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양극화 해법은 “포괄적 소득세·부유세 도입”

프린트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소득양극화 해법은 “포괄적 소득세·부유세 도입” 돈이 돈을 부르는 구조 고착화…“현 종합부동산세는 최상위층 특혜”

기사입력2017-06-12 18:25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국민소득성장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최저임금 인상만이 아닌, 소득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세제개편이 우선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진순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답답한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다’ 세미나에서 “자본수익률이 상승하면서 최상층으로 소득 및 부가 집중됐다”며 소득양극화의 주범으로 자본수익률 증가를 지목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자본수익률은 2005년 10%를 돌파해 선진국중 불평등 정도가 중간인 프랑스와 일본 수준을 넘어섰으며, 2012년 12.4%로 불평등 수치가 가장 높은 미국(20%)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의 자본수익률은 경제성장률을 늘 10%p 가량 상회하고 있다. 돈이 돈을 부르는 구조가 고착화 돼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순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사진 오른쪽)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답답한 한국 경제, 돌파구를 찾다’ 세미나에서 “포괄적 소득세로 세제를 개편해 소득 양극화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 교수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국민총소득에서 기업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17%에서 2014년 25.1%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소득은 70.1%에서 60.4%로 하락했다. 기업들이 돈은 벌면서 투자는 하지 않았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사내유보금을 쌓아갔다. 이에 박근혜정부에서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도입해 근로자에 대한 임금인상, 투자, 주주배당 등에 사내유보금을 사용하도록 독려했지만 실패했다. 12일 재벌닷컴이 자산 상위 30대그룹 소속 178개 상장사의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상장사의 유보금은 3월말 기준 691조5000억원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2012년말 515조4000억원보다 176조1000억원 늘었다.

이 교수는 “(사내유보금을) 임금상승과 투자에 사용하기 보다는 배당에 집중했고, 그 이득은 재벌총수와 외국인투자자들이 가져갔다”며 “재벌총수들은 사내유보금으로 얻은 배당액을 분리과세해 25%만 적용받고, 정부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원청징수 세율을 9%로 낮춰줬다. 초과내부유보세(기업소득환류세)는 대표적인 부자감세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교수에 따르면 전체 부의 축적에서 상속 비중은 1980년대에서 1990년대 27%에서 2000년대 42%로 급증했으며, 2015년 기준 최상위 1%가 국민총소득에서 14%를 차지하고 있다. 이 교수는 “흙수저, 금수저론이 허구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늦게 깨달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소득양극화 해소방안으로 첫째 “소득세 최고세율을 인상하고, 포괄적 소득세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당소득·주식양도차익·부동산 임대소득에 대해 제대로 과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최상위 0.1% 계층에 대해서는 50%의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하자고도 했다.

이 교수는 두 번째로 종합부동산세를 부유세로 확대 개편하자고 했다. 중산층의 자산은 주로 부동산, 최상위층은 주식인데 현행 종합부동산세는 최상위층에 면세특혜를 주는 불공평한 부유세라는 것이다. 과세 형평성을 고려해 과세대상에 금융자산까지 포괄해 순자산세(부유세)로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최상층 0.5%에게 1%, 0.1%에게 2%의 부유세를 부과할 경우, 세수가 연 30조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