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본사 예상매출액, 그대로 믿었다간 ‘곤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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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가맹본사 예상매출액, 그대로 믿었다간 ‘곤란’ 상권분석·사전조사 직접 해야 안전…가맹점주 알아야 할 필수사항

기사입력2017-06-09 19:3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법무법인 혜’의 조은혜 변호사는 “예비창업자들은 상담과정에서 본사의 홍보만 듣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투자를 해 사업을 시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맹본부의 불공정한거래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가맹사업법을 숙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가맹사업 희망자 A는 한달에 6000만원~1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커피전문 가맹본사 B의 설명을 듣고 가맹계약을 체결했다. A는 내부인테리어 비용 등 6억5000만원을 들여 가맹점 문을 열었지만, 개업 후 6개월간 매출액은 월평균 3600만원에 불과했고, A는 매달 1000만원씩 손해를 봤다. 이에 A가 B에게 가맹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B는 가맹본부가 해당 점포를 2년간 위탁받아 운영해 보겠다고 제안해 위탁경영을 시작했다. 위탁경영에도 매출액은 월평균 3700만원에 불과했고, A는 매월 800만원의 손실이 났다.

결국 A는 B를 상대로 폐점때까지의 영업손실액과 인테리어 공사비 등 총 11억61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가 제공한 예상매출액 정보가 객관적으로 합리성을 갖추지 못했으며, 이러한 정보제공 행위가 허위·과장정보 제공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 B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A 역시 독립적 사업자로서 입지조건과 영업전망 등 스스로 사전조사를 게을리 한 점과 가맹계약 체결 전후로 커피전문점시장의 경쟁이 심화된 점을 감안해 B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창업상담을 하면서 이처럼 가맹본사가 홍보하는 예상매출액을 그대로 믿고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기대만큼 매출액이 나오지 않아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의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본사가 제공하는 예상매출액만 믿는 것은 위험하다. 스스로 상권분석 등 충분한 사전조사를 실시한 후 사업을 개시해야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불공정거래 피해자 되지 않기 위해 가맹사업법 숙지를”

‘법무법인 혜’의 조은혜 변호사는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진흥공단이 후원하는 ‘제15회 서울 프랜차이즈 박람회’의 부대행사로 9일 열린 ‘가맹사업 불공정거래 피해예방 세미나’에서 “예비창업자들은 상담과정에서 본사의 홍보만 듣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투자해 사업을 시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내 자본을 투자한 내 가게지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고 본사의 의사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불공정거래의 피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가맹사업법을 숙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가맹계약서 작성시 본사 측은 전국의 모든 업주가 똑같은 계약서를 쓴다며 계약서를 바꿀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 계약서는 상호간의 협의와 조정이 가능하고 본사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가맹계약서를 사전에 받아보고 불합리한 점이 있으면,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계약체결 전 가맹점사업자가 알아야 할 필수사항

한편 이날 박람회 현장에서 가맹점 불공정거래 상담을 진행한 경기도 불공정거래상담센터 박세정 가맹거래사는 계약체결 전 가맹점사업자가 알아야 할 필수사항으로 ▲가맹사업법 적용받는 가맹사업인지 여부 ▲정보공개서 등의 제공 ▲허위·과장정보 또는 기만적인 정보제공의 금지 ▲가맹금 예치 ▲가맹계약서 사전제공 등을 꼽았다.

◇가맹사업법 적용받는 가맹사업인지 여부=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는 등 가맹점주가 독립적인 지위를 가질 수 있어야 하고, 가맹본부가 제공하는 동일 영업표지를 사용하며 계속적인 계약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에 가맹금을 지급하고, 가맹본부는 영업활동 등의 지원·교육·통제를 해야 한다. 단, 가맹점주가 가맹금 최초지급일로부터 6개월 기간 동안 지급한 가맹금 총액이 100만원을 초과하지 않을 경우 또는 가맹본부의 연간 매출액이 50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가맹사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정보공개서 등의 제공=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모집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해야 한다. 가맹본부는 가맹희망자에게 정보공개서와 함께 장래 점포예정지로부터 가장 인접한 가맹점 10곳의 상호, 소재지, 전화번호를 명시한 ‘인근가맹점 현황문서’를 제공해야 한다. 정보공개서와 인근가맹점 현황문서는 가맹계약 체결 또는 가맹금 수령 14일전 이전에 제공해야 한다. 다만 가맹희망자가 정보공개서와 인근가맹점 현황문서에 대해 변호사, 가맹거래사 등의 자문을 받은 경우에는 가맹계약 체결 또는 가맹금 수령 7일전에도 제공할 수 있다. 가맹본부가 예상매출액을 제시하는 경우는 ‘서면’으로 해야 한다. 특히 중소기업법상 중소기업이 아니거나 가맹점 수가 100개 이상인 경우에는 예상매출액 산정서를 의무적으로 제공해야 한다.

◇허위·과장정보 또는 기만적인 정보제공의 금지=가맹사업법은 가맹본부가 허위·과장정보 또는 기만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허위·과장정보는 ▲객관적인 근거없이 가맹희망자의 예상수익상황을 과장해 제공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가맹본부가 최저수익을 보장하는 것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가맹희망자 점포예정지 상권분석 등과 관련해 사실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가맹본부가 취득하지 않은 지식재산권을 취득한 것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기만적인 정보제공의 유형은 ▲중요사항을 적지 않은 정보공개서를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하는 행위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에게 지원하는 금전, 상품 또는 용역 등이 일정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지원됨에도 불구하고, 해당요건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모든 경우에 지원되는 것처럼 정보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가맹금 예치=가맹본부는 최초가맹금과 계약이행보증금을 은행, 체신관서, 보험회사 등 법에서 정한 예치기관에 예치했다가 계약체결 후 2개월이 경과하거나 가맹점이 영업을 개시한 경우에 비로소 수령할 수 있다. 만약 가맹본부가 가맹금을 예치하지 않고 직접 수령하고자 한다면 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가맹계약서 사전제공=가맹본부는 ‘계약 체결일 또는 가맹금 수령’ 하루 전날까지는 가맹계약서를 가맹점희망자에게 제공해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