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하천보수원’ 업무가 ‘자전거길’ 풀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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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4대강 하천보수원’ 업무가 ‘자전거길’ 풀베기? 노조 “부수적 업무만 지시, 침수피해” vs 사무소 답변거부 “사실무근”

기사입력2017-06-27 18:14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4대강’ 하천관리를 담당하는 하천보수원들이 ‘자전거길’ 풀베기 등 부수적인 일에 치중, 배수문 관리 등 본연의 업무인 하천 유지·보수업무가 소홀해지고 이로인해 막을 수 있는 침수피해도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천보수원의 업무는 국토교통부의 지방국토관리청 국토관리사무소가 관리하고 있다.

“하천보수원 주 업무인 하천 유지·보수는 뒤로 밀렸다”

하천보수원의 수행업무는 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계약서를 보면 ‘을(하천보수원)은 국토교통부 ○○지방국토관리청 소속 국토관리사무소에서 하천의 유지·보수업무를 담당’한다고 돼 있다. 구체적인 업무내용은 운영규정이나 근로계약서에 있지 않으며, 전국하천관리직 노동조합이 중기이코노미에 제공한 ‘하천유지·보수 개요’ 업무상황판을 참조해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하천보수·유지 업무는 ▲중점 확인사항 ▲일상관리 ▲시설점검 등 크게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중점 확인사항은 하천시설의 결합 및 파손상태, 하천 및 점용시설의 유지상태, 홍수소통과 관련된 지장물 현황, 하천공사 추진현황, 하천의 불법점용 및 하천 안에서의 금지행위 등이다.

4대강 하천 배수문이 일상적으로 관리될 때 모습(위)과 하천 유지·보수업무가 소홀해진 후 이물질이 쌓여 배수문을 막고 있는 모습(아래)<사진=전국하천관리직노동조합>

일상관리는 제방의 예초작업 및 지장물 제거, 하천시설의 도색, 윤활제 주유, 생태습지, 생물서식지 등 자연생태공간의 유지, 하천구역 내에 조성된 수목, 잔디 등의 생육관리, 그밖의 체육시설, 편의시설, 안전시설 등의 관리 업무다.

또 시설점검은 장마철을 중심으로 설정돼 있다. 1월에서 5월 사이 연 1회 홍수위험지역 및 치수시설 점검, 6월에서 9월의 홍수기 중에는 긴급손상 발견 시 관리주체 또는 유관기관의 요청시 점검하도록 한다. 10월에서 12월 사이에는 연 1회 하천시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며, 연중 수시로 시설에 이상 및 결함이 발견된 경우 해당 하천시설을 점검하도록 했다.

그러나 노조의 한 관계자는 “중점 확인사항 업무가 점점 뒤로 밀리고, 현재는 자전거길예초, 제방잡목·수목제거, 녹조보고, 준설선 기름유출 등이 주업무로 변질돼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하천보수원의 업무는 시기에 관계없이 정해진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주로 ▲자전거길과 주변 예초·청소 ▲제방법면 청소작업 ▲하천 청소 등의 업무를 거의 매일 하고 있다. 여기에 하천 구간별로 준설선 순찰은 주 1회에서 2회, 시선유도봉 보수작업은 주 1회에서 2~3회, 테크구간 보수작업은 주 1회, 인구 밀집지역 또는 도심에 인접한 친수지구 이용조사는 월 1회 정도 시행했다. 그러나 정작 배수문 작동여부 점검은 4월에 한차례만 시행됐다.

장마철 특히 하천보수 중요한데 업무 그대로 “침수 피해입어”

배수문 관리 등 하천보수원의 본연의 업무인 하천 유지·보수업무가 소홀해지면서 배수문 앞에 토사가 쌓이게 되자 하천보수원들이 이를 치우고 있다.<사진=전국하천관리직노동조합>

특히 하천보수업무는 비가 온 다음날 중요하다. 홍수기를 따로 업무사항에 적시했을 정도로 장마철은 유독 관리에 힘써야 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장마철은 6월18일에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 시작돼, 6월24일 전국으로 확대됐다. 이후 제주도와 남부지방은 7월16일, 중부지방은 같은 달 30일에 끝났다. 하지만 지난해 6월18일에서 7월16일 한달 동안 국토관리사무소의 업무지시 사항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고 한다.

이로인해 침수피해도 광범위하게 발생했다는 게 노조측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 순창군 적성면 내월 제3호 구역 하천배수문이 고장으로 작동을 하지 않아 1만평 이상 농경지가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또 순창군 풍산면 대가1호 배수문도 비상대기 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3만평 이상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남원시에서는 대강면 방동1호 배수문과 금지면 귀석1호 배수문이 막혀 각각 2만평과 5만평 이상의 농경지가 침수됐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해당 침수피해는 호우 전, 호우 중 점검하거나 비상대기를 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이었다”며 “배수문 부유물제거, 배수문 작동점검 등은 호우시 꼭 필요한 현장 하천보수원의 주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하천보수원의 업무는 5년전 업무를 시작할 때만 해도, 제방시설이나 배수문 관리 등 하천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았다”며 “최근 2년 전부터 하천이 아닌 자전거길을 중심으로 업무가 이뤄지고, 행사가 있으면 행사용 도구를 배치하거나 행사 전 예초작업을 하는 등 본연의 업무를 벗어난 것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사무소, “사실과 다르다” “침수피해, 담당자 없어 답변 할수 없어”

이와관련 대전지방청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또 남원사무소 한 관계자는 “배수문은 구역에 따라 조를 편성해 매일 순찰을 하면서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며 “예초작업은 현재 한창 풀이 자랄 시기라 자주 편성하고 있지만, 시기에 따라 작업내용을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침수발생 여부와 올해 장마철 대비 작업편성 내용에 대해서는 담당자가 출장으로 자리를 비워 정확한 답변을 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하천관리사무소 전반적으로 하천보수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노조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진영사무소에도 연락을 취했지만 진영사무소는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