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부정·세월호 망언 정치인…퇴출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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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5.18’ 부정·세월호 망언 정치인…퇴출시켜야 광주·세월호 유가족 모두, ‘그 날’의 멍에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사입력2020-04-15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4월15일. 오늘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이다. 이제 총선 후보자를 낸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해야 할 시간이 왔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동안 후보자의 공약과 삶의 이력을 검증해 가르고, 마음에 담기에는 시간이 짧았다. 게다가 국가와 국민의 미래비전을 제시하기에는 코노라19 재난이 몰고온 파도가 너무 높았다. 여야 모두 코로나19 재난의 원인과 수습방안 논쟁에 화력을 집중하면서, 우리사회 경제·사회·복지·문화 의제를 둘러싼 공방은 실종됐다.

세월호 침몰 이틀째인 2014년 4월17일 오전 전남 진도군 관매도 사고 해역에서 해경과 해군 등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 경제·사회·복지·문화 의제와 관련된 공약·논쟁이 부재했음에도, 정당과 후보자를 선택할 기준은 분명하다. 국민을 향해 표를 달라는 정당과 후보자. 이들 모두는 경제·사회·복지·문화 의제와 관련된 공약에 앞서, 국민의 생명권을 포함 헌법상 기본권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실천해야한다. 그런 이유로 국가의 존재 이유·목적을 부정하는 국회의원 후보자는 국민을 대리할 자격 자체가 없다고 봐야한다. 마찬가지로 자격미달자를 국민 앞에 내세웠다면, 그 정당 또한 수권정당이 될 자격이 없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치군인 몇몇이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무고한 광주시민 600명이상을 학살한 한국 현대사의 비극이다. 여전히 진상규명이 필요하지만, 1995년 김영삼 정부가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희생자에 대한 보상 및 묘역 성역화가 이뤄졌다. 그런데도 여전히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에서 남파한 간첩이 주도한 무장폭동이란 망언을 일삼는 국회의원, 광주민주화운동 유가족을 괴물집단으로 매도하면서 궤변을 밥 먹듯 하는 국회의원, 이들의 억지·요설에 동조해 국가의 존재 이유·목적을 부정하는 상당수의 국회의원. 미래통합당은 ‘反체제’ 성향의 이들 국회의원과, 이에 동조하는 상당수 인사 모두를 내쳐야한다.

4월16일. 내일은 세월호참사 6주기 기억식이 있는 날이다. 6년 전인 2014년 4월16일,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부근 해상에도 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세월호 침몰 현장이 TV 화면을 통해 처음 전해진 16일 오전 9시19분부터, 세월호가 바다 밑으로 완전히 자취를 감춘 18일 오후 1시까지. 모든 국민은 이틀 밤낮을 어찌할 수 없음에, 가슴 졸이면서 TV 화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과 함께 승객·승무원 모두를 국가가 구조해주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그 시간에 국가는 자신의 존재 이유·목적을 팽개쳤고, 그 결과 총 476명의 승선인원 중 172명만이 살아남았다. 325명의 단원고 2학년 아이들 중 250명은 차가운 바다에 수장됐다.

세월호유가족협의회 등 관련 단체는 ‘그 날’ 이후 줄곧 생떼 같은 아이들이 왜,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는지를 국가에게 물었다. 사고순간에 국가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줄기차게 물었다. 저 세상에서라도 아이들이, 남겨진 부모·형제·자매를 용서할 수 있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외면했다. 나아가 드러날 수 있는 진실도 감추고, 왜곡하기 위한 만행만이 반복됐다.

세월호유가족을 상대로 “자식의 죽음’을 ‘회 쳐 먹고, 찜 쪄 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저주 섞인 망언을 내뱉은 국회의원,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징글징글해요”라며 동조하는 국회의원, 4·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이 공천한 후보자들의 발언이다. 거듭되는 망언에도 사실상 제재가 없자, 이번엔 공개토론회 방송에서 대형사고를 쳤다. 차명진 후보는 입에 담기에도 민망한 용어까지 동원해, 세월호유가족이 농성 중인 텐트 안에서 문란한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이후에도 ’세월호 텐트의 진실‘ 운운하고, 막말을 계속하면서 국민여론은 악화됐고, 미래통합당은 결국 차 후보를 제명했다. 하지만 이 마저도 법원이 제명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미래통합당 부천병 국회의원 후보는 여전히 차명진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세월호참사 모두 지나간 역사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다. 두 참사의 시작과 전개, 수습 과정 전반에 걸쳐, 국가의 존재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 제기와 함께 되짚어야 할 과거사다. 한편으로 당시 사건을 반추하면서, 동일·유사한 참극을 예방할 수 있는 국가시스템을 마련하고 구축해야하는 당면한 과제이기도 하다.

오늘 치러지는 4·15 총선의 선택 기준. 누가 또 어느 정당이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지에 맞추자. 세월호 추모 현수막을 선거운동원을 동원해 훼손하고 훔치는 방식으로 과오를 감추고 왜곡하려는 정당과 후보자는 일단 제외하자. 세월호도 그렇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정당성을 부정하려는 정당과 후보자도 배제하자. 군사독재 시절 간첩사건을 포함 숱한 유형의 조작된 공안사건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했거나, 이에 동조하는 정당과 후보자도 낙선대상에 올리자.

4·15 총선 후보자 선택 기준. 정치성향, 경제적·사회적 지위 심지어 지역감정까지 유권자 각각이 다양한 기준에 따를 수 있다.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가려는 정당과 후보자. 과거를 덮기 위해 현재를 왜곡해, 결국은 과거로 회귀하려는 정당과 후보자. 양자 간의 차이와 구별도 4·15 총선 후보자를 선택하는데 유의미한 기준이다.

투표결과가 나오는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저 하늘에 있는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그 날’ 이후 남겨졌다는 멍에에서 단 하루도 벗어날 수 없었던 세월호유가족 모두가, 그나마 마음의 짐을 더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