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FTA세율, 최혜국대우 세율보다 높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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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장 ㅣ FTA 콜롬비아 FTA세율, 최혜국대우 세율보다 높네 한·콜롬비아 FTA, ‘FTA세율>MFN세율’일 경우 ‘MFN세율-0.5’ 적용

기사입력2017-03-09 19:29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콜롬비아 FTA 활용 방안

지난해 7월15일 한국과 콜롬비아의 FTA가 발효됐다. 콜롬비아는 북중미와 남미를 연결하는 지리적 요충지다. 인구는 4600만명으로 중남미 3위의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풍부한 에너지·자원 등을 보유하고 있어 한국과의 경제협력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교역액(수입금액+수출금액)에서 콜롬비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0.1%(15억달러)에 불과하다. 한·콜롬비아 FTA 발효 8개월, 콜롬비아 진출기업이 놓쳐서는 안되는 FTA활용방안을 살펴본다.

한·콜롬비아 FTA를 활용해 관세혜택을 받고자 한다면, FTA세율이 콜롬비아 최혜국대우(MFN) 세율보다 높은 경우 MFN세율에서 0.5%의 관세를 추가 인하해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FTA는 수입관세를 연도별로 조금씩 인하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발효된 지 얼마되지 않은 경우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품목은 적다.

특히 한·콜롬비아 FTA 협상개시 당시 2010년 1월1일 MFN를 기준세율로 설정했다. 그러나 협상이 진행중이던 2010년 11월 콜롬비아는 대대적으로 MFN세율을 내려 공표한다. 이에따라 일부품목은 FTA세율이 아닌 MFN세율을 적용하는 게 더 유리해졌다.

예컨대 ‘자동차의 완충기와 그 부분품(HS 8708.10-0000)’의 경우 FTA세율은 15%이나, MFN세율은 10%다. 이 경우 FTA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줄어든다. ‘자동차의 안전벨트(HS 8708.21-0000)’도 마찬가지다. FTA세율은 15%이지만 MFN세율은 5%로, 1/3수준이다. 이런 식으로 FTA 이행 1년에서 4년차까지 관세특혜가 없는 품목만 총 2232개에 이른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콜롬비아는 해당품목에 대해 특혜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FTA세율>MFN세율’ 즉 FTA세율이 높은 일정기간에는 MFN세율보다 0.5%p 낮은 관세를 적용하는 것이다.

‘자동차의 완충기와 그 부분품(HS 8708.10-0000)’을 보면, 해당 품목은 기준세율에 의거 매년 3%씩 관세가 인하돼 이행 5년차부터는 관세가 사라진다. 하지만 FTA 협정문 세율은 15%로, MFN세율 10%보다 높다. 이 경우 FTA 이행 1년차에는 12%(협정문 15%-연 인하율 3%)의 FTA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MFN세율-0.5’를 적용한다. 즉 12%가 아닌 9.5%(MFN세율 10%-추가인하율 0.5%)세율이 적용된다. 이행 2년차는 FTA세율이 9%(12-3)로 MFN세율보다 낮기 때문에 FTA세율을 적용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콜롬비아는 추가 특혜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자국 측 양허표상 비고란에 ‘a, b, c, d’를 표기한다. ‘a’의 경우 이행 1년차에만 관세인하 실익이 없어 ‘MFN세율-0.5’가 적용되는 품목이다. ‘b’는 이행 1~2년차까지 ‘c’는 이행 3년차까지, ‘d’는 이행 4년차까지 ‘MFN세율-0.5’가 적용된다. 단, 이러한 표기는 2012년 기준 MFN세율이 반영된 것이다. 따라서 올해 콜롬비아의 MFN세율과 특혜관세를 비교해야만 제대로 된 관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원산지증명서 포괄증명기간, ‘선적일’ 기준 작성

또 포괄원산지증명서에 포괄증명기간(Blanket Period)을 작성할 때는 ‘선적일’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한·콜롬비아 FTA 에서는 12개월을 초과하지 않는 기간 내 복수 수입 건에 대해 최초에 발급된 한 장의 포괄원산지증명서로 원산지 증명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당초 발급된 원산지증명서 상의 물품과 동일한 물품으로서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고, 포괄증명기간란에 기재된 기간 내에 수입이 되는 물품이라면 추가로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하지 않고, 당초 수취한 원산지증명서로도 FTA 특혜관세를 받을 수 있다.

포괄증명기간은 최대 1년내에서 발급자(수출자 또는 생산자)가 임의로 지정하는 것이므로 반드시 1년을 채울 필요는 없다. 그러나 포괄발급을 하는 경우 포괄증명기간이 원산지증명서의 서명일 보다 앞서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 포괄증명기간 내에 물품이 수입돼야 FTA 특혜관세 적용이 가능하다.

이와함께 포괄증명기간 내라 하더라도, 해당 수출품목이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등 역외산으로 원산지 지위가 바뀌는 경우에는 즉각 해당 사실을 수입자에게 알려 기존에 발급한 포괄원산지증명서를 사용하지 않도록 알려야 한다. 수입자 입장에서는 기존에 받아둔 포괄원산지증명서 제출만으로 협정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비원산지 제품이라는 사실이 적발돼 관세를 추징당하는 경우 책임다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사전통지 증거를 남겨 책임이 면제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원산지 사후검증도 놓쳐서는 안된다. 한·콜롬비아 FTA는 발효된 지 1년이 지나지 않아, 아직까지 검증이 이뤄진 적은 없다. 그러나 통상 발효 약 1년 이후부터 원산지 검증이 시작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 4개월 정도의 기간밖에 남지 않았다. 기업이 사후검증에 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원산지 검증은 수입국이 직접검증과 간접검증 가운데 필요한 것을 골라 진행할 수 있다. 직접검증은 수입국 세관이 직접나서 제품의 원산지를 검증하는 것이고, 간접검증은 수출국 세관이 제품의 원산지를 증명하는 것을 말한다. 한·콜롬비아 FTA는 원산지증명서를 수출자(또는 생산자)가 직접 작성해 발급하도록 하는 ‘자율증명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산지증명서를 자율적으로 발급하는 FTA는 직접검증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출자가 직접 원산지증명서를 발급함에 따라 수출국 관세당국이 원산지증명서에 대한 정보를 얻기 쉽지 않다.

그러나 한·콜롬비아 FTA는 예외적으로 직접검증과 간접검증 중 선택해 원산지 검증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수출자는 두 가지 검증방식 모두 대비해야 한다. 직접검증과 관련해서는 수입국 관세당국이 직접 자료를 요청하기 때문에, 요청일로부터 30일이내 원산지 증명을 위한 자료를 영문번역해 제공해야 한다. 간접검증의 경우 수출국 관세당국에 자료를 제출하면 돼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하지만 수출국 관세당국이 수입국 관세당국에 원산지 검증 결과를 통보해야 하는 기간이 150일로 다른 협정에 비해 짧아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한·EU FTA나 한·터키 FTA의 경우 10개월 이내, 한·ASEAN FTA나 한·인도FTA는 6개월 이내에만 원산지 검증 결과를 회신하면 된다. 따라서 원산지 검증과 관련된 자료를 평소 관리해 뒀다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