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국내 ICT 산업 영향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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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미중 무역분쟁…국내 ICT 산업 영향 미미하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적극 투자하고…ICT수출 대상국 다변화해야

기사입력2018-11-09 11: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중 간 무역분쟁이 심화 장기화되면서 세계경제 또한 불확실성이 커졌다. 경제·기술 패권을 겨냥한 양국간 무역분쟁은 글로벌차원에서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했고, 투자위축과 함께 저성장기조를 보다 고착화시키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미·중 간 분쟁이 현재까지는 국내 ICT산업에 큰 악재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고동환 부연구위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최근 개최한 ‘2019 ICT산업전망 컴퍼런스’에서 ‘대외 환경변화와 우리 ICT의 전망’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면서도 “우리나라의 ICT 주력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미국과는 주력품목이 다르고,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과의 기술력 차이가 현저하기 때문에 양국의 경쟁구도에 따른 변화가 생기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패널 부문에서 OLED패널은 100%를 국내에서 생산한다. 또 중국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직접 수출되는 국내기업 LCD패널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휴대폰의 주요 생산기지는 베트남과 인도(67%)다. 중국생산량이 20%, 낮은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비중을 축소하는 중이다. 중국 휴대폰의 미국시장 점유율이 낮고, 중국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1%에 불과해,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국내 ICT산업 피해는 제한적이란게 고동환 부연구위원의 분석이다.

2020년 세계 ICT산업, 전년대비 3.0% 성장 3조8697억달러

소프트웨어 부문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내년 세계 ICT산업은 IT디바이스와 통신서비스 성장둔화로 전년대비 3.0% 성장한 3조8697억달러에 머물 전망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2020년 국내 ICT산업, 전년대비 3.1% 성장 519조원

국내 ICT산업 성장세 역시 세계 ICT산업과 유사한 수준으로 전망했다. 고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및 통신서비스 시장은 안정적 성장을 보이겠지만,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하락으로 ICT기기 시장이 둔화된다. 이런 이유로 국내 ICT산업은 전년대비 3.1% 성장한 519조원 규모에 이른다.

3%대 성장은 과거 20년가까이 약 9%대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3분의 1토막 난 수준이다. 고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ICT산업은 2000년 이후 연평균 약 9%씩 성장, 올해 2분기 44조7000억원에 달했고 GDP대비 11.2%를 기록했다.

향후 전망은 더 나쁘다. 소프트웨어 등 서비스시장의 성장요인이 크지 않고, ICT기기 성장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내 ICT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1%, 정체국면을 지속할 것이란게 고동환 부연구위원의 전망이다.

국내 ICT산업의 주력제품인 반도체, 디스플레이채널, 휴대폰 그리고 소프트웨어 부문에 대한 고동환 부연구위원의 분석과 전망을 소개한다.

2020년 이후 국내 ICT산업, 연평균 1.1% 성장…정체국면 지속

◇반도체=내년에도 세계 반도체 수요 확대추세는 지속된다. 다만 메모리 공급부족 문제가 해소돼, 2017~2018년과 같이 국내업체의 설비투자 증가 및 호황국면을 기대하긴 어렵다.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전년대비 61.8% 증가했고, 전체 반도체 시장도 21.6% 커져 약 4200억달러를 기록했다. 올해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증가세가 이어져 전년대비 29.9%를 성장이 예상되고, 전체 반도체 시장도 14.4% 증가한 약 4810억달러로 확대된다.

그러나 내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 증가세가 누그러져 9.6% 성장하고, 전체 반도체 시장도 7.2% 증가에 그쳐 5155억달러가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7일 개최한 ‘2019 ICT산업전망 컴퍼런스’에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고동환 부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ICT 주력산업인 반도체의 경우 미국과는 주력품목이 다르고,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중국과의 기술력 차이가 현저하기 때문에 양국의 경쟁구도에 따른 변화가 생기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디스플레이패널=내년 디스플레이패널 시장은 가격조정과 OLED패널 수요확대로 전년대비 생산은 1.0%, 수출은 0.9% 증가에 머문다. 향후 중국업체가 신규투자로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여 국내업체는 마이너스 성장을 한다.

단기적으론 올 하반기 이후 LCD패널의 가격상승세가 예상된다. 향후 65인치이상 대형TV 수요가 증가해, TV패널 면적당 수요가 확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이 10.5세대 대형패널 공급량을 늘리면서, 한국과 중국 간 LCD패널 생산능력 격차는 더 벌어진다.

OLED패널의 경우 현재까지는 TV나 모바일용 모두 국내업체가 주도하면서 관련수요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OLED패널 수요확대와 국내기업의 기술적 우위가 맞물려 고부가가치 OLED시장에서 당분간 한국의 강세는 지속된다. 그러나 중국이 OLED패널 투자를 늘려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중국기업이 위협은 조만간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국내기업의 스마트폰 생산 및 수출 마이너스 성장은 내년에도 계속돼 전면대비 생산은 3.3%, 수출은 9.1% 감소한다. 수요정체와 더불어 중국기업의 프리미엄 제품까지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국내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로 신규수요가 감소했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혁신이 지연됨으로써 소비자의 스마트폰 교체주기도 장기화돼 시장정체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삼상전자와 애플, 양강구도에 균열조짐도 보인다. 스마트폰 시장에 경쟁력을 갖춘 중국업체가 등장하면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업체가 재도약하기 위해선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 등 혁신역량 강화가 관건이다. 삼성전자, 화웨이, 애플 등이 폴더블 스마트폰 세계 최초 출시를 위한 경쟁을 벌인다. 최근 중국의 가전기업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했지만, 기술면에서 주목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기술을 추격하던 입장에서 벗어난 중국이 중저가스마트폰 뿐 아니라 프리미엄스마트폰까지 출시하며 한국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소프트웨어=내년도 소프트웨어 시장은 신규 시스템통합 사업이 감소하고, 게임시장이 둔화돼 전년대비 소폭 떨어진 5.4% 성장한다. 향후에는 융합사업의 확대와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로 돌아선다.

대형 IT서비스업체는 산업특화 솔루션, 스마트팩토리, 클라우드 컴퓨팅, AI 등의 시장확대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다. 또 교통, 에너지, 전자정부, 물류, ICT융합 등 신흥개발국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 신산업 분야 수출도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경기둔화에 따른 신규 시스템 통합사업이 줄었고, 외국업체가 주도하는 크라우드 컴퓨팅 확대에 따른 패키지 SW와 HW유지보수 시장의 둔화세가 성장제약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반도체에 적극적 투자, ICT수출 대상국 다변화해야

고동환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반도체 양산에 대응해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를 위한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향후 보호무역기조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무엽협정 체결을 비롯한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적극적인 조치도 시급하다고 했다.

이와함께 고 부연구위원은 중국에 집중된 ICT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하는 것 또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북관계 개선 흐름을 활용해 ICT분야 남북교류를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