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기업·가맹본사 최저임금 부담 나누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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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원청기업·가맹본사 최저임금 부담 나누지 않아 원자재가격 인상, 과당경쟁까지 겹쳐 영세업체 부담은 커졌는데

기사입력2019-05-21 17:0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저임금 인상 부담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는 만큼, 원청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상생방안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함께 자동화나 기계화 혁신이 어려운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과당경쟁과 산업환경 변화로 경기가 어려운 만큼, 판로를 지원하고 온라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제안도 뒤따른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업종 내 과당경쟁과 인터넷 쇼핑의 발전 등으로, 공단 내 중소 제조업과 자동차 부품 제조업은 중국의 부상·국제경영 환경의 악화 등으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원청기업, 프랜차이즈 본사 등이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공유하지 않았으며, 원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인해 원자재 비용이 증가하는 기업들이 많아 영세기업들이 최저임금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은 전반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소득을 증대시켰으며, 대부분의 기업에서 근로자간 임금격차가 해소됐다고 했다.

노용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21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최저임금 영향분석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현장실태파악 결과를 발표했다. ©중기이코노미

따라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최저임금 인상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원청기업이나 프랜차이즈 본사 등이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노 교수의 견해다.

이와함께 업종별 상황과 특성을 고려한 생산성 향상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가령, 도소매업과 음식숙박업은 기계화나 자동화 등을 통한 노동생산성 제고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판로확대를 지원하고, 온라인 마케팅 등 영업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또, 소규모 제조업이나 자동차 부품 제조업 등에 대해서는 일터혁신과 기술혁신 지원 등을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1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최저임금 영향분석 토론회’에서 최저임금 현장실태파악 결과를 발표한 노 교수는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와 노동시장 특히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다양한 연구결과들이 존재하지만, 통계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세부적인 작용과 반작용 메커니즘 파악이 필요하다”며, 조사의 취지를 밝혔다. 조사는 2018년 1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최저임금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 취약업종의 자영업자, 중소제조업 등 각 20개 내외 사업체 대상으로 심층면접 등의 방법으로 실시했다.

도소매·음식숙박업 임대료 줄지 않아…주요산업 최저임금 영향

노 교수는 ▲도소매업 ▲음식숙박업 ▲공단내 중소제조업 ▲자동차 부품 제조업의 실태파악 결과를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도소매업=도소매업종은 경기의 전반적인 하강과 온라인 상거래, 대형 도소매점 증가 등으로 경영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 또, 저임금 근로자와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이 높고 기계화를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이 어려운 서비스 업종이 주를 이룬다.

도소매업종은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시급인상이 높았다. 그러나 최저임금 인상으로 근로시간이 감소돼, 총소득 증가율은 시급 인상률만큼 높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기업내 상하간 임금격차가 원래 낮았던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의한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상하간 임금격차가 줄어드는 상황이 존재했다.

다수의 기업에서 고용감소가 발견되고 있다. 총노동량 변동에 대한 대응방법은 손님이 적은 시간대에 영업을 단축하거나, 일부 기업에서는 사업주 본인이나 가족의 노동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영혁신이나 사업영역 확대 등으로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기업도 일부 발견됐다.

고용감소와 근로시간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기업도 상당수 존재했다. 근로시간의 단축은 초과근로시간(연장근로, 주말근로)의 단축이나 단시간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 단축 등의 형태였다. 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으로 초단시간근로가 확대되는 현상도 나타났다.

영세한 도소매업체들은 가격결정력이 약한 편이어서 가격변동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임대료 등 부가적인 비용도 줄어들지 않는 경향을 보였으며, 프랜차이즈 본사와 비용분담 비율을 조정한 경우도 있지만, 그 정도는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담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는 만큼, 원청기업과 프랜차이즈 본사의 상생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음식숙박업=음식숙박업에서도 경기하강과 지역내 과당경쟁으로 경영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높은 업계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음식업과 숙박업 모두 근로시간 조정을 통해 총급여 증가율이 억제되는 경향이 발견됐다. 음식숙박업 노동자들의 업무 단순성 때문에 임금압착이 원래 심한 상태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의해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상하간 임금격차가 줄어들었다.

