 인구의 10%에 해당한다.
“조합원은 병원에 필요한 의료기구를 결정하고, 이를 위해 함께 돈을 모으고 병원운영에 대한 사항도 공유합니다. 매월 발행되는 소식지에는 안성의료협동조합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기록해 조합원들에게 전해지죠.”
본점을 필두로 2개 지점 설립…양·한방, 치과진료까지
안성의료협동조합은 안성시 인지동 본점을 필두로 금산동의 ‘3동지점’과 공도읍에 ‘서안성지점’을 추가로 설립했다.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보다 가까이서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다. 양방과 한방진료가 가능하며, 생협치과의원에서는 값비싼 치과진료서비스를 조합원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한다.
“안성의료생협이 일반주민들을 대상으로 주치의 제도를 시작했죠. 당시만 해도 일부 부유층에서만 누리던 주치의를 안성의료협동조합 의료진과 조합원 간의 주치의 관계로 정착시켰죠.”
안성의료협동조합은 조합원과의 믿음과 협동을 기본으로 조합원에게 의료기관으로서의 약속을 제시하고 지켜나가고 있다. 우선 불필요한 진단과 치료를 하지 않고 적정진료를 하는 것이다. 또 환자에게 질병과 치료과정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환자의 건강관리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상담과 교육을 실시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를 위해서는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도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역사회 이웃을 위해 의료지원활동도 한다.
지역의 소외 이웃을 돕는 집고치기 활동 모습 <사진=안성의료협동조합>
환자의 건강관리와 재활을 위한 환자자조 모임 ‘해바라기 원예치료’<사진=안성의료협동조합>조합원의 건강이 지역사회 건강…사회적책임 다할 것
이와함께 환자의 건강관리와 재활을 위한 환자자조 모임을 운영한다. 또 심심축구단, 포크댄스교실, 건강체조교실, 산악회, 우쿨렐레, 걷기모임, 텃밭가꾸기 등 조합원들 간의 수많은 소모임을 운영하며 지역 네트워크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주고 있다.
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 활동목적에 동의하는 지역주민은 누구라도 가입할 수 있다. 최소 5만원 이상의 출자금을 내고 교육을 받으면, 출자한 조합원뿐 아니라 가족 모두가 조합원 자격으로 병원서비스와 각종 소모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안성의료협동조합 조합원이 건강해진다는 것은 마을이 건강해지고 우리 도시가 건강해진다는 의미죠.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 사회적협동조합으로서의 우리의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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