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일자리 추경 반대…국민약속 버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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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야당, 일자리 추경 반대…국민약속 버리라는 것 대통령의 제1공약…‘협치’란 미명하에 기득권에 굴복해선 안된다

기사입력2017-06-01 16:5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문재인 대통령의 제1호 공약을 완성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떼놓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는 하반기에 공무원 1만2000명 채용을 포함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11조원 규모의 추경 예산안을 편성, 6월 임시국회에 올리기로 했다. 정부는 추경예산을 조기 집행해 얼어붙은 고용시장에 마중물을 제공하고, 내수활성화와 서민생활 안정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첫 발을 내 딛었지만 앞길이 순탄하지 않다. 당장 ‘일자리 추경’이 ‘재난·재해, 남북관계 등 중대한 변화’ 등의 추경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추경 자체를 반대하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벽을 넘어야 한다. 또 본 예산이 아닌 추경을 통해 공무원의 숫자를 늘리는 것에 반대하는 국민의당도 설득해야 한다. 이른바 ‘협치’가 필요한 시점이지만, 최근 이낙연 국무총리 국회 인준을 이유로 자유한국당이 협치파기를 선언한 것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단정할 순 없지만 향후 문재인 정부 내내 지금과 유사한 정치지형이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추경정국’을 가장 빠른 시간내에, 얼마만큼 슬기롭게 풀어갈 수 있는가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여부를 가르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일자리 추경에 반대하는 야당에 대해 정연한 논리와 현실적인 근거를 갖고 설득해야 한다. 야당과의 협상 결과 합리적 수준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게 직접 의사를 물어볼 수밖에 없다.<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그럼에도 분명히 해야할 것은 협치란 미명하에 기득권에 굴복하거나, 원칙을 포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공부문에서 양질의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고 국민들에게 약속했고, 국민들은 그 공약을 믿었기에 정치인 문재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했다.

정공법외에는 없다. 일자리 추경에 반대하는 야당에 대해 정연한 논리와 현실적인 근거를 갖고 설득해야 한다. 야당과의 협상 결과 합리적 수준에서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국민들에게 직접 의사를 물어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의 정치협상 대상을 반드시 국회의사당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다. 문재인 정부 탄생과정에서 국회의 역할은 지극히 제한적이었거나, 숱한 국회의원들은 헌법질서에 반하는 행태까지 서슴지 않았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와 실천에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면, 국민의 힘을 빌릴 수 밖에 없다.

추경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의 문제제기는 사실 공허한 주장이다. 관행화된 추경 자체가 문제이긴 하지만, 두 당 또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2014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추경을 집행했지만, ‘재난·재해, 남북관계 등 중대한 변화’ 요건을 미비한 추경이었다. 두 당은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식의 정쟁거리를 만든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일자리 추경은 문재인 정부의 제1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것이란 점에 주목, 형식보다 실질적인 내용을 봐야 할 것이다.

추경을 통해 경직적 예산, 즉 공무원의 인건비를 늘리는 것에 반대한다는 국민의당 주장 또한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가 예산회기 중간에 출범했기 때문에 추경을 통해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국민의당 논리에 따르면 대통령이 한 국민과의 약속을 6개월 이상 기다렸다가, 내년부터 이행해야 한다. 또 이번 추경을 통해 증가하는 공무원은 국가직과 지방직 각각 6000명씩 1만2000명 수준인데, 그 일자리는 부사관 및 군무원, 경찰관, 소방관, 교사 등으로 증원의 필요성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한 직종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할 것이 아니라면, 국민의당은 늘어나는 직종과 일자리 숫자에 대한 꼼꼼한 점검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정당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