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출원 빨랐으나, 정확하지 못해 2년간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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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상표출원 빨랐으나, 정확하지 못해 2년간 분쟁 직방과 다방의 싸움 그 이후…직방측 상고 취하로 일단락

기사입력2017-05-08 11:11

한태근 객원 기자 (tkhan@kanghanip.com) ㅣ다른기사보기

직방과 다방 간의 상표 분쟁(http://www.junggi.co.kr/article/articleView.html?no=17510)을 살펴본 바 있다.

다시 한번 사건 개요를 설명하면, [그림 1]과 같이 직방측(정확한 상호명은 ‘주식회사 직방’이나 편의상 직방측으로 표현한다)에서 09류 컴퓨터소프트웨어 및 36류 부동산관련 정보제공업 등에 대해 ‘다방’ 상표권을 먼저 확보했다.

[그림 1] 직방측이 등록한 다방 상표 vs 다방측이 출원 또는 등록한 다방 상표

<자료=한태근 변리사> ©중기이코노미

그래서 [그림 2]와 같이 직방측은 다방측(정확한 상호명은 ‘주식회사 스테이션’이나 편의상 다방측으로 표현한다)에 대해 ‘다방’ 상표권의 침해금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최종심까지 법원은 모두 직방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그림 2] 직방측이 다방측을 상대로 제기한 다방 상표권 침해금지가처분 소송

<자료=한태근 변리사> ©중기이코노미

한편 다방측은 [그림 3]과 같이 직방측이 등록한 ‘다방’ 상표에 대해서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제기했으나, 특허심판원은 직방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직방측에서 ‘다방’ 상표를 등록할 시점에 다방측의 ‘다방’이 특정인의 상표로 인지될 정도로 알려져 있지 않았으며, 또한 직방측의 상표출원에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림 3] 직방측 등록상표 ‘상표’에 대해 다방측이 제기한 상표등록무효심판(2016.12.28.기준)

<자료=한태근 변리사> ©중기이코노미

그러자 다방측은 지난 2016년 10월 특허법원에 특허심판원의 심결이 잘못됐음을 이유로 특허심판원의 심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여기까지가 지난 2016년 12월까지의 진행과정이었다.

그 이후 이 사건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최근 2017년 2월 및 2017년 4월에 이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먼저 2017년 2월에, 특허법원은 특허심판원의 판단과 달리 다방측의 손을 들어주었다. 즉, 직방측이 등록한 ‘다방’의 상표권에 등록무효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아무래도 직방측의 ‘다방’ 상표출원에 부정한 목적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직방측은 특허법원의 판결에 불복, 2017년 3월10일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으나, 이후 2017년 4월3일 상고를 취하했다. 이 분쟁과정을 요약하면, [그림4]와 같다.

[그림 4] 직방측 등록상표 ‘상표’에 대해 다방측이 제기한 상표등록무효심판(2017.04.03.기준)

<자료=한태근 변리사> ©중기이코노미

직방측이 상고를 취하함에 따라 특허법원의 판결은 확정됐으며, 그에 따라 최종적으로 직방측이 09류에 등록한 ‘다방’ 상표의 등록은 무효로 될 것이다. 이로써 거의 2년간 끌어온 직방측과 다방측의 분쟁은 일단락됐다. 여기서 ‘일단락’이라고 한 것은, 아직 직방측에서 등록한 36류 ‘다방’ 상표권이 유효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36류에 등록된 ‘다방’ 상표에 대해서도 다방측이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제기한 상태이고, 직방측은 이에 대해서 대응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진행돼온 분쟁과정에 비춰 볼 때, 36류 심판에서 이전 결과와 다르게 결과가 나올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두 업체의 상표권 분쟁에 대해 업계 1, 2위 간의 소모적인 싸움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부동산 중개 앱 시장이 아직 완전하게 자리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업계 1, 2위 간의 명칭 싸움은 소송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만 들어가고, 자칫 본업에는 충실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소모적인 싸움’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지난 2~3년간 사용해온 명칭을 사용하지 못한다면, 그 동안 명칭을 알리는데 쏟아온 막대한 광고비가 물거품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그렇게 막대한 돈과 시간을 들여서 쌓아온 성(城)-브랜드 인지도-을 버리고 또 다시 새로운 성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성을 쌓을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이미 성을 쌓고 또 다른 곳을 점령하기 위해서 진출하는 경쟁자에게 뒤처질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한 회사엔 어쩌면 회사의 사활이 걸렸던 문제였지 소모적인 싸움은 아니었다고 생각된다.

한편으론 직방측에서 보면, 이 싸움을 바둑에 비유하자면 꽃놀이패의 싸움일 수도 있다. 사실 직방측에서 보면, 본건 싸움은 져도 그만, 이기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그런 형국이었다고 볼 수 있다. 비록 소송에 비용이 들어가기는 하겠으나, 소송을 통해서 경쟁사로 하여금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게끔 신경을 쓰이게 했다면, 이 또한 회사 전략상 훌륭한 전략이 될 듯 싶다. 반대로 다방측에서 보면, 직방측과 다르게 이 싸움을 받아들일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결국 똑같은 싸움이었지만, 한 회사는 즐기면서(?), 한 회사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싸움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무엇이 이 회사들을 이렇게 차이가 나게 했을까? 단지 처음 상표출원을 했을 때, 얼마나 잘 했느냐의 차이 밖에 없다. 사실 ‘다방’ 명칭에 대한 상표출원은 다방측이 직방측보다 빨랐다. 즉, 다방측은 2014년 2월7일 출원한 반면, 직방측은 2014년 5월29일 출원하였는바, 다방측의 상표출원이 직방측의 상표출원보다 빨랐다. 다만 상표출원을 빨리 했으나, 출원을 완벽하고 정확하게 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었다. 이 사소한 문제점 때문에 2년간 분쟁이 벌어졌고, 어쩌면 회사의 사활을 걸어야 하는 분수령이 될 수도 있었다.

법원에 의해서 보호를 받기는 했으나, 처음 제대로 했으면 싸움을 시작할 필요도 없었으며,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었다. 그냥 사소하게 생각했던 이러한 상표출원 하나가 나중에 어떤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좀더 신경을 쓰고, 비용을 줄이기 보다는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정확하고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강한국제특허법률사무소 한태근 파트너 변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