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뜨고 있는 독일 “현지화 전략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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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유럽 모바일게임 뜨고 있는 독일 “현지화 전략 필수” 지식재산권 인식 높아 유료이용자 많고, 해외기업 전략적 유치

기사입력2017-01-29 19:31

유럽의 콘텐츠시장 규모는 2014년 기준 5478억달러다. 세계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다. 그러나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외산 콘텐츠에 대한 폐쇄성 때문에 국내기업의 진출은 미미하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유럽 전체 콘텐츠 시장 점유율은 미국·유럽공동체 콘텐츠, 유럽공동체 내 개별국가의 콘텐츠가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시장잠재력이 크다. 소득수준이 높고, 최근 적극적인 디지털화 정책 때문이다. 아울러 아시아지역에 편중돼 있는 수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도 국내 콘텐츠기업은 유럽 콘텐츠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기대할만한 분야는 게임이다. 지적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 유료 아이템 결제율이 높고, 인터넷과 모바일 이용환경 등 디지털 인프라 구축 속도가 빠르다. 그 중에서도 모바일 게임에 관한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본 소셜게임업체인 사이버에이전트(Cyber agent)가 시장조사기관 시드플래닝(Seed planning)과 공동으로 실시한 유럽 주요 4개국(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시장조사에 따르면, 2015년 모바일 게임시장은 2014년 대비 119% 증가한 3443억엔에 이른다.

캐주얼게임과 전략게임이 남녀불문하고 여러 세대에서 인기다. 유료 프리미엄 모델의 일부 모바일 게임과 스포츠 장르 게임도 고정팬을 바탕으로 꾸준히 수요가 늘고 있다. 향후 스마트폰의 성능 향상 등으로 고품질의 모바일 게임이 출시될 경우, 기존의 콘솔게임 및 PC게임 이용자도 모바일 게임시장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유럽 4개국 시장규모는 2015년의 약 1.8배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현재 유럽의 게임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는 영국이다. 기술흡수가 빠르고, 스마트폰과 신용카드 보급률이 높아 유럽에서 가장 빨리 모바일게임 결제시장이 만들어졌다. 퍼즐게임과 아케이드게임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무료게임을 이용하다 부분 유료결제로 전환하는 과금 전환율은 퍼즐게임과 전략게임이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미드코어게임(캐주얼 게임과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필요한 하드코어 게임의 중간단계 게임)에 대한 투자와 액션게임 및 스포츠게임의 시장 점유율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되는 국가는 독일이다. 영국에 비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보수적인 탓에 신용카드나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낮다. 하지만 유럽 최대 규모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지적재산권에 대한 높은 인식으로 유료게임 이용자의 비중도 70%를 넘는다. 향후 모바일 게임시장의 급속한 성장을 엿볼 수 있다. 실제 독일을 포함한 중부유럽 시장은 매출규모가 430억달러로 연평균 40%이상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게임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중국 인터넷 대기업 텐센트가 핀란드 게임업체 슈퍼셀을 인수한 바 있다.

안드로이드(Android) 사용자를 중심으로 한 부분유료화 모바일게임의 매출 확대가 독일 모바일 게임시장의 성장요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략게임이 높은 과금 수익을 내고 있다. 게임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도 적극적이다. 과거 자국 내 게임산업 규제로 많은 개발자와 기획자들이 영미권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2000년대 중후반부터 게임기업 활성화 및 기업유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예컨대 북부 폐광지대 및 노후화된 공업화 지대를 IT 인프라 산업지역으로 변모시키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게임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스튜디오, 컨설팅업체, 퍼블리셔 등을 포함해 약 160여개의 게임기업이 이들 지역에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또 함부르크를 게임 클러스터로 지정해 관련 스타트업과 현지 진출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게임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는 점에서 국내 게임기업에겐 기회요인이다. 모바일 게임콘텐츠 및 e-sports 분야를 현지 지원정책과 적절하게 접목할 경우 국내 기업의 경쟁력은 배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기회요인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독일은 광대역 인터넷 및 모바일 인터넷 요금이 다소 비싸 관련 게임서비스의 확산이 더디다. 아울러 개인정보보호 및 사생활침해에 민감하고 문화의 차이를 고려해 철저한 현지맞춤형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일례로 독일의 게임사 아에리아게임스(Aeria Games)는 중국의 ‘Dawn of Gods’를 유럽시장에 내놓기 위해 아시안 스타일의 인물과 건물, 삼국지 스토리 등을 그리스, 이집트, 북유럽 신화 형태의 이야기와 캐릭터로 변경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럽사무소 최윤수 소장은 “유럽은 국가간 소득격차가 커 광대역 인터넷과 같은 인프라가 미비한 지역이 많고, 학교와 병원 등 공공기관을 위주로 디지털화돼 있다”며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고 있고, 경쟁력을 갖춘 국내 게임 콘텐츠 기업에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분석했다. 이와 함께 “복합적인 소비자 커뮤니티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