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문화콘텐츠 시장…디지털 플랫폼 활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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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아메리카 브라질 문화콘텐츠 시장…디지털 플랫폼 활용을 연평균 10%씩 성장…인터넷 보급확대, 젊은 층 수요 급증

기사입력2017-01-26 10:10

브라질 문화콘텐츠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디지털 플랫폼을 눈여겨봐야 한다. 인터넷 보급이 빨라지면서 방송·만화·게임 등 각종 콘텐츠가 디지털 파일화돼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널리 퍼질 수 있어 소비자 접근성이 높다는 장점을 갖는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브라질은 최근 가장 주목받는 문화콘텐츠 시장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15년 기준 494억달러였던 브라질 콘텐츠시장 규모는 연평균 10%씩 성장, 2019년 72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산업 분야의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IT기술의 발달로 기존의 책이나 사진 등의 콘텐츠가 디지털파일로 변환되면서 디지털산업은 콘텐츠 시장과 떼려야 뗄 수 없게 됐다.

브라질은 지난해 기준 2억명이 넘는 인구 가운데 70% 가량이 인터넷 활용이 익숙한 30세 이하의 젊은 층이다. 아울러 전 세계에서 인터넷 사용인구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국가 중 하나다. 브라질의 인터넷 이용률은 58%,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은 45%로 인구의 절반 정도가 유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지만 남미에서는 가장 크다.

아울러 브라질 정부도 유무선 인프라를 구축하고 세금을 조정하는 등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개선을 통한 문화콘텐츠 시장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TV 등 기성매체 시장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야 하는 이유다.

◇방송=전통적으로 남미 고유의 드라마인 텔레노벨라(telenovela)의 인기가 압도적이다. 텔레노벨라는 라틴아메리카 고유의 정서를 담고 있는 긴 시리즈의 TV드라마를 말한다. 스케일이 매우 크며 노출이나 액션장면 등 자극적인 장면이 많다. 지난해 기준 브라질 시청율 1, 2위 방송사인 Globo와 SBT는 평일 저녁 시간대(18시~24시)에 각각 13%와 21%의 시간을 텔레노벨라에 할애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료방송 가입자 대신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OTT(over the top, 인터넷동영상서비스)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다. 지역간 격차가 심해 도시지역을 제외한 외곽지역은 유료방송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은 탓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디지털 동영상 플랫폼이 인기다. 2015년 3분기 기준 넷플릭스 브라질은 남미에서 가장 많은, 그리고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29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국 콘텐츠의 경우 드라마를 중심으로 지상파에서 방송돼 평균 시청률을 웃도는 성과를 거둔바 있다. 2012년 방영된 JTBC 드라마 ‘해피엔딩’은 브라질 지상파 방송사인 RBTV에서 2015년 9월에 방영, 인구밀집지역인 그랑지 상파울루에서 0.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같은 지역 동시간 대 평소 RBTV 시청률(0.2%)의 3배가 넘는 수치다. 텔레노벨라와 달리 자극적이지 않은 내용, 가족을 중심으로 풀어가는 일상의 스토리가 신선했다는 평가다.

지상파 방송 뿐 아니라 넷플릭스 등 디지털 방송 플랫폼에도 한국의 콘텐츠들이 진출했다. 지상파에 진출한 콘텐츠와 달리 주로 동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가 중심이다. 넷플릭스의 주 이용자층이 지상파에 비해 낮은 연령대라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에따라 브라질의 지상파 채널에는 보수적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가족적인 정서를 담은 한국의 전통적인 드라마를 방영하고, 디지털 방송 플랫폼에는 젊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케이팝(K-Pop) 등과 연계해 진출하는 투 트랙 전략이 유리할 것이란 제안도 있다.

◇만화=청소년층을 중심으로 일본 ‘망가(MANGA)’와 미국 ‘코믹스(COMICS)’가 인기다. 특히 일본은 브라질 내 최대의 만화축제 Fest Comix을 후원하고 있다. 공모전을 통해 브라질 일본만화 작가지망생들의 작품을 심사해 수상작을 지원하는 등 각종 문화행사를 주관함으로써 브라질내 만화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최근 브라질 만화시장은 디지털 만화콘텐츠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 주요 이용자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킬러콘텐츠가 없다. 아울러 현재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일본 만화업체들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낮고 불법복제 등이 많아 디지털시장 진출에 미온적이다. 해외시장에서 일본 망가와 유사한 장르로 유사한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만화가 브라질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특히 웹툰의 경우 한국 만화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광고, 단행본, 연재종료 후 유료전환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가지고 있어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는 브라질 환경에 적합한 콘텐츠다. 한국만화나 웹툰 콘텐츠의 단순 유통이나 배포보다 대중적 인기가 검증된 웹툰을 중심으로 현지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안도 있다. 일본의 경우처럼 각종 이벤트를 통해 대중과의 접촉을 늘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게임=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브라질 게임시장은 2015년 기준 세계 11위 규모다. 과거에는 관세가 높고 불법복제가 성행해 기피하던 시장이었지만,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게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체 인구 중 16.5%에 해당하는 6050만명이 게임을 즐긴다. 이 가운데 56%가 연 평균 43.54달러의 금액을 게임에 투자한다. 남성(47.4%)보다 여성(52.6%) 이용자가 많다. 또 특정 연령에 치우치지 않는 대중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수익면에서 모바일 게임의 비중은 타 플랫폼 게임에 비해 적은 편이나 이용자 선호도와 사용자 비중 면에서는 가장 높다. 2015년 기준 콘솔(32%)과 PC(28%)를 제치고 33%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인기 순위는 대부분 글로벌시장의 트렌드와 유사하지만 특히 스포츠와 육성, PvP 요소를 포함한 장르가 인기다. 게임 이용자 비중은 여성이 남성보다 많고 중·장년층의 이용 비중도 높다. 향후 브라질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은 이들을 타깃으로 한 퍼즐 등의 캐주얼 게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박희란 브라질 마케터는 “브라질은 한국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소득 및 미디어 접근성의 격차, 포르투갈어의 희소성 등 때문에 국내 콘텐츠산업이 적극적으로 진출하지 못했다”며 “그러나 최근 스마트폰 보급 등으로 인터넷 이용자가 늘면서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브라질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아직 구매력은 그리 높지 않은 지역인 만큼 당분간은 시간투자, 비용투자와 함께 인내심을 가지고 전문가를 육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