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중소상인은 뒷전인 4월 임시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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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중소기업과 중소상인은 뒷전인 4월 임시국회 종료 앞두고 처리법안 ‘0’…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어야 한다

기사입력2018-04-27 10:46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티끌모아 티끌이다. 계란은 바위에 부딪히면 깨진다.

4월 임시국회가 다음달 1일 끝난다. 아직 처리한 법안은 하나도 없다. 이른바 ‘개점휴업’이다. 민생법안은 논의조차 못했다. ▲계약갱신청구권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등 자영업자가 안정적으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상가임대차법 개정안, ▲중소기업 시장영역을 대기업으로부터 보호하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 ▲중소상공인 영업을 침해하는 대규모점포 입점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등이 대표적이다.

임시국회 파행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시작은 방송법이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 통과를 임시국회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해당 법안은 공영방송 이사회를 현행 KBS 여당 7명 야당 4명, MBC 정부여당 6명 야당 3명에서 여당 7명, 야당 6명으로 바꾸는 게 골자다. 공영방송에 대한 야당입김이 세지는 셈이다. 지난 정권시절 자유한국당이 극구 반대한 내용이다. 자유한국당은 공수가 바뀌자 주장을 뒤집었다. 민주당은 국민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새롭게 논의하자며 방송법 개정을 거부했다.

점입가경.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논란이 불거졌다. 의원시절 외유성 출장과 기부행위가 위법 의혹을 받으면서 야당공세를 받았고, 결국 취임 2주만에 물러났다. 이 시점에 이미 4월의 반이 지났다. 드루킹 사건은 화룡정점. 매크로 조작 범인으로 민주당원이 지목됐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횡재다. 역시나 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극적인 한반도 분위기 전환은 또 어떤가. 자유한국당은 오는 지방선거 슬로건을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로 정했다.

이쯤 되면 민생은 티끌이요, 계란이다. 앞서 언급한 빅이슈들이 결코 하찮은 내용은 아니나, 민생법안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러나 적어도 국회에선 뒷전이다.

지난 24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경제민주화네트워크, 맘편히 장사하고픈 상인모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 시민단체와 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정쟁에 의한 국회 공전사태로 민생입법 처리를 지연시키는 건 서민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다”, “불필요한 정치적 논쟁을 중단하고 지체없이 국회를 정상화해, 민생법안 처리 등 국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을 촉구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큰 틀에서 보면 모든 기사는 시민을 대변하고 정부 및 국회에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상가임대차법, 생계형적합업종특별법, 유통산업발전법 등은 하루이틀 논의된 사안이 아니다. 이해당사자와 시민단체가 수년간 요구한 끝에 마련된 법안이다. 입장은 다를지언정, 수많은 기사가 이 논의 과정을 다루고 국회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을 터다. 그런데 정작 국회는 또 허송세월로 임시국회 막을 내릴 판이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을 이끌 주역은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이다. 티끌은 태산이 되고,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