음식업과 숙박업 모두 고용감소 기업과 근로시간 감소 기업이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으며, 고용과 근로시간 둘 다 감소한 기업도 상당수 존재했다. 음식업의 경우 손님시간이 적은 시간대를 휴게시간으로 정해 근로시간에서 제외하는 방식을 도입했으며, 숙박업은 포괄역산제임금산정 방식에서 간주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이용했다. 특히 피크타임에 단시간 근로자를 활용하면서 단시간 근로자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사업주 본인이나 가족 노동이 확대되는 경향도 나타났다. 경영혁신이나 사업영역 확대 등으로 매출 증대를 도모하는 기업은 예외적으로만 나타났다.

일부 음식점에서 음식가격이 조정되기도 했다. 반면 숙박업에서는 인터넷 예약방식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심화돼 숙박료 인상은 보이지 않았다. 임대료 등 부가적인 비용도 줄지 않는 상황에서, 식자재가 전반적으로 인상되고 있는 추세다.

◇공단 내 중소제조업=다른 저임금국가들과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근로자의 숙련 형성에 일정한 기간이 요구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인력난을 경험하고 있다. 최저임금 이상을 받았던 근로자들도 꽤많이 많이 존재하고 있어서 최저임금 영향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최저임금 미만이었던 근로자들의 시급 인상률은 높지만, 최저임금 이상을 받았던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은 제한적이다. 공단지역 제조업에서도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총임금소득을 조정하는 경향이 발견되고 있다. 고근속자에게 최저임금 만큼 인상률을 적용하지 못하고 있어, 상하간 임금격차가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공단 내 중소기업에서는 일부 고용감소도 발견되고 있지만, 고용보다는 근로시간 감축이 더 많이 발견됐다. 근로시간 단축은 주로 초과근로시간(연장근로, 주말근로) 단축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사례도 일부 존재한다.

자동화를 통한 노동생산성 제고 노력은 예산의 제약 때문에 극히 일부 기업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온라인 사업의 강화나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서 매출 증대를 모색하는 기업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조사대상 기업들이 대부분 하청기업으로 가격 교섭력이 약하기 때문에 제품가격이 인상되기 보다는 인하되고 있는 경향을 보였다. 중국 등에서 수입되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는 곳이 많았고,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기업이 많았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최근 자동차산업의 경기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되고 있어서 자동차 부품 제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전기자동차 등 급격한 기술변화와 원청기업의 품질강화 요구 등이 있는데, 이는 자동차 부품업종에서 기회요인이자 위협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저임근 근로자 비중이 낮아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통상임금의 산입범위가 확대될 때부터 상여금을 기본급화해서 최저임금 인상 영향을 벗어난 사례들이 다수 발견됐다. 임금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서 상하간 임금격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서 임금압착이 심각하지는 않다. 일부 기업에서 고용이 감소한 기업이 발견되고 있지만, 고용이 증가하는 기업도 유사한 비중으로 나타나고 있어서 최저임금의 부정적 고용효과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제품수요 감소와 맞물린 기업에서는 조업시간을 단축하고 있었으며, 하도급 근로자나 단시간 근로자가 확대되는 추세다. 신규아이템을 개발하거나 생산효율화, 생산설비 투자 확대 등을 통해 조직효율성을 강화하고 노동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도 일부 기업에서 발견됐다.

원청기업과의 관계에서 하청기업의 가격결정력이 약해서 제품가격이 떨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원청기업이 최저임금 인상을 보전하기 위해 상생자금을 지원하고, 그 자금을 받은 사례 기업이 존재한다. 원자재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기업이 많은 가운데,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