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기술탈취 단가후려치기 돈떼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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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현대중공업, 기술탈취 단가후려치기 돈떼먹기 5년전 하도급대금 2.5억 안줘…1년 새 3번째 공정위 제재

기사입력2020-08-26 15:21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현대중공업이 하도급 업체에 대한 갑질을 이유로 1년 새 세번째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사진=현대중공업/뉴시스>

현대중공업이 5년 전의 하도급대금 2억5000만원을 지금까지 지급하지 않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급명령을 받았다. 하도급업체에 대한 갑질로 공정위 처분을 받은 것이 1년 새 세 번째다.

공정위는 협력업체에 하도급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현대중공업(이하 현중)에 미지급대금 약 2억5000만원과 지연이자 2억원 등 약 4억5000만원에 대한 지급명령을 부과했다고 2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현중은 납품받은 제품의 하자보증기간이 종료된 이후 발생한 하자에 대해 대체품 납품을 요구한 후 대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협력업체는 2011년 6월에서 8월 사이 현중에 에콰도르 하라미호 화력발전소용 엔진 실린더헤드를 납품했다. 이후 3년이 넘은 2014년 10월부터 12월 사이, 다수의 실린더헤드에서 하자가 확인됐다.

현중은 하자의 책임이 협력업체에 있다고 주장하며 대체품 무상 공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협력업체는 하자보증기간인 2년이 이미 종료됐고, 하자 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는 사유로 무상공급을 거부했다.

현중은 하자 원인을 규명한 후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속했고, 협력업체는 이에 따라 2015년 1~2월 사이 108개의 실린더헤드를 납품했다. 하지만 현중은 납품받은 실린더헤드에 대한 대금과 현재까지의 지연이자(연 15.5%)를 지급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이번에 현중에 내린 지급명령에 대해 “하도급법의 특유한 제도로서, 수급사업자에 대한 실효적이고 신속한 구제가 가능하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시정명령의 일종인 하도급대금 지급명령은 일본과 한국에만 있는 제도로, 수년이 걸리는 민사소송과 달리 대금지급을 즉시 명령해 실효성 있는 피해구제 수단이란 것이다.

별도의 과징금이나 제재가 적용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하도급법에 따라 과징금은 위반 금액이 3억원 이상 됐을 때 부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미지급 금액이 2억5000만원이어서 법에 따라 과징금 부과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술탈취, 단가후려치기에 공정위 조사방해까지=현중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7월 연거푸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기술탈취와 단가후려치기 등 각종 갑질이 연이어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공정위의 조사를 방해한 사실로 별도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공정위로부터 9억7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는 기술자료 유용행위에 대해 그동안 부과된 과징금 중 최대 액수다.

이유는, 기술탈취 이후 거래를 단절하는 등 갑질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문제의 하도급업체는 핵심기술의 국산화를 함께 해 현중과 20년간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왔다. 현중은 이 업체에 부당하게 기술자료를 제출받고, 이를 타 업체에 넘겨 해당 부품의 생산을 이원화했다. 이후 단가인하에 이어 일방적인 거래중단까지 단행했다.

현중은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부당한 하도급대금 감액과 계약서 지연 지급 등으로 공정위로부터 2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사외 하도급업체 48곳에 일률적으로 단가인하를 단행했고, 207개 사내 하도급업체에 계약서를 지연 지급했으며 원가보다 낮은 단가로 대금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한 공정위 현장조사에 앞서, 현중은 저장장치를 은닉하는 등 조사방해 행위를 한 사실도 적발됐다. 증거를 확보한 공정위의 자료제출 요구에도, 해당 자료를 숨기거나 폐기하기까지 했다. 이에 대해 법인과 임직원이 별도의 과태료를 각각 부과받기도 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