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중…현대건설기계, 국감에서 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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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공정위 조사중…현대건설기계, 국감에서 위증 부당지원 통한 대리점 통폐합…現重 정기선 부사장 지분늘리기 의혹

기사입력2018-10-22 19:5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대건설기계 대리점을 운영했던 박영홍 대표는 “현대건설기계가 광주광역대리점을 지원하는 이유는 현대건설기계 또는 특수관계인이 광주대리점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투자해 새로운 판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현대건설기계 대리점을 운영했던 대리점주 5명은 지난 4월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 현대중장비㈜(광주대리점)를 상대로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부당지원행위를 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이 광주대리점을 부당하게 지원함으로써 다른 대리점을 고사시켰다는 주장이었다. 공정거래법 제23조제1항제7호나목은 사업자가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공정한 거래를 저해하는 행위를 부당지원행위로 금지하고 있다.

2016년 위탁판매 방식에서 재판매 방식으로 전환

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4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건설장비 사업부문을 이어받아 설립됐다. 분할 이전 현대중공업은 전국 29개 대리점과 계약을 체결하고 위탁판매 형식으로 건설장비를 판매했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광역화사업’을 추진하며, 같은 해 말 기존의 위탁판매 방식을 대리점이 물건을 구매해 판매하는 재판매 방식으로 변경했다.

광역화사업 추진 과정을 통해 현대건설기계의 전국 대리점은 광주대리점 한 곳으로 통합되기 시작했다. 대리점계약의 당사자가 현대건설기계에서 광주대리점으로 바뀐 것이다. 이 과정을 거쳐 올해 초, 현대건설기계와 직접 계약을 유지한 대리점은 북부대리점·강릉대리점·전북중부대리점 등 3곳만 남았다. 이마저도 현대건설기계는 3월말 이들 3개 대리점에 계약기간 만료로 4월30일자로 대리점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증명을 보내고, 11월30일까지 사업을 마무리하라고 통보를 했다.

이와관련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출석한 정준철 현대건설기계 영업본부장(전무)의 위증논란도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정 전무에게 “계약해지된 사업장 중 전북중부대리점이 계약유지를 위해 10억의 대출을 받아 정비공장을 차렸는데, 올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했느냐”고 물었다.

전재수 의원, 현대건설기계 영업본부장에 대해 위증죄 고발 요청

전 의원의 질문에 정 전무는 “저희들이 계약종료 노티스를 보내지 않았다”며 “지금도 영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지난 5월3일 현대건설기계가 전북중부대리점 등에 보낸 공문을 제시하며, “전북중부대리점과의 계약을 2018년 4월30일자로 만료하고 계약이 종료된다고 명쾌하게 명시를 하고 있다”며 “제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현대건설기계와 직접 계약되어 있는 대리점은 광주대리점뿐”이라며 민병두 정무위원장에게 위증죄 고발을 요청했다.

현대건설기계는 3월 말경 세 곳의 대리점에 4월 30일자로 대리점 계약이 만료해 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고, 11월 30일까지 사업을 마무리하라는 통보를 했다. 이 세 곳은 광주대리점과의 재판매 대리점 계약을 거부한 곳이었다. <자료=현대건설기계 대리점주협의회>

현대건설기계, 광주대리점 부당지원해 계약 일원화

현대건설기계 대리점주들은 광주대리점으로의 계약 일원화에는 현대건설기계의 차별적인 부당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한다.

현대중공업 등을 공정위에 신고한 대리점주들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는 현대건설기계가 광역화사업의 거점인 광주대리점에 2%의 추가지원금을 지급했다. 1억원이 넘는 건설장비에서 2%이상 추가지원금을 지급함으로써 광주대리점은 다른 대리점보다 200만원이상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가격경쟁에서 뒤져 경영난에 직면한 제주, 순천, 대전, 세종, 용인, 평택, 수원, 의정부 대리점 등을 광주대리점이 인수하는 방식으로 흡수 통합했다. 아울러 대리점계약을 해지하는 대리점주에게 해당대리점 영업지역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고, 광주대리점으로 넘겨주는 방식으로 광주대리점을 키웠다.

현대건설기계가 올해 2월 '가격인상 및 판매장려금' 안내문. 광역화 장려금 지급기준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료=현대중공업대리점주협회>

전 의원, ‘정기선 부사장의 지분 상승을 위한 일’ 의혹 제기

현대건설기계 대리점을 운영했던 박영홍 대표는 “현대건설기계가 광주광역대리점을 지원하는 이유는 기존의 ‘현대건설기계→일반대리점’의 관계를 ‘현대기계→광주대리점→일반 대리점’ 관계로 변경시키고, 현대건설기계 또는 특수관계인이 광주대리점의 지분을 매입하거나 투자해 새로운 판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가 제기한 판매법인 설립 의혹은 이번 국감에서도 쟁점이 됐다. 민주당 전재수 의원은 15일 국감에서 현대건설기계 정 전무에게 “광주대리점만 남도록 한 이유가 현대건설기계 또는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이 합작법인을 설립하기 위함인가”라고 질의했다. 이어 전 의원은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갖고 있는 그룹 계열사가 합작법인의 주식을 취득해 정기선 부사장의 그룹내 지배력을 강화시키려고 하는 등 사실상 지분 상승의 과정”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건설기계 “토탈서비스 구축 위해 광역화 한 것. 광주대리점 지원사실 없다”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특정 대리점에 지원한 사실은 없다”며 “건설기계시장이 치열하다보니 대리점에서 장비구매, AS, 부품구매까지 할 수 있는 토탈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회사 정책적인 이유로 광역화를 추진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고객의 안전과 신뢰를 위해 수년 전부터 정비공장 면허를 갖추고, 정비시설을 확충해 달라고 대리점에 요청해왔고, 그래서 시설투자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은 자금력이 있거나 노하우가 있거나, 판매가 많은 다른 광역화된 대리점들과 연합을 하는 상황”이며 “광주대리점이 영업력이 뛰어나고 인지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쪽으로 연합을 하거나 그 밑으로 들어가려고 한 것 같은데, 그 사람이 어떻게 대리점주들을 설득했는지는 저희도 모른다”고 말했다.

광주대리점 대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대리점들이 광주대리점에 소속된 것은 우리가 권리금을 주고 사는 경우도 있고 건별로 다 다른 상황이라며, 현대건설기계가 지시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판매법인 설립 의혹에 대해서는 “두산인프라코어가 12%의 지분을 보유한 판매대리점을 운영하는 것처럼, 우리도 그런 형태의 판매대리점을 만들자고 제안을 했지만, 현대건설기계가 참여를 안한다고 결론이 난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