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필드 하남·고양 상권영향평가서 ‘복사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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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스타필드 하남·고양 상권영향평가서 ‘복사본’ 우원식 의원, ‘왜곡·부실 보고서 지자체에 제출해 복합쇼핑몰 개장’

기사입력2018-10-29 19:3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9일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국정감사에서 “대규모 유통사업자들이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를 보면 부정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고 마치 ‘추진 결의문’ 같은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점과 고양점이 각각 하남시와 고양시에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는 지역상권에 부정적인 대목은 아예 생략한채 기술됐으며, 심지어 두개의 평가서는 복사본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복합쇼핑몰 입점에 앞서 사업자가 해당지자체에 제출하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가 형식에 그쳐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29일 산업통상자원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유통산업발전법 제8조는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해 지역상권에 미치는 부정적·긍정적 영향을 적시하도록 규정했음에도, 실제 유통사업자들이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에 부정적인 내용은 하나도 없고 마치 ‘추진결의문’ 같은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가장 큰 타격 큰 외식업·의류·패션업은 분석대상에서 제외

성윤모 중기부장관은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들이 실질적으로 보고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한 시행규칙 개정도 신속하게 추진했다”고 답했다. ©중기이코노미

신세계가 제출한 상권영향평가서에서 따르면 스타필드 입점은 하남시·고양시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었다. 하남시·고양시는 소규모 점포 중심의 상권 특성을 가져, 스타필드 입점으로 최근 다변화된 소비자의 상품소비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다. 더욱이 기존 상권과 충돌하지 않고, 상품의 중복성 또한 적었다. 스타필드 출점에 따른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가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스타필드 개장에 따른 주민고용 등 지역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게 상권영향평가서 결론이다.

거짓말 수준의 결론 그 자체도 문제지만, 상권영향분석 대상에서 외식업·의류·패션업 등 스타필드와 경합하는 중복업종은 아예 제외했다. 스타필드 입점에 따라 가장 타격을 받는 이들 업종의 피해를 기술한 대목이 상권영향평가서에 한줄도 없었다.

상권영향평가서 내용도 부실했지만, 관련법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산업부 시행규칙에 따라 상권영향평가서에는 기존상권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모두 고려해 객관적·종합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그러나 신세계의 상권영향평가서에는 복합쇼핑몰 도입의 필요성만 있을뿐, 기존상권의 침해 정도에 관한 분석은 전혀 없었다.

우 의원은 “산업부 시행규칙 작성기준에 따라 상권영향평가서에 포함된 수치와 평가내용 등은 출처와 산출·평가 근거를 명확하게 제시해야한다”며 “신세계가 제출한 평가서 어디를 봐도, 자체연구 및 용역을 통해 확인한 내용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신세계 스타필드 하남 주변상권 ‘내몰림’ ‘빨대효과’ 발생

부실한 상권영향평가서에 따라 탄생한 스타필드 하남이 기존상권을 초토화시킨 것은 예정된 결과다. 스타필드 하남의 주변 상권영향을 분석한 중소기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복합쇼핑몰 근거리에서는 기존의 소상공인을 퇴출하는 ‘내몰림 현상’이 발생했다. 또 복합쇼핑몰에서 멀리 거주하는 소비자가 복합쇼핑몰 및 인근점포를 이용하면서, 원거리상권마저 흡수하는 ‘빨대효과’도 나타났다.

시도별 초대형쇼핑몰 출점 현황 및 스타필드 입점 예정지

<자료=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스타필드 하남은 상권영향평가서에서 약속한 고용계획도 지키지 않았다. 최초 7000명을 약속했지만, 총 4753명만 고용했다. 그 마저도 신세계의 직접 고용 정규직은 7.8%인 373명뿐이었다. 이들 정규직중 하남 시민은 전무했다.

스타필드 하남 평가서를 재탕한 스타필드 고양 평가서

무엇보다 심각한 대목은 신세계가 하남시 상권영향평가서를 사실상 숫자만 달리해 고양시에 제출, 이에 근거해 스타필드 고양점이 문을 열었다는 사실이다. 토마스컨설팅이 작성한 하남·고양 평가서는 거의 동일한 내용과 문구, 형식을 빌려 지역상권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외면하고 복합쇼핑몰 입점의 타당성만 서술했다.

신세계 스타필드 ‘재탕’ 상권영향평가서

<자료=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

우 의원 “스타필드 하남 상권영향평가서는 ‘사업 찬성 보고서’나 다름없다”

우 의원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스타필드 하남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는 오히려 사업자의 입장에서 복합쇼핑몰이 들어서야 하는 이유를 열거한 ‘사업 찬성 보고서’나 다름없다”며 “인근 지역의 수많은 중·소자영업자들의 매출이 반토막 날 정도로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복합쇼핑몰 입점이, 이렇게 허술하게 작성된 서류들을 바탕으로 심사되는 것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가”라고 물었다.

성 장관은 “의원님 지적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상권 영향평가서 작성기준 및 방법을 긍정적·부정적 이렇게만 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의 요소들에서 어떤 내용들이 언급돼야하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정해서,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들이 실질적으로 보고서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를 위한 시행규칙 개정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