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한 담합’ 공정위 안 거치고 고발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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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중대한 담합’ 공정위 안 거치고 고발 가능해진다 형사처벌감면·신고자 정보공유 등 자진신고제 보완책도 마련

기사입력2018-08-21 18:00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가 일부 중대한 담합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제를 폐지한다. 공정거래법 관련사건의 경우 기존에는 공정위가 고발해야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었다. 공정위가 전속고발권 행사에 소극적인 탓에 규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전속고발제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공약이기도 하다.

21일 법무부와 공정위는 전속고발제 폐지에 합의했다. 다만, 공정거래법 관련사건 모두에 적용하는건 아니다. 전속고발제가 폐지되는 사건은 가격담합, 공급제한, 시장분할, 입찰담합 부분으로 제한했다. 양부처는 공정거래법상 민사, 행정, 형사 등 법체계를 종합적으로 감안해 4가지 유형을 선별했다. 가격이나 입찰담합 등은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할 기회자체를 박탈해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며, 비효율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행위로서 형사제재 필요성이 높다는 설명이 따른다.

전속고발제 폐지로 누구나 공정위를 거치지 않고 고발이 가능해, 자신신고제가 무색해진다는 지적에 따라 양부처는 보완책을 마련했다. 자진신고제는 담합에 참여한 기업이 자진신고하면 처벌을 경감, 면제하는 제도로 공정위가 운영한다. 담합행위는 은밀하게 실행되기 때문에, 내부자의 자진신고가 중요한 단서가 된다. 기존에는 소송수행 등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자진신고자 관련정보를 공정위가 누설할 수 없도록 해 신고자를 보호했다.

<그래픽=조한무 기자> ©중기이코노미

법무부와 공정위는 자진신고자에 대한 행정처분뿐 아니라 형사처벌도 감면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을 마련한다. 1순위 자진신고자의 형을 면제하고, 2순위 자진신고자의 형은 감경하도록 했다. 자진신고자의 충실한 수사협조를 담보하기 위해, 검찰수사 및 재판에 협조한 경우에 한해 형벌을 감면한다. 자진신고로 공정위로부터 처벌을 감면받은 후 자진신고자가 소송에 협조하지 않으면 행정면책을 취소한다.

검찰과 공정위가 자진신고 정보와 수사자료를 공유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도 마련한다. 자진신고 접수창구는 공정위로 단일화한다. 공정위는 검찰이 자진신고 접수 이메일 계정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해, 자진신고 관련정보를 실시간 공유한다.

일반적인 자진신고 사건은 공정위가 우선조사하며, 원칙적으로 13개월내에 조사를 마치고 관련자료 등을 검찰에 송부한다. 다만, 국민경제에 심대한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거나, 국민적 관심과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자진신고 사건은 검찰이 먼저 수사할 수 있다.

자진신고 신청을 접수하면, 공정위는 신고내용에 대한 의견과 검토자료 등을 검찰에 송부한다. 검찰은 자진신고 신청자에 대한 형사면책을 판단할 때 공정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도록 했다.

이번에 발표한 합의사항에는 국회 입법절차를 거쳐 공정거래법을 개정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공정위는 연내 국회에 제출예정인 공정거래법 전면개편안에 해당사항을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