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시간 도중 돌발상황 대응했다면 근로시간

프린트

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휴게시간 도중 돌발상황 대응했다면 근로시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감시단속적 근로자 가이드라인 주요 내용

기사입력2016-10-26 13:33

정원석 객원 기자 (delphi2000@naver.com) ㅣ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정원석 노무사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은 그 구분이 모호한 경우가 많아 실무상 가장 첨예하게 다투는 부분 중 하나다. 특히 감시(監視), 단속(斷續)적 업무 종사자의 경우에 문제가 된다. 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의 특성상 구체적인 사례에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감시(監視)적 업무 종사자란 ‘감시업무를 주 업무로 하며 상태적으로 정신육체적 피로가 적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2항)’로서 수위, 경비원, 물품감시원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단속(斷續)적 업무 종사자란 ‘근로가 간헐·단속적으로 이뤄져 휴게시간·대기시간이 많은 업무에 종사하는 자(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3항)’로서 보일러공, 통근버스 운전원 등이 이에 포함된다.

감시단속적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10조 제1항). 감시단속적 업무가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근무강도나 정신·육체적 피로도가 낮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근로의 경우와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근로자 보호의 견지에서 엄격한 적용을 기하기 위함이다. 고용노동부장관의 승인을 얻은 경우에는 시간급 최저임금액의 90%를 적용할 수 있다(최저임금법 시행령 3조 2항). 그리고 이 경우 근로기준법상 법정근로시간, 연장근로 제한규정 및 휴게시간과 관련한 규정의 적용도 배제된다. 예컨대 1일 24시간 근로도 가능하고, 휴게시간을 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주휴일, 연장근로가산수당, 휴일근로가산수당도 적용되지 않는다. 반면 야간근로(22시~06시)수당 및 연차유급휴가 등의 규정은 그대로 적용된다.

최근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에는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에 관한 내용이 주로 담겼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현장의 목소리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구분의 일반적·구체적 기준과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서 그 의의가 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일반적으로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명칭여하를 불문하고 근로자가 그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하에 두고 있는 경우 근로시간으로 인정하며, ‘작업을 위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대기하는 시간도 근로시간으로 본다.

반면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말한다. 대법원 판례는, 근로자가 작업시간의 중도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는 대기시간이나 휴식, 수면시간 등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하에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당연히 근로시간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2006다41990 등)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에는 감시단속적 근로자의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에 관한 내용이 주로 담겼다. 일반적으로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아래 근로계약상의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말한다.<사진=뉴시스>

구체적인 사안에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은 근로실태, 근로계약서,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 근로계약서 등에 근로시간으로 규정돼있고 실제로도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는 물론, 업무를 실제 수행하지 않더라도 근로계약 등에 근로시간으로 규정돼있는 경우에는 당연히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근로계약 등에 근로시간으로 규정돼있지 않더라도 경우에 따라서는 근로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는데,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은 경우를 예시한다.

①업무수행의 책임이 부과되거나 업무수행이 강제되는 시간, 예컨대 근로계약서, 취업규칙 등에 휴게시간으로 규정돼있으나, 근로자가 실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없고 순찰이나 정비 등 업무수행이 강제되는 시간, 그리고 작업개시전 청소 등의 명목으로 조기출근을 하지 않으면 임금감액 등의 제재가 있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②휴게시간 도중 돌발상황이 발생해 이를 수습하기위해 대응한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여기서 돌발상황이라 함은 예측가능성, 발생의 빈도, 업무의 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데, 통상 발생하는 것으로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정도의 것이라면 ‘돌발상황’으로 보지 않는다. 예컨대 휴게시간 도중 갑작스럽게 화재가 발생해 화재진압을 위해 대응한 시간, 야간 휴게시간 도중 학교에 무단으로 외부인이 침입해 이에 대응한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③제재나 감시감독 등에 의해 근무장소에서 강제로 대기하는 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 이를테면 근로계약 등에 휴게시간으로 규정돼있기는 하나, 특정한 근무장소를 벗어날 수 없고 이탈하면 제재가 따르는 등 특정 장소에서의 대기가 강제되는 시간이나, 근무장소에서 수면을 취하면 제재가 있거나 실제 수면을 취하지 못하도록 감시감독이 이뤄지는 시간(대법원 2006다41990)은 근무시간으로 본다.

④업무와 관련된 교육 회의시간도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예컨대 업무와 관련돼 의무적으로 참여해야하는 교육시간이나, 작업시작 전 작업지시 및 작업조 편성 등과 관련한 회의시간 등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 의한 구속하에 행해질 수 밖에 없으므로 이를 근로시간으로 본다.(대법원 93다3363) 다만 업무와 관련없는 개인의 교양이나 취미 등의 교육이나 국가 홍보사항 교육 등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반면 가이드라인은 휴게시간으로 인정되는 경우로 ①근로자가 사전에 휴게시간을 알고 있으며, 휴게중에는 근로행위로부터 완전히 이탈해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 ②근무장소에서 쉬더라도 근로자가 스스로 휴게장소로 선택한 경우, ③긴급상황 발생시 연락체계유지가 가능한 범위안에서만 장소적 선택이 가능한 경우 등 다소 장소적 제약이 있더라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이용이 가능한 시간, ④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가능해 불참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는 식사시간 또는 아침체조 시간 등을 예시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은 감시단속적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한 권고사항도 함께 제시했다. 사업주는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고,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이를 위해 사업주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해서는 안되며, 임금인상 회피 등을 목적으로 휴게시간을 과다하게 부여하거나 편법적으로 운영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사업장 여건을 고려해 주휴일을 부여하도록 노력해 줄 것과 근로계약 등에 휴게시간과 근로시간을 명확히 구분해 규정하고 출퇴근 시간을 적절한 방법으로 기록관리해 근로시간에 대한 근로자의 예측가능성을 제고케 해줄 것을 당부했다.

고용노동부는 향후 지방 고용노동관서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을 교육한 후 감시단속적 근로를 승인케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