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권 무용지물? 모양 조금만 바꿔도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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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디자인권 무용지물? 모양 조금만 바꿔도 침해 유사 디자인에 배타적 권리 부여…“스타트업, 주력제품 권리 필요”

기사입력2017-04-27 14:48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 지식재산 레벨업 ⑦디자인 등록출원

최근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지재권) 분쟁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유형이 다양해지고,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지 않고 보유특허로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무차별적 소송제기도 빈번해진 것이다. 제조·생산기업에 비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재권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는 스타트업이 알아둬야 할 지재권 활용전략을 취재, 소개한다.

디자인권을 쓸모없는 권리로 여기는 스타트업이 의외로 많다. 등록된 디자인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것만 보호되기 때문에 ‘모양만 조금 바꾸면 보호받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일 디자인뿐만 아니라 유사 디자인에 대한 배타적 권리도 부여된다는 점에서 권리범위가 좁다고만은 볼 수 없다. 아울러 특허나 실용신안으로 보호받기 어려운 형상이나 구조도 보호받을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디자인권을 등록해 제품의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 유행주기가 빠른 의류, 가방, 신발 등의 경우 ‘일부심사등록출원’으로 신속하게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전문가 도움이 부담스러운 경우, 개인이 온라인을 통해 간편하고 저렴하게 디자인을 등록할 수 있다.

유행주기 빠르고 제품주기 짧으면 ‘일부심사등록출원’

디자인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선 방식적 등록요건과 실체적 등록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방식적 등록요건은 디자인이 성립되기 위한 기본조건인 물품성·형태성·시각성·심미성을, ▲실체적 등록요건은 권리로 인정받는데 필요한 신규성, 창작성, 공업상 이용가능성을 뜻한다. 두 가지 요건 가운데 어떤 것을 심사하는가에 따라 ‘심사등록출원’과 ‘일부심사등록출원’으로 구분된다. 심사등록출원은 방식적 등록요건과 실체적 등록요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대부분의 물품이 이에 해당한다.

일부심사등록제도는 옷과 같이 유행성이 강해 제품주기가 짧고, 타인의 디자인 모방으로 권리분쟁이 발생할 우려가 높은 디자인을 신속하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됐다. 신규성 등과 같은 실체적 등록요건은 심사하지 않고, 기본요건과 용이창작 여부 등만을 심사한다. 심사등록출원에 비해 빠른 기간내 디자인권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심사등록출원은 출원일로부터 등록여부결정 통지서가 송달되기까지 평균 10개월이 걸리지만 일부심사등록출원은 2~3개월이면 가능하다. 단, 디자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물품에만 적용된다. 의류, 가방, 지갑, 신발, 침구, 커튼, 사무용품 등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일부심사등록출원 디자인이라도 보통의 디자인권과 동일한 효력을 지닌다. 다만, 기본요건 심사만을 거쳐 등록되기 때문에 실체적 등록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디자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많은 비용과 장기간의 처리기간이 필요한 심판이나 소송절차에 앞서 이의신청으로 디자인 등록을 취소시킬 수 있다. 일부심사등록공고일 후 3개월이 되는 날까지 이의신청을 하면 된다.

디자인 등록출원절차는 특허출원절차와 유사하다. 권리권자가 디자인등록출원서와 도면 등 관련서류를 준비해 심사를 청구하면 된다. 그 후 특허청이 심사를 거쳐 권리등록여부를 결정한다. 거절이유가 있는 경우 의견서와 보정서를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최종적으로 디자인이 등록되면 출원이 공개된다.

디자인이 등록되면 권리권자는 등록일로부터 20년간 해당 디자인을 독점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동일 디자인뿐만 아니라 유사한 디자인에 대해서도 배타적 권리를 갖는다.

따라서 모양을 조금 바꾸더라도 유사한 범위에 들어가면 디자인 침해가 된다. 디자인의 유사여부는 각 구성요소에 대한 개별적 판단보다 외관을 전체적으로 비교, 얼마나 유사한 심미감을 느끼게 하는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이에따라 도면을 전체적으로, 특징이 명확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자인 출원 비용, 청년창업자·중소기업에 할인 혜택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쉽고 편리하게 디자인을 출원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나 개인디자이너의 경우 비용이 부담이라면, 스스로 디자인을 출원하면 된다. 개인정보, 인감도장(또는 서명) 이미지 파일, 인증서 등을 준비해 온라인 출원 홈페이지 ‘특허로’를 이용하면 된다. 출원인과 발명자가 동일하면 관납료의 70%를 감면받을 수 있고, 만 19세에서 30세 미만에 해당하면 청년 창업자 혜택을 통해 85%를 감면받을 수 있다. 소기업이나 중소기업의 경우, 이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면 70%의 할인혜택이 있다.

특허청에서 디자인 등록을 위해 제공하는 홈페이지<자료=특허청 디자인맵>

개인이 디자인 출원을 하는 경우 도면 작성에 주의해야 한다. 입체디자인의 경우 사시도와 정투상도법에 의한 6면도(정면, 배면, 좌측면, 우측면, 편면, 저면) 등 총 7개의 도면을 그려야 한다. 사진이나 3D파일로도 대체할 수 있다. 평면디자인의 경우 표면도와 이면도 등 2개의 도면이, 글자체디자인은 지정글자도면, 보기문장도면, 대표글자도면 등 3개의 도면이 필요하다.

도면에 물품명을 작성할 때는 특허청에서 발간한 ‘물품구분표’를 따르는 게 좋다. 디자인의 특징을 너무 자세하게 표현하려다 보니 보통명칭이 아닌 단어들을 사용하거나, 재질과 관련된 단어가 포함돼 등록기준에 부적합한 명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디자인을 설명할 때 특징을 명확하고 간략하게 서술하면 된다. 사진이나 도면이 포함되기 때문에 ‘~에 중점뒀다’ 정도로만 기재하면 된다. ‘재질’을 누락하는 경우도 많으니 주의해야 한다.

해외에서 먼저 디자인을 출원한 후 동일한 디자인을 국내에 출원하는 경우에는 ‘신규성 및 선출원의 요건’에 따라 해외 출원일을 국내 출원일로 인정한다. 단 최초 출원일부터 6개월 이내에 디자인등록 출원을 해야 한다. 디자인등록 출원시 출원서에 취지와 최초로 출원한 국명 및 출원연월일을 적어 제출하면 된다. 이와함께 최초로 출원한 국가의 정부가 인정하는 출원연월일을 적은 서면 및 도면의 등본을 3개월 이내에 제출하면 된다.

아이피즈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윤형근 변리사는 서울지식재산센터가 최근 진행한 ‘지식재산 스타트업 교육’에서 “스타트업은 제품홍보, 세금, 자금조달 등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디자인권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모든 디자인을 등록출원해 권리를 보호하는 게 좋지만, 부담이 된다면 주력제품 위주로 권리를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