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비밀주의’ 없애자…기업임금분포공시제

프린트

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연봉 비밀주의’ 없애자…기업임금분포공시제 대·中企, 임원·직원, 실질 임금격차 확인…경총은 “위화감 조성” 반대입장

기사입력2017-06-30 13:24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소기업의 고질적인 어려움 중 하나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는 것이고, 인력난의 가장 큰 원인중 하나는 대기업과의 임금격차다. 지난 3월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의 임금총액은 1997년 77.3%에서 지난해 62.9%로, 양자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근로자 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것을 포함해 중소기업의 지불여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적인 지원책을 공약으로 내놓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픽=김성화 기자> ©중기이코노미

◇‘2+1’ 고용지원제도=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고, 대·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축소하기 위해 문 대통령은 ‘추가고용 지원제도’ 신설을 약속했다. 중소기업이 청년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2명 채용하는 경우, 세번째 채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연간 2000만원 한도내에서 3년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불여력을 키워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인상을 유도하겠다는 구상인데, 정부지원을 통해 생긴 여유를 임금인상이 아닌 다른 곳에 사용한다면 본래 취지에서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 구체적인 시행과정에서 보완장치가 필요한 대목이다.

시장임금이 2000만원을 넘는다는 것을 이유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올해 2월 국내 522개사(대기업 207개사, 공기업 12개사, 외국계 기업 13개사, 중소기업 290개사)를 대상으로 4년제 대졸 정규직 신입 초임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은 3855만원, 중소기업은 2523만원이다(기본상여금은 포함, 인센티브 제외).

이에대해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정부지원에 한도가 있는 것은 일반적이며, ‘금액이 얼마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지엽적”이라며 “그보다는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는 중소기업은 정부가 지원하겠다는 시그널을 보내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임금분포 공시제=관행적인 ‘연봉 비밀주의’ 때문에 같은 기업에서 같은 업무를 해도 상세한 임금내역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기업임금분포공시제도는 기업이 임금분포 기본 내역을 작성해 정부에 알리고, 고용노동부가 이를 공시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근로자의 임금결정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공시된 정보를 통해 대·중소기업간, 또는 임원과 직원간 격차를 확인하고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반대입장도 만만치 않다. 경총은 지난해 4월 ‘20대 총선 주요 공약에 대한 경영계 입장’에서 “임금분포공시제는 경영활동 제약, 노사갈등 심화, 사회적 위화감 증폭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와관련 노민선 연구위원은 “임금분포공시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입장에 따라 장단점이 존재한다”며 “근로자에 대한 충실한 정보제공이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제도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력이익배분제=협력이익배분제는 대기업과 협력기업이 공동으로 추진한 협력사업에서 발생한 결과물을 사전약정한 바에 따라 공유하는 계약모델이다. 특정사업이나 프로젝트 수행을 위한 프로젝트 계약형과, 대기업이 단일기업·다수기업·협력사 대표단체 등과 계약을 맺고 협력이익을 분배하는 협약형 두 가지 모델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협력이익배분제를 한국형 이익공유 동반성장 모델로 추진한다. 협력이익배분제를 도입한 기업에 대해 세제감면의 혜택을 준다.

◇기업이 노력하면 정부도 지원=성과공유제를 도입한 중소기업에서 근로자가 받는 경영성과급에 대해 정부가 세금과 사회보험료를 감면한다. 또 기업성장 후 주식 또는 이익의 일부를 근로자와 공유하도록 사전약정하는 미래성과공유제도 도입한다. 이와함께 정부는 소규모사업장과 저임금노동자에 대한 사회보험료 지원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