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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피해, 가맹본부도 책임 부담해야 한다
상가임대차법·대규모유통업법·인터넷전문은행법 20일 국회통과
- 기사입력2018-09-21 15:05
조한무 기자 (chohm0113@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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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정우현 전 회장의 경비원 폭행.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프랜차이즈 대표의 갑질 사건은 본사뿐 아니라 가맹점에게도 재앙이다. 가맹본부 대표가 비상식적 만행으로 구설에 오른 기업의 제품을 누가 사고 싶겠나.
지난해 6월, 여직원 성추행 사건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호식이두마리치킨 최호식 전 회장이 허리를 굽혀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 피해 가맹본부도 부담
내년부터는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 피해를 가맹본부도 부담해야 한다.
가맹본부나 임원이 위법행위나 가맹사업 명성·신용을 훼손하는 등 사회상규에 반하는 행위를 저질러 가맹점주 매출감소 등 손해가 발생하면, 가맹본부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점을 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한 가맹거래법 개정안이 20일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내년부터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가맹본부 임원의 위법, 부도덕한 행위로 해당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돼 가맹점주가 매출급감 등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가맹점주는 가맹본부에 책임을 묻지 못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개정 가맹거래법이 시행되면, 가맹점주에게는 가맹본부나 임원의 일탈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가맹본부로부터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보다 확실히 해 주면서, 가맹본부측에게는 관련일탈행위를 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형유통업체 위법행위에 따른 납품업체 손해. 최대 3배 손배 책임
20일 본회의를 통과한 대규모유통업법도 공정위 소관법률이다. 개정안은 대형유통업체의 ▲상품대금 부당감액 ▲부당반품 ▲납품업체 등의 종업원 부당사용 ▲보복행위 등으로 납품업체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납품업체가 피해금액의 최대 3배까지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대형유통업체 위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납품업체는 손해액만큼만 배상받을 수 있다. 이번 법개정을 통해 납품업체 피해가 중대한 4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받을 수 있도록 배상범위를 확대했다.
한편 이날 국회는 주요 쟁점법안이던 상가임대차보호법과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도 처리했다.
상가임대차법 개정안에서는 ▲계약갱신 요구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확대 ▲권리금 회수기회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 ▲권리금 보호대상에 전통시장 포함 ▲법률구조공단 및 지자체에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계약체결후 지3-4년이 지난 임차상인, 쫓겨날 가능성 높다
임차상인이 수년간 요구해 온 내용이 담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미비점이 있어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임차상인이 안정적으로 장사할 수 있도록 계약갱신요구기간을 최소한 10년이상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를 일부 담았지만, 해당조항을 법시행후 최초로 체결되거나 갱신되는 임대차부터 적용하도록 함으로써 계약갱신기간 확대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말았다”며 “이 법대로라면 1년 계약을 맺은 1-4년차의 임차상인은 계약갱신 요구기간이 10년으로 확대되지만, 4-5년차인 임차상인은 이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되고 2년 계약을 맺은 3-5년차인 임차상인들 또한 이 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게 된다. 이들 임차상인의 경우 새로 계약을 갱신하면 건물주 입장에서는 계약기간을 10년간 보장해야 하고 차임 또는 보증금을 연 5% 이상 올리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계약갱신을 하지 않고 일단 계약종료 후 차임과 보증금을 5% 이상 크게 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상가임대차 계약을 맺은지 3-4년이 지난 임차상인들의 경우 쫓겨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거나, 5% 이상 크게 오른 차임과 보증금을 감당해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이어 “최소한 계약갱신요구기간 확대조항을 현재 진행중인 모든 상가임대차계약에 적용하도록 하고, 철거재건축시 우선입주권 또는 퇴거보상비 보장, 환산보증금 폐지, 권리금 보호대상에 대규모점포 및 준대규모점포 포함, 권리금 회수 방해행위 예외사유인 ‘비영리 1년6개월’ 규정삭제 등을 추가로 입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터넷전문은행특례법에 대해선 실효성은 불투명한 반면, 우려되는 부작용은 심각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재벌은행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 대통령이 서명 거부해야
인터넷전문은행법 골자는 은산분리 완화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산업자본 지분 상한을 기존 은행법 기준 4%에서 34%로 높이도록 했다. 은산분리 완화대상은 법률에서 제한하지 않고 경제력 집중 억제, 정보통신업 자산비중 등을 감안해 시행령에서 규정한다. 은행의 사금고화 우려를 감안해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해서는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와 대주주 지분취득을 전면금지하는 한편, 중소기업을 제외한 법인에 대한 대출을 금지하고 비대면을 원칙으로 하는 등 인터넷은행의 영업범위도 규정했다.
참여연대는 인터넷전문은행법이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지난19일 성명을 발표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면서 “은산분리특례대상을 법률에 규정하지 않고 시행령으로 정하는건 향후 재벌에게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의 근거를 마련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개혁 정책이자 새로운 적폐의 시작이다. 정권에 따라 언제든 시행령을 변경해 재벌은행을 허용할 수 있고, 은산분리 원칙을 사실상 전면적으로 훼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금융정의연대·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21일 인터넷전문은행법이 문재인 대통령 후보 시절 공약과 배치된다며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대선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은산분리원칙 준수를 약속해놓고도 인터넷은행특례법 처리를 밀어붙였다. 은산분리원칙은 50여년간 한국 산업자본의 금융자본소유를 막는 방패막이로 기능해왔는데, 국회는 제대로 된 토론 한번없이 일거에 이 원칙을 무너뜨렸다”며 “문 대통령은 스스로 공언한 것과 달리 재벌은행의 탄생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에 서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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