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해제품목 보호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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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해제품목 보호방안 마련 골목상권 붕괴 방치할 수 없어…도시계획단계부터 복합쇼핑몰 제한

기사입력2017-06-07 11:0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재인 대통령은 적합업종 보호 특별법 등을 제정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낙연 신임 국무총리는 지난달 25일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회에서 “대기업 젊은 총수들이 최근 몇 년 동안 한 일이 머릿속에 별로 떠오르지 않는데, 굳이 떠오른다면 골목상권 침범이 먼저 떠오른다. 이러지 않게 좀 더 넓은 세상,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고 골목으로 너무 많이 들어오지 말기를 바란다”며 “그렇게 되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골목상권 보호를 언급한 ‘재벌개혁 전도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보고서 채택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중소기업·소상공인의 기대가 높다.

적합업종 지정은 생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대기업과 경쟁해 살아남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6월 실시한 적합업종 관련 중소기업 업계 의견조사에서, 응답자의 87%는 ‘적합업종 제도가 경영환경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효과가 있는 이유로는 91.5%가 ‘대기업이 해당 업종 진출을 자제함으로써 업종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꼽았다.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 우선 도입=새 정부는 우선 소상공인의 전통적인 사업영역을 보호하기 위해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제’를 도입한다. 현행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범위를 세분화해, 피해규모가 큰 소규모 업종부터 법제화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생계형업종 적용범위를 정하는데 그 기준이 모호하고, 모든 사업에 대기업이 진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결과가 될 것이란 일부 주장도 있다.

이에대해 지난 1월 생계형 소상공인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중기이코노미 취재과정에서 “생계형업종의 범위는 소상공인이 주로 영위하고 있던 분야인 음식료·제과·도소매 등이다. 대자본이나 고도한 기술 대신 단순노무 투입이 많고, 부가가치 창출이 낮아 소규모 사업체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으면서 진입장벽이 낮은 분야”라고 정의했다. 이 의원은 “현재 중기중앙회에서 전 업종에 대해 세분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저마진·단순성·고용흡수력·진입장벽·가족기업·과밀화 등을 기준으로 복합적으로 판단해 지정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적합업종 해제품목에 대한 보호 방안 마련=올해부터 해제되는 적합업종 지정 품목 보호도 시급하다.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 업무 운영지침에 따르면, 적합업종 지정기간은 3년이고 3년을 추가해 최장 6년이다. 이 기간만료에 따라 떡국떡(8월), 순대·골판지상자·순대(9월), 김치·두부(11월), 단무지·도시락(12월) 등 74개 적합업종 가운데 49개 품목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적합업종에서 제외된다.

이들 49개 업종에 종사하는 중소기업은 별다른 조치가 없으면 대기업에 시장을 넘겨주고 경영난에 빠져 장기적으로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경기침체 등으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사업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후속대책 없이 적합업종 지정이 해제되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몰락은 가속화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적합업종 해제품목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적합업종 보호방안으로 거론되는 것이 보호기간 조정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은 중소기업의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기에 적합한 분야이기 때문에, 시장환경 변화에 따라 해당업종이 중소기업의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기에 부적합한 분야로 변화하지 않는 이상, 해당업종을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계속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적합업종 지정과 해제 절차를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도시계획단계부터 복합쇼핑몰 입지 제한한다=이와함께 문 대통령은 복합쇼핑몰에 대한 입지제한과 영업시간 제한도 약속했다. 도시계획단계부터 복합쇼핑몰의 입지를 제한하고 대형마트와 같은 수준의 영업제한을 두는 한편, 의무휴무일도 지정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을 보면, 대규모점포를 개설하거나 전통상업보존구역에 준대규모점포를 개설하려는 자는 영업을 시작하기 전에 상권영향평가서와 지역협력계획서를 첨부해 특별자치시장·시장·군수·구청장에게 등록해야 한다. 그러나 대규모점포 등을 개설·변경하려는 자가 상권영향평가서 작성의 주체로 참여하고 있어 상권영향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또 제출받은 상권영향평가서를 기초자치단체장이 검토하는 경우도 있어 기초자치단체를 넘어 광역단위 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데 한계도 있다.

지역경제,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재벌복합쇼핑몰 출점규제를 위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여러 의원들에 의해 발의됐지만, 국회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업계에서는 미국·프랑스·독일 등 외국 사례를 들며, 국토의 효율적인 발전과 유통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복합쇼핑몰의 출점을 도시계획단계에서부터 엄격하게 심사하는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상권영향평가·환경영향평가·교통영향평가 등을 반드시 사전에 검토하고 1만㎡ 이상 되는 복합쇼핑몰의 출점이 가능한 토지용도구역을 법령에 명시하는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상권영향평가시 대규모점포의 영향범위가 ‘전통상업보존구역’을 벗어나는 경우, 피해 범위내 상점가와 업종별 지역상인협동조합 등 다양한 중소상인들이 참여해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실질적인 상권영향평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