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실습생 불구 ‘실질’ 근로자면 근기법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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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인턴 실습생 불구 ‘실질’ 근로자면 근기법 적용 ‘일경험 수련생 가이드라인’에 담긴 법적지위·판단기준·보호권고안

기사입력2016-02-19 00:00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고용노동부는 ‘일경험 수련생 가이드라인’을 지난달 28일 마련해 이달 1일부터 시행했다. ‘열정페이’로 대변되던 청년고용 악습을 근절하겠다는 의도다. 그간 일부 기업들이 인턴, 수련생 등의 명칭으로 채용한 청년들을 마땅한 교육훈련 없이 사실상 저임금 근로자로 활용하면서 근로기준법상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던 사례들이 보고돼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됐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크게 ①일경험 수련생의 법적 지위 및 판단기준 ②일경험 수련생 보호를 위한 권고 사항으로 구성돼있다.

가이드라인은 먼저 ‘일경험 수련생’이라는 다소 생소한 개념에 대해 정의했다. 일경험 수련생이란 실습생, 견습생, 수습생 또는 인턴 등 그 명칭에 상관없이 교육 또는 훈련을 목적으로 사업장에서 일(업무)을 경험하는 자를 의미한다. 일경험 수련생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와 구별해야 하며, 인턴·실습생 등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그 실질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의 적용을 받는다.

예컨대 ▲근로자의 업무적격성 등 당해 직업과 관련된 능력 등을 판단하기 위해 일정한 기간 동안 사용하기 위해 고용한 경우(시용근로자)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실제 기업 업무에 투입되기 이전에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수련 과정을 이수중인 경우(수습근로자)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의 사업주와 학습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일학습 병행을 수행하는 자(학습근로자) 등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 소정의 근로자로 취급된다.

일부 기업들이 인턴, 수련생 등의 명칭으로 채용한 청년들을 저임금 근로자로 활용하면서 근로기준법상의 의무도 이행하지 않아 사회문제로 비화됐다. 사진은 지난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열린 ‘열정페이 규탄 청년, 노동, 시민단체 공동기자회견’ 모습.<사진=뉴시스>

또한 ▲직무교육 프로그램 없이 업무상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업무를 지시하는 등의 방식으로 일경험 수련생의 노동력을 활용하는 경우 ▲상시적 또는 특정시기에 인력이 추가로 필요한 업무 등에 근로자를 대체해 일경험 수련생을 활용하는 경우(스키장에서 겨울시즌에만 활용하는 경우, 연회장에서 예약급증에 따라 사전동의 없이 연장근로를 실시하는 경우 등) ▲교육훈련의 내용이 지나치게 단순반복적인 것이어서 처음부터 노동력의 활용에 그 주된 목적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등은 일경험 수련생이 사실상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보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취급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은 이들 일경험 수련생의 보호를 위한 기업의 합리적 운영 권고안도 담았다. 이에따라 ▲일경험 수련생을 모집·선발할 시 수련의 목적과 내용, 인원, 기간, 시간, 장소, 지급 금품 등 세부내역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 ▲수련기간은 가급적 6개월을 초과하지 않을 것 그리고 ▲수련시간은 일 8시간, 주 40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책정할 것 등이다. ▲일경험 수련생을 당해 사업장 소속 근로자의 업무를 대체하는 목적으로 운영하지 말 것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업무에 종사하게 하지 말 것 ▲위험하거나 유해한 업무에서 배제할 것 등의 유의사항도 포함됐다.

금번 가이드라인은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 법적 구속력이 직접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러나 기업 일선에서는 현재 일하고 있는 일경험 수련생들이 실질적인 근로자로 판단될 소지가 있는지의 여부를 본 가이드라인에 따라 명확히 하는 것이 추후 있을지 모를 노동법적 분쟁에 대비하는 바람직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