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무역 적자 계속 이어지는 이상한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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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일본과 무역 적자 계속 이어지는 이상한 현상 日도발 없었어도 국산화 가야할 길 “수입대체·미래소재개발 투트랙”

기사입력2019-09-20 08:56

“단일국가와 이렇게 오랫동안 무역적자를 계속 이어가는 것은 이상한 현상입니다.”

김세종 전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중소벤처무역협회가 19일 공동으로 개최한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 전문가토론회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하지 않더라도 부품·소재산업의 국산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원장이 지적한 것처럼, 한국은 일본과의 무역을 통해 계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다.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일본과의 무역에서 발생한 누적 적자규모가 6046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부품·소재 분야에서 대일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컸다. 최근 10년간을 보면 2010년 243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매년 200억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고, 2014년부터 2018년까지는 규모가 줄어들었지만 142억~164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원인은 다양하다. 기술·품질·브랜드 파워의 부족과 전문 중소기업의 부재 등을 보면, 일본에 비해 한국의 부품·소재 산업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일본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부품·소재 산업이 제대로 육성되지 않았고, 글로벌 분업구조가 확산되면서 부품·소재를 직접 만드는 것보다 구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란 인식이 자리잡기도 했다.

김 전 원장은 “특정 국가로부터 1년에 150억달러 이상 적자를 내고 있는 구조”를 방치할 수 없다며, 전방산업과 후방산업을 균형있게 발전시키면서 산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대일 무역역조를 개선하며, 제조업 공동화에 대응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 발전을 추구하기 위해서도 부품·소재 산업의 국산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9일 열린 중소기업 수출 활성화 전문가토론회에서 김세종 전 중소기업연구원장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하지 않더라도 부품·소재산업의 국산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수입대체와 차세대 핵심소재 개발 투트랙으로=김 전 원장은 이와 함께 “당장은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부품·소재가 굉장히 중요하지만, 거기에만 몰입하게 되면 차세대 부품·소재 생산에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따라서 “일본으로부터 들어오는 부품의 국산화도 필요하지만, 차세대 부품을 만들기 위한 전략적인 접근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투트랙 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 전 원장은 일본발 부품·소재 국산화의 기본방향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글로벌 벨류체인의 신규 편입과 변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일본이 생산한 부품·소재를 한국이 중간재를 만들고, 이를 중국에 수출하는 연결고리가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일본정부의 수출규제 영향으로 글로벌 벨류체인은 이미 뒤흔들리고 있다. 일본기업들이 확고히 차지했던 부품·소재 산업에 한국 중소기업이나 다른 나라 기업들이 들어가는 변화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따라서 부품·소재 중소기업 육성은 이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과거 대일 무역역조 개선을 위한 정책들이 실패한 경험을 복기해 부품·소재 전문 중소기업 육성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모든 부품·소재 국산화 할수 없어 전략적 선택=김 전 원장은 “모든 부품·소재를 국산화할 수는 없다”며, 국산화와 함께 수입처 다변화 전략을 조합해서 함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체계적인 업종분석과 공급망·개발비용·기술수준·국내외 수요 등을 고려해 장단기 추진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기술개발 지원에 대해서는, 인프라 구축과 일관성을 강조했다. 모든 중소기업을 Only-one 기업, 즉 한가지 독보적인 기술을 가져 대체불가한 기업으로 키워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전반의 기술수준을 높일 수 있는 혁신 인프라 구축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관성과 관련해서는, 기존의 정책을 전환함에 있어 “지원 조건(Rule)을 변경하기 보다는 지원 기준(Level)을 조정”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편이 기업들의 혼란은 줄이면서 지원의 확대는 효과적으로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원장은 이와 함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을 부품·소재 산업을 비롯한 중소기업의 기술력 강화를 위한 집중투자 기간으로 설정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일관성 있는 투자와 지원이 부품·소재 국산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