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비법 노하우 유지냐 기술공개 특허권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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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콜라비법 노하우 유지냐 기술공개 특허권이냐 비밀유지위해 별도 시스템과 비용 필요…中企 ‘선출원주의’ 활용을

기사입력2016-10-05 10:38

김가연 객원 기자 (kykim@kanghanip.com) ㅣ다른기사보기

강한국제특허법률사무소 김가연 파트너 변리사

지식재산권 이 가운데 특허를 출원하고 심사를 받고 등록까지 마치고, 특허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지않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특허권을 얻었다 해도 이를 통해 ‘직접적인’ 이익을 확인한다는 게 쉽지 않다. 특히 기술력만으로 승부하는 중소기업에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굳이 ‘특허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일례로 특허권에 투자하는 비용을 직원복지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더 유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특허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특허권이 필요할까?, 노하우만 공공에 공개해서 경쟁사가 따라 하는 게 아닐까?, 오히려 내 기술을 남이 쉽게 사용하게 되는 것은 아닐까?”라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 결론부터 말해, 기술이 있다면 특허를 받는 것이 좋다.

알다시피 코카콜라사에서는 콜라를 제조하는 기술을 일부 주요 인물만이 ‘노하우(Know-how)’로 보유하고 있다. ‘노하우’를 지킴으로써 다른 기업에서 코카콜라사만의 고유의 맛을 모방하지 못하게 해 독보적으로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즉, 코카콜라사는 보유한 기술을 공개하지 않고 비밀을 유지해 기업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회사다.

코카콜라사는 콜라 만드는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고, 비밀장소에서 제조를 하는 등 별도의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처럼 기술을 노하우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허권을 확보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자료=비자트>

기술이 발전하고 기술로 발생하는 이익이 커져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경쟁사가 나의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노하우’로 유지하든 ‘특허권’을 확보하든 기술보호는 필요하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중소기업에서도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보호해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술보호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특허권을 통해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변리사와 기술에 대해 상담하고, 그에 따른 명세서를 작성하며, 특허를 출원한 후 심사관의 심사를 받는 등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다수가 이 보다는 ‘노하우’를 통해 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더 쉽고 편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기술을 공개하지 않고 ‘노하우’로 유지하면 쉽게 기술을 보호할 수 있을까. 코카콜라사는 콜라 만드는 방법을 단순하게 비밀로 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노하우는 비밀유지 그 이상의 복잡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면, 코카콜라사는 콜라 만드는 방법을 비밀로 하기 위해 ▲인적으로는 ‘비밀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고 관리’하며 ▲시스템적으로는 공개된 장소에서 콜라를 제조할 수 없기 때문에 ‘비공개장소를 비밀로 유지하며 관리하고, 또 각 개별적인 장소로 운송’해야 한다. 즉, 콜라를 제조하는 기술을 노하우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시스템만을 활용해서는 어렵다. ‘노하우용으로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독자적인 시스템을 갖춰야 하며, 이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비용이 추가로 든다.

이처럼 노하우로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비밀유지라는 소극적인 행위만이 아니라 비밀을 유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적극적인 행위가 뒤따라야 한다. 다시말해 기술을 노하우로만 유지하는 행위와 노하우로 보호하는 행위는 분명히 다르다는 얘기다. 또 기술을 노하우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특허권을 확보하는 것보다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중소기업국은 “코카콜라가 영업비밀 유지에만 수백만달러를 쓰고 있다며, 비밀유지가 어렵다면 특허 출원을 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사진은 지난 6월20일 특허청이 주최한 국제 IP 행사에서 WIPO 패트리샤 시마오 사토리어스 중소기업국 프로그램 기획조정관이 발표하는 모습.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보유하고 있는 기술을 노하우로 관리하고 사용하고 있는데, 동일한 기술에 대해 특허권을 확보한 경쟁업체가 존재하는 경우도 생각봐야 한다. 특허법은 ‘선출원주의’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누가 먼저 사용했는지는 무관하고, 기술을 먼저 출원한 사람이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다. 특허법상 특허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보유한 기술을 공개한 대가로 특허권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허권을 보유한 사람은 특허받은 권리에 대해 타인의 실시를 제재할 수 있지만, 노하우만을 가진 사람은 타인의 실시를 제재할 수 없다. 결국 노하우를 가졌다고 해도 소송상 특허권자의 침해에 대해서 본인의 노하우를 주장하고 이를 증명해야 할 책임을 갖는다.

기술력만으로 승부하는 중소기업은 기술을 노하우로 보유할 것이 아니라 특허권을 포함한 지식재산권으로 확보할 것을 제안한다. 특허권에 대한 침해 등의 분쟁이 발생한다면, 대부분 소송에서 해결이 될 것이다. 예를들어 자본력이 풍부한 대기업과 기술력만 있는 중소기업간 기술분쟁이 생긴 경우,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는 소송에서 대기업을 이기기가 쉽지 않다. 이때 특허권은 중소기업을 보호할 수 있는 하나의 공격 및 방어수단이 될 수 있다.

특허권은 ‘등록된 권리’다.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특허권은 특허법에서 공식 인정하는 기술력에 대한 보증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기술력과 함께 특허권이라는 권리를 확보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