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죄지은 만큼 죗값 받으라는게 국민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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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MB…죄지은 만큼 죗값 받으라는게 국민 요구 예전처럼 또 면죄부 준다면, 국민들의 ‘참담함’은 형언할 길 없어

기사입력2018-03-16 18:35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ㅣ다른기사보기

검찰청 포토라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참담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참담함으로 치자면 지켜보는 국민들이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키고 국정농단의 죄를 물어 구속시킨 초유의 사태는, 국민들에게는 단지 승리의 기쁨만이 아니었다. ‘이게 나라냐’는 분노와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참담함이 먼저였다.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이 온갖 비리혐의로 검찰청 포토라인에 선걸 봐야하는 국민들은 참담하다. 대통령을 잘못 뽑은 업보라는 생각마저 든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혐의는 한둘이 아니다. 다스의 실소유주 논란, 도곡동 땅 차명재산 의혹,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뇌물성 특수활동비 17억여원, 다스 소송비 60억원을 대납받았다는 의혹, 우리금융지주 이필성 회장의 뇌물 22억원, 대보그룹 뇌물 5억원 등 모두 20여개 권력형 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개인비리 혐의를 들춰내 포토라인에 세운다고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비리를 덮는게 자유한국당이 원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헌정사에 큰 불행이라고 평가했다. 일면 맞는 말이다. 국민들 가슴 속에 존경할만한 대통령으로 기억되지 않고, 학살과 온갖 비리로 통과의례처럼 구속되는 역사의 반복은 헌정사에 불행한 일이다. 그러나 이 모든 문제가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란 지적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미래도 밝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 또한 근거 없는 저주에 가깝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서는 것이 헌정사에 큰 불행이라 말하기에 앞서, 같은 정당에 몸담고도 온갖 비리를 방관해온 자신의 이력에 대한 반성이 먼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위해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출석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유용 및 민간으로부터 불법자금 수수 혐의, 다스를 통한 수백억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받고 있다.<사진=뉴시스>

보수정권 10년. 대한민국은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국정원 특수활동비가 정권의 쌈짓돈처럼 쓰였다. 정권유착으로 기업으로부터 온갖 뇌물을 받았다. 정권을 창출한게 아니라 이권을 만들었다는 농담이 빈말이 아니다. 진보·보수를 떠나 이런 정권에 의해 10년동안 나라가 휘둘렸다는게 참담하고 헌정사에 큰 불행이다. 정치보복이라고? 웃기는 소리다. 국민들의 분노는 포토라인에 머물지 않는다.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80%에 가깝다.

국정농단과 정경유착. 결국은 국민의 호주머니를 터는 도둑질이다. 기업하기 좋은 정책이라고 강변했던 고환율 정책은 국민들을 물가고에 몰아넣었다. 각종 노동정책·일자리 정책은 기업에 저임금 노동자를 공급하면서, 손쉽게 해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을 뿐이다. 해외자원개발, 4대강사업이 기업에 이익을 몰아주고, 국고를 탕진했다는 것 또한 밝혀진 사실이다. 기업이 정권에게 바친 뇌물은, 국민에게 돌아가야 할 몫을 정권이 기업에 몰아준 답례였다.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대다수 국민들이 가계빚에 허덕이는 건 경기 탓이 아니라 보수정권 10년 정경유착의 범죄 때문이다.

전직 두 대통령이 동시에 수감되는 현실, 대한민국 역사에서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100억원 이상의 뇌물을 받고도,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면죄부를 받는다면 더 부끄러운 일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청 포토라인에서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악어의 눈물 같은 궤변이다. 민생경제의 어려움을 없애려면 정권유착의 단죄가 먼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범죄와 견줘도 결코 작지 않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범죄, 죄지은 만큼 죗값을 받으라는게 국민들의 요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