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서울 수박’ 수박 상표로 등록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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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최고 서울 수박’ 수박 상표로 등록할 수 있을까 보통명칭, 관용, 성질표시표장 안돼…공익 침해하지 않는 식별력 관건

기사입력2017-06-30 14:31

이가영 기자 (young@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스타트업 지식재산 레벨업 ⑫상표등록 관건 ‘식별력’

최근 스타트업의 지적재산권(지재권) 분쟁사례가 늘고 있다.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 유형이 다양해지고,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지 않고 보유특허로 수익을 내는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무차별적 소송제기도 빈번해진 것이다. 제조·생산기업에 비해 혁신기술과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지재권은 두 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중기이코노미는 스타트업이 알아둬야 할 지재권 활용전략을 취재, 소개한다.

출원한다고 모든 상표가 등록되는 것은 아니다. 법에 명시된 ‘등록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가능하다. 거절사유가 하나라도 있으면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제품·서비스 기획단계 또는 출시하기 전부터 고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지않으면 시간과 비용을 낭비할 수 있다. 예컨대 상표권에 문제가 생기면 소송과 같은 분쟁이 일어날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회사 상표를 변경할 수도 있다.

식별력 있어야 인정…보통명칭, 지리적명칭, 성(姓氏) 불가

상표는 다른 산업재산권과는 달리 반드시 새로울 필요는 없다. 타인이 사용하고 있는 상표라고 해도 그 상표가 등록되지 않았거나, 널리 알려진 상표가 아니라면 등록할 수 있다. 상표법상 상표로 등록할 수 있는 있는 것은 기호, 문자, 도형, 소리, 냄새, 입체적 형상, 홀로그램 동작 또는 색채 등이다. 그 구성이나 표현방식에 상관없이 상품의 출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표시라면 등록가능하다. 문자와 로고를 각각 별개의 상표로 출원해도 되고, 문자와 로고를 결합해 하나의 상표로 출원해도 된다. 다만, 타인의 상품과 자사의 상품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상품의 ‘보통명칭’은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 보통명칭이란 해당 상품을 거래하는 업자 또는 일반 수요자 사이에서 그 상품을 지칭하는 것으로서, 실제 인식하고 사용하는 일반적인 명칭을 말한다. 고유한 사물의 이름이라 생각하면 쉽다. 즉 자동차를 출시하면서 상표를 ‘자동차’로 등록 할 수 없고, 컴퓨터를 출시하면서 ‘컴퓨터’라는 상표를 등록할 수 없다.

보통명칭은 식별력이 없고, 어떤 상품을 지칭하는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된다.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해야 하는 것이므로 특정인에게 독점배타권을 인정하는 것은 공익에 반한다는 게 특허청의 해석이다. 더불어 처음에는 특정인의 상표였지만 대중화되면서 보통명칭화된 것도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 초코파이, 호치키스, 호두과자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관용상표’도 등록할 수 없다. 관용상표는 특정종류의 상품에 관해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상표를 말한다. 보통명칭은 거래자와 소비자가 상품의 일반명칭으로 인식해 사용되는 것이고, 관용표장은 동종업자가 인식·사용하는 것이다. 과자류를 ‘깡’, 청주를 ‘정종’으로 부르는 경우다. 보통명칭은 문자로만 구성되나, 관용표장은 문자 이외에 기호나 도형으로 구성될 수도 있다. 다만 다른 식별력이 있는 표장의 부가적 부분이거나, 식별력이 있는 표장에 흡수돼 있는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식별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등록이 가능하다.

상품의 성질을 직접적으로 기술하는 표장(성질표시표장)도 등록할 수 없다. 상품의 산지, 품질, 원재료 등은 상표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예를들어 사과 상품에서 ‘대구’, 굴비에서 ‘영광’의 경우와 같이, 상품의 생산지가 표시돼있어 상표요건에 어긋난다. ‘상(上)·중(中)·하(下)’, ‘최고’, ‘super’와 같이 품질을 나타낸 것도 상표 등록이 불가하다. 그 외에 수량(켤레, 미터), 생산방법(농산물에서 ‘자연농법’, 책상에서 ‘조립’), 상품사용시기(타이어에서 ‘전천후’, 의류의 ‘봄·여름·가을·겨울’)도 상표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지정상품과 관련해 상품의 성질로 직감되지 않거나 단순히 암시 또는 강조하는데 지나지 않은 경우 또는 성질표시표장에 다른 식별력 있는 요소가 결합돼 상표 전체로서도 식별력을 가지는 경우에는 상표로 인정된다.

타사의 상품과 구별하기 위해 ▲흔한 성(姓氏) 또는 명칭 ▲간단하고 흔한 표장(둘다 해당) ▲현저한 지리적 명칭, 그 약어 또는 지도 등도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

식별력 있어도 ‘공익’ ‘타인 이익’ 침해하면 안돼…“사전 검색 필수”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식별력이 있어도 공익상 또는 타인의 이익을 침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등록을 제한한다. ▲국기, 국장 등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 ▲국가 또는 저명한 고인 등과의 관계를 허위로 표시하거나 모욕하는 상표 ▲공공단체의 표장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 ▲공서양속에 반하는 상표 ▲상품 또는 그 포장의 기능을 나타내는 입체적 형상만으로 구성된 상표 ▲WTO 회원국의 포도주 등의 산지에 관한 지리적 표시로서 구성된 상표 ▲저명한 타인의 성명 또는 명칭을 포함하는 상표 ▲상표권 소멸 후 1년이 경과하지 않은 타인의 상표와 동일 유사한 상표 등이다.

또 출원을 하려는 상표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다른 사람이 먼저 출원·등록한 경우도 등록할 수 없다. 단, 상표는 유사하지만 전혀 다른 류의 상품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중복해 등록을 받을 수도 있다. 예를들어 잘 알려진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의 경우, 실제 소유자인 주식회사 카카오가 등록한 상표뿐만 아니라 커피·차·코코아류, 광고업, 음식물제조업 등 다른 분야에도 등록돼 있다.

영어와 한글이 섞인 상표의 경우, 개별신청과 혼합신청이 모두 가능하다. 가령 썸머summer라는 상표를 등록하려 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①썸머 ②summer ③썸머summer 세가지의 방법으로 등록할 수 있다. 단, 혼합신청(③)의 경우, 해당 상표만 보호받을 수 있다. 만약 경쟁사가 한글(①) 혹은 영어(②)만 쓴다면 제재할 수 없다. 따라서 혼합상표와 함께 한글, 외국어 상표를 각각 등록하는 게 가장 안전하다.

아이피즈 국제특허법률사무소 윤형근 변리사는 “특허청에서 운영하는 특허검색 사이트인 ‘키프리스’에서 해당상표를 검색해 유효한 상표권인지, 타사의 상표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며 “검색을 통해 존속기간이 끝나고 1년이 경과한 상표 가운데 괜찮은 것이 있다면, 이를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