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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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정상회담 환영한다 긴장보다 평화·안정이 모두 살길…남북 공동번영 의제 정해야

기사입력2018-03-09 14:11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문재인 정부의 대북 특사가 예상치 않은 큰 성과를 냈다. 북 최고수뇌부의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중을 직접 확인했으며, 11년만에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좋은 소식을 들고 왔다. 미국과 대화 용의가 있음을 재확인했고, 대화기간 동안 추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의 재개도 없을 것이라는 확약도 받았다. 불편한 북미관계에서 방북의 성과를 미국에 설명해야 하는 우리 대표단의 발걸음도 한결 가볍게 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의 참가가 확정되면서 경색돼 있던 남북관계에 물꼬가 트였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답방 형식의 특사 파견으로 한반도 긴장을 풀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한 셈이다. 북미관계, 한중관계, 북일관계와 한러관계까지 모두가 북핵을 둘러싼 갈등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감안한다면, 남북이 마주 앉는다는 것만으로도 세계적인 큰 뉴스인 셈이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속도와 성과를 동시에 가져올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어리둥절하기까지 하다. 일각에서는 퍼주기나 모종의 굴욕적인 합의를 있었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근거도 없는 가짜뉴스 수준의 엉터리다. 오히려 남북 최고당국자가 한반도의 긴장을 풀어야 한다는 절박성과 평화안착이라는 인식을 같이 했다는 주장이 더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진심과 김정은 위원장의 파격적 결단, 모두 박수받을 만하다.

8일 서울 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 환영! 서울지역 각계각층 공동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남북정상회담 환영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한반도가 전쟁 직전의 위기로 치달은 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직접적인 원인이라 하더라도, 미 트럼프 정부의 북한 고립정책과 무력시위도 한몫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또 지난 이명박·박근혜 두 보수정권이 긴장해소와 평화를 위한 노력보다는, 대결 국면을 조성해 정권 유지에 활용한 측면이 강했다. 핵과 미사일로 국방력을 높이려는 북한, 견제하려는 미국, 긴장을 정치에 이용한 남한정부, 서로의 불협화음이 긴장을 키웠고 동계올림픽 개최 직전까지 선수들의 신변 안전을 걱정하는 나라가 생겨날 정도로 한반도는 위험한 곳으로 인식됐다.

문재인 정부는 대결보다는 대화를 택했다. 하지만 남북간의 훈풍이 곧바로 한반도에 봄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 건너간 대표단은 5월에 북미 정상간 만남을 성사시켰다.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중간선거를 목전에 둔 트럼프 정부로서는 전쟁과 대화, 어느 쪽이 유리한지 저울질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하나의 고비는 넘겼다고 하지만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북미의 해묵은 적대적인 관계가 하루아침에 풀렸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기는 하지만, 지난한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는 것이 국제관계다.

하지만 우리의 운명을 언제까지 남에게 맡겨 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남북 최고지도자의 결단으로 11년만에 정상회담을 합의했다. 이제 실질적인 제대로 된 의제를 설정해야 한다. 폐쇄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와 재가동도 정상회담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한다. 아울러 유라시아 구상과 러시아 가스관 공사 등 남북이 공동의 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경제공동체 논의도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

비록 등을 맞대고 살아간다고 해도 동전의 양면과 같은 남과 북이다. 전쟁보다는 평화가, 긴장보다는 안정이 남북 모두의 살길이다. 북의 막대한 자원과 노동력은 우리에게 블루오션인 셈이다. 또 남한의 기술력과 축적된 자본은 북에게도 번영을 가져다 줄 선물이다.

북에서 들려왔던 좋은 소식, 미국에서도 낭보로 이어졌다. 4월의 남북정상회담, 5월의 북미정상의 만남, 기다려지는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