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간 ‘평화협정’, 국회 비준동의 대상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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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남북간 ‘평화협정’, 국회 비준동의 대상 아니다 남북합의서 등 안정적인 남북경협을 위해 비준동의 대상 확대해야

기사입력2018-09-18 15:11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16년 2월, 박근혜 대통령은 느닷없이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국회동의도 거치지 않았다. 개성공단에 참여한 사업자들은 설비도 처분하지 못한 채 남한으로 넘어와야 했다. 막대한 손실을 입었지만 보상은 미진한 실정이다.

안정적인 남북경협을 위해 남북합의서를 제도화해야

안정적인 남북경협을 위해 남북합의서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남북합의서가 국회 비준동의를 거치면, 합의서 파기시에도 국회 동의를 거쳐야 한다. 또 국회가 비준한 합의서는 법적 효력을 갖지만, 국내법상 효력은 여전히 불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법은 중대한 재정부담이 따를 경우에만 국회 비준동의를 얻도록 규정하는데,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사업자 손실에 대한 국가보상을 법률에 명확히 규정하는 방안이 따른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주최한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위한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수륜아시아 법무법인 김광길 변호사는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사업 재개와 발전을 위해서는 정치·군사적 문제의 진전에 따른 대북 경제제재 완화도 필요하나 이는 필요조건중 하나다.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경협사업을 위해서는 법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며 “경협사업에는 남북합의서, 남한 법률, 북한 법률이 중첩적으로 적용된다. 경협에 걸맞은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8일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주최한 ‘한반도 신경제구상을 위한 법제도 개선 토론회’에서 수륜아시아 법무법인 김광길 변호사는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경협사업을 위해서는 법제도 보완이 필요하다. 경협사업에는 남북합의서, 남한 법률, 북한 법률이 중첩적으로 적용된다. 경협에 걸맞은 법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어 김광길 변호사는 “90년대 초반부터 남북교류가 있어 왔지만, 중단과 재개를 반복했다. 개성공단이 대표적이다. 안정적인 경협을 위해 어떤 법제도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남북합의서를 채택하고 발효할 때, 법제도의 틀 내에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비준에 따른 합의서도 법적 구속력은 애매

남북합의서 제도화는 비준을 통해 이뤄진다. 비준은 외국과 맺은 조약을 대통령이 최종 동의하는 절차로 국회 동의가 얻어야 한다. 김광길 변호사는 “남북합의서 제도화는 남북간 체결된 합의서를 국회 동의를 거쳐 법적 효력을 발생시키겠다는 것인데, 의미가 불명확하다”며 “국내법과 동일하게 남북합의서를 근거로 국민이 직접 법원에 정부를 상대로 어떤 권리를 청구하거나, 국내법의 효력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남북합의서 구속력을 남북 간에만 인정할 수 있고, 국민이 직접 국가를 상대로 법원에 남북합의서 효력을 주장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남북간 기본적인 관계에 관한 필요사항을 규정한 남한법률로는 남북관계발전법이 있으나, 남북합의서의 효력에 대한 내용은 미흡하다. 김광길 변호사는 “남북관계발전법은 남북합의서의 국내법적 효력에 관해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국내법적 효력을 부여하지 않은 채, ‘남한과 북한사이에 한해 적용한다’는 조항에 따라 남북관계에 대외적 효력만을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하는게 타당하다”며 “합의서는 국내적 효력은 없으며 남북관계에서만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인데, 대통령은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 합의서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다만, 국회 비준동의를 얻은 합의서는 국회동의를 거쳐야 정지가 가능하다.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르면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는 국회 비준동의를 얻어야 한다.

<자료=국가법령정보센터>

비준동의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통인 한명섭 변호사는 “남북한이 체결한 평화협정은 합의서 성격을 갖는데, 남북관계발전법상 국회 비준동의 대상이 아니다. 평화협정과 같이 중요한 사안이 국회 비준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한명섭 변호사는 “국회 비준동의 규정의 법적 성격에 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남북합의서 효력정지에 대한 국회동의나 해제 요구 등 절차적 문제, 남북합의서 효력정지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업자에 발생할 경우에 대비한 손실보상의 법적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자 손실에 대한 국가보상 법률에 규정해야

김광길 변호사도 “이미 승인된 협력사업 범위를 조정하거나, 아예 사업 자체를 취소시킬 필요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면 UN 대북제재 결의를 집행하기 위해 당사자 귀책사유 없이 사업을 조정 또는 취소시키는 경우다. 국가 손실보장에 대한 근거규정을 마련해 투자안정성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며 “남북교류협력법에 ‘사업 조정으로 손실은 입은 자는 통일부장관에게 정당한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규정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