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중소형 카드수수료 차별 “위법” 소송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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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대형-중소형 카드수수료 차별 “위법” 소송 채비 대형마트보다 수수료 1%p 안팎 높아…한국마트협회 김성민 회장

기사입력2018-08-01 17:30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형마트는 정부지원을 원하지 않는다. 잘못된 제도를 개선해 불공정만 해소하면,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 부지런히 뛰어 최저임금 인상을 이겨내고 고용창출도 더 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와 만난 한국마트협회 김성민 회장은 가장 큰 부담이면서 중형마트가 겪는 불공정 사례로 카드수수료를 꼽았다. 그는 카드수수료 산정방식 변경, 우대수수료 적용구간 확대 등 정부 정책과 관련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수수료 산정방식 정률제로 변경…“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한국마트협회는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과 함께 민생정책간담회를 열고 카드수수료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사진은 한국마크협회 김성민 회장이 운영하는 중형마트. ©중기이코노미

정부는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는 방안으로 카드수수료 산정방식을 변경했다. 결제금액과 무관하게 결제건당 밴수수료를 적용하던 정액제에서, 결제금액에 비례해 부과하는 정률제로 전환, 지난 3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수수료를 건별로 매기면 편의점, 슈퍼, 제과점 등 소액결제가 많은 매장에 높은 수수료율이 적용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밴수수료비용은 카드결제시 승인·매입 업무를 처리하는 밴사에 카드사가 지급하는 비용으로 적격비용에 포함된다. 적격비용은 카드수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다. 밴수수료 인하를 통해 적격비용을 낮춰 결과적으로 수수료를 손보겠다는 의도다. 정부는 정률제 도입으로 수수료율이 기존 2.5%에서 2.3%로 떨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예상대로 김성민 회장이 운영하는 마트도 카드수수료가 낮아졌다. 김 회장이 카드사로부터 받은 수수료율 변경내역을 보면, 비씨카드와 하나카드의 경우 기존 2.5%에서 각각 2.24%, 2.30%로 낮아졌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꼼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회장은 “미흡하다. 시늉만 하고 마는 꼴이다. 고작 0.2%포인트 하락에 그치는 미봉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인하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며 “카드를 가장 많이 쓰는 업종인 마트에서 카드수수료를 내려주고 다른 업종에서 올린다”고 설명했다.

정률제 전환으로 수수료 인상 피해를 봤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자영업자 단체들이 주최한 간담회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인태연 회장은 “정률제를 적용하면서 수수료가 기존 1.98%에서 2%대로 올라섰다”며 “정률제는 꼼수다. 풍선효과가 발생한다. 카드사는 한 곳에서 빠진 수수료를 다른 곳에서 더 걷어 채운다”고 말했다.

김성민 회장은 정부가 카드수수료를 바라보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부는 지난해 우대수수료율 적용구간을 확대했다. 정부입장에서는 수수료 인하를 위한 조치를 취하긴 해야겠는데, 카드사가 수익이 낮아져 어렵다고 하니 보여주기식으로 내놓은 대안이 구간확대”라며, “영세가맹점에 대한 혜택은 공감하지만, 5억원이상 가맹점으로선 실효성이 없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한국마트협회 김성민 회장은 “중형마트는 정부지원을 원하지 않는다. 잘못된 제도를 개선해 불공정만 해소하면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정부는 우대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연매출 2억원이하 영세가맹점과 2억~3억원 중소가맹점 구간을 각각 3억원이하와 3억~5억원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김 대표에 따르면, 카드사 총 매출액에서 연매출 5억원이하 가맹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이다. 나머지 80%는 5억원이상 가맹점에서 발생하는데, 우대수수료율 인하와 구간확대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대형마트-중형마트 차별은 현행법 위반…집단소송 준비

중형마트의 가장 큰 불만은 대기업과의 차별이다.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정재호 의원실이 발표한 ‘20대 기업 카드수수료 현황’ 자료를 보면, 국내 20대 대기업 가맹점 평균 수수료는 1.38%로 전체 평균 가맹점 수수료인 2.09%보다 낮다. 김성민 대표가 운영하는 마트의 경우 최대수수료율은 2.5%다.

또 최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8개 카드사가 지난해 지출한 마케팅 비용은 총 6조1000억원으로, 2016년 5조3000억원에서 8000억원이 급증했다. 김 회장은 “8개 카드사가 출혈경쟁을 하면서 대기업에 쏟아부은 돈을 중형마트에서 뽑아내는 행태를 보인다”며, “마케팅으로 막대한 비용을 써놓고, 수수료 인하 여력이 없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기업과의 차별과 불공정을 해결하기 위해 마트협회는 법적대응을 준비중이다. 현행 여신전문금융업법 제18조의3을 보면, ‘카드사는 신용카드가맹점과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가맹점수수료율을 정해야 하며, 부당하게 가맹점수수료율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동법 제18조의2 제2항에 의하면, 금융위원회는 카드사가 합리적으로 계약을 체결·유지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카드사에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처벌조항 없이 금융위에 처분을 위임하고 있다.

김성민 회장은 “금융당국 의지가 부족하다. 법을 만들어 놓고 감독을 안한다”며 “협회차원에서 집단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카드사가 중형마트를 차별해 더 가져간 수수료를 돌려달라는 반환청구소송이다. 자율적으로 참여한 200~300개 업체로 소송인단을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드수수료가 임대료 초월…고용유지·창출 위한 대책 시급

김성민 회장은 이와함께 최저임금 인상으로 고용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운영하는 중형마트 연매출은 약 200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 규모다. 매출에서 대략 9%에 해당하는 18억원 정도가 40~50명 인건비다. 임대료는 3억6000만원 수준으로 약 1.7%, 카드수수료는 체크카드를 포함해 5억원 안팎으로 약 2.3%를 차지한다. 카드수수료가 임대료를 넘어선다.

김 회장은 “규모는 각기 다르겠지만, 카드수수료가 임대료를 웃도는 매장이 적지 않다. 현재 고용을 유지하고 앞으로도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를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게 시급하다는 얘기다.

한국마트협회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법정단체로 허가를 받았다. 정·준회원 포함 총 28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고 있다. 현재 불공정한 카드수수료 개선을 통한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해 청와대 국민청원을 진행중이다. 청원마감은 오는 4일로 지난 31일 기준 약 6만명이 공감을 보냈다. 이와관련 김성민 회장은 “협회 회원 대부분이 50대이상 중장년층이다 보니 SNS활용에 미흡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