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자리는 中企와 공정거래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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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우린 중기인 “좋은 일자리는 中企와 공정거래에서 나온다” 일자리 中企육성 창업 허브…서울산업진흥원(SBA) 주형철 대표이사

기사입력2017-05-01 08: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는 서울산업진흥원(SBA)은 서울의 전략산업 나아가 대한민국 산업의 지향점을 보여주려 한다. SBA는 창업을 포함한 일자리 창출부터 R&D 지식재산권, 소기업 판로, 해외수출 그리고 문화콘텐츠, IT·IoT산업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의 경영여건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산업진흥원(SBA) 주형철 대표이사 ©중기이코노미

“취임해서 이곳의 34가지 사업을 살펴보며 SBA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보니 ‘좋은 일자리’가 핵심이라는 결론에 닿았습니다. 좋은 일자리 창출은 곧 기업의 매출을 올리는 지원사업이 중심이 될 때 가능하죠.”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과 공정거래문화 확산이 서로 맞물려 돌아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SBA 주형철 대표이사는 SK커뮤니케이션즈의 대표이사를 거쳐 2015년부터 SBA의 수장을 맡고 있다.

‘일자리본부’부터 만들고, 신직업 찾아 4차산업혁명 대비

주 대표가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일자리본부를 만든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서울 소재 중소기업·스타트업 등을 발굴해 좋은 인재와 좋은 일자리를 연계해 주는 것이다. 나아가 새로운 직업을 발굴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한다. 지난해 신직업 연구 발굴·교육·취업·창업으로 이뤄지는 신직업플랫폼을 구축한데 이어, 서울의 17개 대학과 공동으로 신직업 과정도 개설했다. 그 결과 지난해 7개 신직업군을 발굴해 7402명을 교육하고 1101명이 새 일자리를 찾았다. 올해는 ‘서울신직업인재센터’를 새로 설치해 SBA의 일자리사업을 전문화·일원화했다.

서울 둔촌동 ‘서울유통센터’에서는 수시로 ‘유통교류회’가 열린다. 소기업과 유통업자들이 직접 만나 상품을 소개하고 판로를 제공한다.<사진=서울산업진흥원>

“신직업이라고 하면 세상에 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떠올릴 수 있지만, 신직업의 대다수는 기존의 제품을 개선하고 분화융합하는 과정속에서 만들어집니다. 가령 IoT보안전문가는 기존의 보안전문가와 IoT전문가의 융합으로 탄생하죠. 또 데이터 디자이너는 빅데이터 분석전문가와 이를 그래픽으로 표현할 수 있는 디자이너의 기능을 하나로 합친 직업입니다.”

준비 안된 창업은 반대…5월 서울창업허브 문 연다

SBA에서는 ‘준비 안 된 당신의 창업을 반대합니다’라는 메시지를 강조한다. 창업은 무엇보다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거쳐 성공가능성이 높은 상태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창업을 꿈꾸는 도전적인 대학생 청년들은 우선 창업기업에 취업을 해서 그곳에서 배우고 경험하며 자기 역량을 좀더 키운 이후에 창업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SBA는 창업기업과 청년들의 일자리를 매칭시키고 있다. 준비된 창업자라면 SBA의 창업보육(Pre-BI)과 기업육성(Post-BI) 지원을 받을 수 있다. SBA는 135개 엔젤·벤처투자기관들로부터 역량있는 창업팀을 추천받아 집중·육성한다. 지난해에는 이들과 함께 102개의 우수창업기업을 발굴·지원하고, 민간투자자로부터 82억6000만원의 후속투자를 받기도 했다.

오는 5월에는 ‘서울창업허브’도 문을 연다. 서울 창업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서울창업허브에서는 서울의 모든 창업기업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창업자와 투자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SBA는 향후 3~4년 내에 매년 창업초기기업 600곳과 시리즈A단계 기업 100곳을 배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서울산업진흥원<사진=서울산업진흥원>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투자 이외에 정부가 많은 돈을 들여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정부기관은 창업기업과 투자자가 신뢰를 기반으로 만날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맞죠.”

정부가 산업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결국은 민간 중심으로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생태계중에서도 소셜벤처와 같이 일자리창출이나 공익을 우선시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사회적 가치와 영향을 고려해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현장 밀착형 지원…“세금으로 지원하는만큼 환원 바람직”

중소기업 지원은 현장 밀착형을 원칙으로 한다. 소기업의 판로개척을 돕기 위해 지난해 둔촌동에 문을 연 서울유통센터에서는 ‘유통교류회’가 수시로 열리는데, 소기업과 유통업자가 직접 만나 상품을 소개하고 판로를 제공한다.

또 ‘하이서울우수상품어워드’는 우수한 제품을 SBA가 인증해, 신뢰성을 높이고 판로개척을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지난해 1156개의 제품이 하이서울우수브랜드 인증을 받았고, 올해는 5000여개의 인증을 목표로 한다. 이밖에도 DMC, G밸리와 같은 11대 산업클러스터를 활성화하는 한편 소공인 지원도 추진한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문화 조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대기업이 단가후려치기를 통해 중소기업 연봉은 2000만원이하로 만들어놓고, 대기업은 4000만~5000만원의 임금을 챙겨주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기술을 침탈하는 일도 비일비재하죠. 공정한 거래가 되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좋은 일자리 확산도 저절로 따라올 것입니다. SBA는 규제기관은 아니지만 중소기업의 편에 서서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돕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하이서울우수상품어워드’는 우수한 제품을 SBA가 인증해 신뢰성을 높이고 판로개척을 지원해주는 사업으로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사진=서울산업진흥원>

SBA는 2025년 즈음 서울시 출연금 지원없이 재정자립을 할 계획이다. SBA 지원을 통해 성공을 한 기업이 수익의 일부를 후배기업에 돌려주도록 하는 선순환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한 구상이다. 우선 지난해 발굴해 지원한 102개 창업기업의 지분 1~3%를 확보했다. 또 유통지원을 받는 기업도 발생한 매출의 1% 내외로 일부를 기여하도록 약정을 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지원의 경우, 지원액 50%상당의 지분을 확보해 매출 및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 이렇게 지난해 SBA가 지원을 통해 발생한 선순환 수입은 총 249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