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 ‘블랙리스트’로 인한 피해 44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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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박근혜정부 ‘블랙리스트’로 인한 피해 444건 감사원, 특정 인물·단체·도서 지원배제 확인…미르·K스포츠는 지원

기사입력2017-06-13 17:43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감사원은 박근혜정부의 ‘블랙리스트’가 실제로 행해졌음을 입증하는 자료를 13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12월 국회의 요청에 따라 올해 1월9일부터 3월10일까지 문화체육관광부 기관운영감사를 실시했고, 문체부가 청와대 지시에 따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예위)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등 총 10개기관에서 특정 인물이나 단체 그리고 도서를 지원배제하도록 지시했다고 이날 밝혔다.

감사원 발표에 따르면 총 444건의 블랙리스트 피해사례가 적발됐다. 분야별로는 예술분야 417건, 영화 5건, 출판 22건이다.

감사원은 박근혜정부의 ‘블랙리스트’로 인해 모두 444건의 피해사례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최순실 사태 국조특위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는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사진=뉴시스>

문예위는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공연예술발표공간 지원사업 심의에 참석한 친정부 성향 심사위원들과 접촉해 지원배제 명단을 공유했다. 심사위원들은 배제대상자가 지원후보로 거론될 경우, 사업계획서 부실 등을 이유로 부적격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364개 특정 단체와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했다.

이에 앞서 문체부는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실로부터 2014년 3월에 작성된 2014년도 문예위 분야별 책임심의위원 후보자 105명중 특정인물 19명을 배제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문체부는 같은 달 문예위에 두차례에 걸쳐 유선으로 19명을 분야별 책임심의위원에 선정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또 문체부는 2014년 4월23일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실로부터 예술영화전용 상영관을 지원대상에서 배제하라는 연락을 받고 영진위에 통보했다. 영진위는 이에 따라 같은 달 21일까지 진행된 예비심사 결과를 철회한 후 배점사항을 조정해, 이미 지원대상에 포함된 해당 영화관을 배제했다. 영진위는 문체부의 통보에 따라 총 5곳을 배제했고,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원금도 전년대비 50% 수준으로 삭감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은 2014년에서 2015년 사이 우수도서 선정 및 공공도서관 배포 사업을 하면서,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도서가 최종심사에서 선정되지 않도록 사업을 진행해 22종의 도서를 공공구매사업에서 배제하도록 했다. 이때 문체부는 최종심사 대상목록을 문화체육비서관실로 송부한 후 지원배제 목록을 출판진흥원에 통보했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문체부가 문화체육비서관실 지시내용을 관리하기 위해 2014년 6월경부터 ‘건전 콘텐츠 활성화 TF’를 2015년 상반기까지 운영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감사원 자료에는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 문체부가 2015년 10월과 2016년 1월 대통령 비서실로부터 재단설립 협조요청을 받았다는 사실도 포함돼 있다. 문체부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재단설립 신청을 하자, ‘설립대표자의 재산 미출연’, ‘정관에 날인된 인영과 인감증명서 불일치’ 등 법정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허가를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